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변하지 않는 영원한 사랑

부산갈매기88 2009. 6. 5. 09:43

결혼기념일을 맞은 부부가 분위기 좋고 깔끔한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있었다. 온갖 꽃들로 장식되어 있는 창가의 테이블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촛불 두 개가 켜있었다. 한 눈에도 예약석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부부는 그 바로 옆 자리로 안내되어 앉게 되었다.

 

부부는 약간 부럽기도 하고 과연 어떤 사람들이 그 자리에 앉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부부는 포도주를 나눠 마시며 결혼기념을 축하했다. 그러나 음식을 다 먹고 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 예약석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부부는 레스토랑 주인을 불러 물었다. 예약이 취소된 자리라면 지금이라도 그곳에 앉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은 뜻밖의 슬픈 사연을 들려주었다.

 

“십 년 전 오늘이었죠.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바로 저 자리에서 축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저렇게 꽃과 촛불로 장식을 한 채 말이죠. 그 다음 해에도 역시 같은 날 부부는 저 자리를 예약하고는 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듬해 남편 되는 사람으로부터 수표가 든 편지가 날아왔죠. 부인이 그만 큰 병에 걸려 먼저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으며 자신은 슬픔을 견딜 수 없어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승무원이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념일에 참석할 수 없지만 죽은 부인을 위해 그때처럼 테이블을 꾸며달라는 부탁이었어요. 그분의 마음에 감동을 받은 저는 기꺼이 부탁대로 매년 저렇게 그들만의 테이블을 꾸며드리고 있답니다. 물론 남편 분께서는 매년 잊지 않고 편지와 함께 수표를 보내오고 계시지요.”

 

주인의 이야기를 들은 부부는 가슴이 뭉클했다. 그런데 더더욱 부부를 감동시킨 일이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가려는데 레스토랑 지배인이 슬쩍 들러준 말 때문이었다.

 

“사실 저 테이블을 장식하는데 드는 비용은 저희 사장님이 내신 겁니다. 그분의 아내에 대한 사랑에 감동을 받으신 사장님은 보내오는 수표와 그날 벌어들인 매상까지 합쳐서 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의 합동결혼식 기금으로 내놓고 계십니다. 그 덕분으로 지금까지 수십 쌍의 부부가 결혼식을 할 수가 있었죠.”

 

 

이가출판사 <참 행복한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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