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 만물박사

거짓말 탐지기는 어떻게 ‘거짓’을 가려낼까?

부산갈매기88 2011. 11. 29. 06:51

최근 원더걸스의 선예가 공식적으로 애인이 있음을 밝혀 ‘거짓말 탐지기’가 필요 없는 아이돌이 됐다. 열애설을 부인하는 연예인을 비롯해, 범죄 수사 등 살다 보면 언제나 상대방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 인지 불확실 할 때가 많다. 이 때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거짓말 탐지기는 어떤 원리를 가지고 거짓말 여부를 가려내는 것일까?

거짓말 탐지기의 기본 원리는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신체 변화를 통해 거짓을 가려낸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 돼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교감신경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고, 땀이 나게 된다. 피부에 흐르는 전기의 양도 변한다. 거짓말 탐지기는 이러한 생리적인 변화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용해 거짓을 판단한다.

하지만 거짓말 탐지기를 100% 믿을 수 없다. 과학수사연수소에서 사용하는 고기능 거짓말 탐지기의 경우도 정확도가 97%정도이다. 사람의 생리적인 변화를 보고 간접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는 것. 생리현상에 개인차가 있고, 거짓말 탐지기를 속이는 기술도 있으며, 기록결과를 해석하는 것도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범죄인의 경우 진실을 말할 때도 혀를 깨물어서 통증을 일으켜 일부러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기도 한다. 그러면 진실을 말해도 거짓을 말해도 둘 다 거짓으로 탐지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힘들다. 또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긴장하거나 죄책감을 느껴서 반응하는 사람까지 가려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거짓말 탐지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뇌파의 반응을 감지하는 ‘뇌지문 탐지기’, 비디오 영상으로 얼굴 근육, 동공모양 등의 변화를 감지하는 ‘신형 거짓말 탐지기’ 등이 개발되고 있다. 또한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방법도 차세대 거짓말탐지기로 촉망 받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과 거짓을 말하는 사람의 뇌 활성화 부위가 다른데, 이 차이로 영상을 얻는 방법이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윤재원 헬스조선 인턴기자
도움말= 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