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로 시집가는 것이 소원인 섬마을 아가씨가 있었다.
넓은 육지로 가서 인생을 멋있게 살고 싶어했다. 드디어 육지 청년과 선을 보기로 약속되었다. 잔뜩 기대하면서 화장에 열중하느라 배 떠나는 시각을 놓쳐버렸다. 총알같이 선착장에 도착했지만 배는 저만치 떠나고 있었다. 처녀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번에 선보면 어떤 총각인지 몰라도 꽉 물고 놓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고함을 쳤다.
“사공아! 배 세워라! 나 죽는다!”
대답이 없자 처녀는 물에 뛰어들었다.
“처녀 살려! 육지 신랑! 육지 신랑!”
금방이라도 숨넘어가는 듯했다. 사공은 할 수 없이 배를 돌려 처녀를 태웠다. 처녀는 물에 빠진 생쥐꼴로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시아버지 될 사람이 “그래, 너 같은 며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면서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