머리식히기

세상을 밝게 하는 사람들

부산갈매기88 2011. 9. 5. 07:31

신문을 보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국회의원들의 권력싸움 이야기, 뇌물 이야기, 자신의 이기를 숨기고 독을 품고 쓰는 사설들,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의 지저분한 이야기... 등 세상을 어둡게 하는 이야기들이 소개되는 것을 봅니다. '혼수탐욕 의사 신랑에 이혼판결'이라는 기사는 대부분은 독자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것입니다. 결혼 전 교사인 신부는 중매인을 통해 예단비 1억원과 32평형 아파트, 중형승용차, 명품 코트 등을 혼수로 요구하는 신랑측에 예단비 1억원을 송금하고 신혼집으로 1억 2400만원 짜리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또 결혼비용과 예물값 등으로 4000만원을 추가 지출했고, 차량은 중형 대신 소형차량으로 마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부가 결혼 자금을 대기 위해 3,000만원을 빚진 사실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신랑과 시부모에게 알려지면서 이들의 결혼 신고도 하지 않고 신랑측이 "대출금을 갚을 때까지 신랑 월급을 시어머니가 관리하고, 생활비는 신부 월급으로 충당할 것, 신부 명의로 등기한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등기할 것, 결혼 전 약속한 중형승용차 대신 신랑의 근무처인 포항에 오피스텔을 장만할 것" 등을 요구했고 신랑측은 신부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돈도 없이 의사와 결혼하려 했느냐”“사기결혼 당했다" 며 결국 두 사람은 결혼식 일주일만에 별거에 들어갔고 몇 달 뒤 각각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이 재판에서 판사는“신랑측은 신부에게 위자료 5,000만원과 받아간 예단비 1억원 등 1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신부 승소판결을 했다고 합니다. 참 답답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어두운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을 밝게 하는 이야기도 많이 있습니다. 청각 장애 학우를 어린이 회장으로 뽑은 이야기가 기사를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예일 초등학교 전교생 1000여 명과 전교 어린이 회장인 6학년 조 태민 군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제대로 못 듣고 말도 심히 더듬는 2급 청각 장애를 가진 조군이 포스터도 없이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어린이가 되자.'는 3 분 짜리 연설로 당당하게 회장에 선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발소를 하면서 16년 동안 외길 봉사를 한 한 이발소 주인의 이야기도 세상을 밝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부산탕 이발소' 주인 이갑종(55)씨의 가훈(家訓)은 '건강'이라고 합니다.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 어려운 이웃에 머리를 깎아주는 것이고, 아프면 그걸 계속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발소가 쉬는 매주 수요일마다 양로원. 보육원이나 독거 노인. 소년소녀 가장의 집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머리를 깎아 주는 일을 쉬지 않고 16년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산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만 간신히 나왔지만,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이웃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행복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해외오지 봉사활동 위해 차량정비 배움에 구슬땀을 흘리는 전직 대학 학장의 이야기도 우리의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목원대에서 정년 퇴직을 한 정만식 교수(66세)는 해외 오지 봉사활동을 위해 1년 과정 직업 전문학교에서 자동차 정비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들과 깡통과 폐지 등을 수집해 마련한 돈을 주변 노인복지단체에 기부했던 그는 남은 여생을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 후진국을 찾아 경제적으로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겠다고 일념으로 구슬땀을 흘린다는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소년에게 선천성 구순구개열(언청이) 수술을 주선한 농부의 온정도 세상을 밝게 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경북 상주 외서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오정면(69)씨는 벌써 20년 가까이 해외 오지에서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주선해 주고 있는 아름다운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오씨가 이 같은 선행을 시작한 것은 1987년 필리핀에서 열린 도시농촌선교회(URM) 아시아 세미나에 참석했다 밀림 속에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을 접하고 난 뒤부터였다고 합니다. 그는 4,000평 남짓한 땅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어 힘에 부치지만 이후 매년 농한기인 12월께 유기농법을 전수하러 동남아시아에 갈 때마다 심장병, 얼굴성형 등 수술이 필요한 어린이를 하나 둘씩 데리고 와 이제까지 모두 14명에게 자비로 국내 전문병원에서 수술을 시켜주었다고 합니다.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서울대 수위 아저씨의 이야기도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서울대 후문에서 차량 안내 및 주차 관리를 하는 박대만(55)씨는 아침 출근길에 혼자 달렸는데 어느날 외국인 한 사람이 보조를 맞춰 달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미국 코넬대 언어학과 존 휘트만(51) 교수였다고 합니다. 낯선 한국 땅에 있는 동안 달리기 파트너가 되어 주길 바랬고 매일 아침 호흡을 같이 했다고 합니다. 마라톤을 좋아하는 그는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휘트먼 교수가 그것을 알고 자신이 모든 경비를 대고 그를 미국으로 초청했다고 합니다. 세상은 어두운 곳에서 촛불을 밝히는 참 좋은 사람들이 있어 살만합니다●

세상을 밝게하는 사람들/섬기는 언어/2004.4.25/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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