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부모와 자식

부산갈매기88 2009. 7. 20. 10:04

평생 두 아들을 위해 열심히 농사에 매달려 온 농부가 있었다. 두 아들은 장성하여 도시로 나가 살게 되었지만 늙은 아버지는 아직도 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농사일이 힘에 부치자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어느 날, 농부는 도시에 살고 있는 두 아들에게 재산을 똑같이 나누어주었다. 그러나 밭 한 뙈기는 이웃에 살고 있는 가난한 농부에게 맡기기로 하였다. 그는 이웃 농부를 불러 말했다.

 

“여보게. 내가 너무 늙어서 더 이상 농수를 지을 수가 없네. 그러나 자네가 오늘부터 이 밭을 가지고 농사를 짓게나. 물론 내가 죽거든 그 밭은 자네가 갖도록 하게. 다만 내가 죽기 전까지는 수확의 반만 나에게 주었으면 하네.”

 

가난한 농부는 뜻밖의 제안에 어쩔 줄을 몰라 연신 감사의 절을 하며 말했다.

 

“어르신 감사합니다. 어르신의 뜻대로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난한 농부는 열심히 밭을 일구었고, 그의 아내는 밭을 준 늙은 농부의 집에 드나들며 농부 내외를 보살펴 주었다. 그러나 그런 소문을 듣게 된 두 아들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니, 농사일이 힘드시면 도시로 올라와 우리와 함께 지내시면 그만이지 왜 이웃의 보살핌을 받으며 사시는 거지? 게다가 그 사람에게 밭까지 주었다고?’

 

도시에 사는 두 아들은 부리나케 아버지 집으로 달려와 따지듯 물었다.

 

“아버지, 저희들이 있는데 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십니까?”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말했다.

 

“얘들아, 그게 그렇게 궁금하냐? 그러면 지금 밖으로 나가서 나무 위에 있는 새를 둥지 채로 잡아오너라.”

 

두 아들이 산속을 뒤져 새를 잡아오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새장을 만들도록 하였다. 그리고 새장 속에 새끼만 넣고 어미 새는 밖에 두었다. 어미 새는 몇 날 며칠을 도망가지 않고 먹이를 물어다 새장 속에 있는 새끼에게 먹였다.

 

그런데 반대로 어미 새를 새장 속에 넣고 새끼 새를 밖에 두었더니 새끼 새는 마음껏 날개를 펴고 신나게 공중에서 날아다니다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본 두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가출판사 <행복한 바보의 지혜로운 삶>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