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겸손

부산갈매기88 2012. 3. 29. 08:02

고당 조만식 선생님이 일제 시대 평양 지방 산정현교회 수석장로로 시무하고 있을 때 고당은 제자인 주기철이라는 젊은 목사를 청빙하여 담임목사로 보필을 하였습니다. 주기철 목사는 고당이 교편생활 당시 사랑했던 제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저명한 민족지도자였던 고당은 늘 바쁜 몸이었고 게다가 방문객이 많아서 항상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였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예배 시간에 지각하는 예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 어느 날 또 예배 시간에 몇 분 늦어 헐레벌떡 예배당에 들어서는 고당을 향하여 주목사는 예배를 인도하다 말고 노기 띤 큰 목소리로 "조 장로님은 늦었으니 자리에 앉지 마시고 예배가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서 계시오." 호령이 추상같았다고 합니다. 이럴 때 보통사람 같았으면 그냥 나가든가, 의자에 앉아서 목사에게 욕을 하며 험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고당은 그 자리에 꼼짝 않고 화석처럼 한시간 반 동안을 경건하게 예배를 드렸다고 합니다. 예배 중이던 산정현 교회 수백명 교인들은 수석장로와 담임목사간의 알력으로 교회가 시험들 것을 염려하여 순간적으로 걱정이 태산같았다고 합니다.

 

나중에 주 목사께서 설교를 마치고는 "서 계시는 조 장로님, 기도해 주십시오" 하니 기도하시는데 "하나님, 나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 거룩한 주일에 하나님 만나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것을 더 중요시한 죄를 용서하옵소서..."라고 기도 드렸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교우들은 큰 감동을 받고 울음바다가 되었고 그 사건 이후 교인들은 고당의 고매한 인격에 감동하여 더욱 존경심에 불탔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겸손의 고지에 오른 고당의 높은 인격에 대한 유명한 실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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