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비즈니스

WP(워싱턴포스트) "성공한 CEO가 성공한 대통령 되기는 힘들다"

부산갈매기88 2011. 11. 8. 11:56

성공적인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대통령이 되면 국가 경영도 성공적으로 잘할 수 있을까.

요즘
미국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에 도전한 허먼 케인 갓파더스(피자 체인) 전 CEO가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자 기업인의 리더십이 대통령이 돼서도 유효할 것인지가 관심거리다.

미 정치 전문 웹사이트 '제3의 길(Third Way)'은 5일 워싱턴포스트(WP)의 최근 보도를 인용해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허먼 케인 등 그간 대선에 도전했던 CEO들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망가뜨렸다. 탁월한 경영 기법과 금융 감각, 결정력을 갖춘 기업 리더만이 국가를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과 국가를 이끄는 리더십은 다르다고 본다. 정치 평론가 빌 슈나이더는 "기업의 CEO가 '선(善)한 독재자'라면 대통령은 혼돈의 민주주의를 이끌어나가는 리더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WP는합의(consensus), 소통(communication), 통제력(control) 등 '3c'를 기준으로 CEO와 대통령의 리더십을 구분했다. 우선 대통령과 CEO는 합의를 추구하는 환경이 다르다. CEO도 합의를 추구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기업 내부에서만이다. 게다가 이는 조직 내 상하 관계 속에서 이뤄진다. CEO는 자신의 의지대로 회사 조직을 재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야당은 물론, 당내 반대파와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때로는 미국의 친구이고 때로는 적이기도 한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들과도 합의를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과 CEO는 소통하는 방식도 다르다. 허먼 케인 같은 CEO는 광고를 통해 잠재적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만일 소비자들이 이를 수용치 않으면 광고나 상품을 바꾸면 된다. 하지만 대통령은 신문·방송은 물론, 블로그와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도 정기적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통제력에서도 차이가 난다. 기업의 CEO는 고용과 해고, 승진과 좌천, 보너스 지급과 박탈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부하 직원들을 통제할 수 있다. 이사회 말고는 CEO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도 거의 없다. 반면 대통령은 임명권과 같은 통제력을 갖고 있긴 해도 견제 세력이 많아 자유롭지 못하다. 의회와 감사원, 수많은 민간 감시 기구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본다. 때로는 의회나 사법부가 대통령이 어렵게 만들어놓은 정책을 무효화하기도 한다.

WP는 미디어 그룹 '포브스'의 스티브 포브스 CEO와 부동산 회사 '트럼프그룹'의 도널드 트럼프 CEO가 각각 2000년과 올해 공화당 경선에서 도중하차한 것은 CEO와 대통령의 리더십 차이를 인식한 결과라고 전했다.

캐슬린 홀 제이미슨 교수도 "CEO는 대중과 분리돼 있다"는 점이 정치인과 다르다고 지적했다고 펜실베이니아대 웹진 널리지 와튼이 지난해 전했다. 일반 소비자 상대 제품을 만드는 회사 CEO라도 정치인이 유권자를 상대하는 방식으로 대중과 접촉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