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희대의 독살범: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

부산갈매기88 2009. 7. 14. 11:29

유럽에서 일어난 독살사건 중에서 특히 유명한 독살범을 꼽으라면 단연 브랭빌리에 후작부인을 들 수 있다. 그녀는 태양왕 루이 14세가 군림하던 17세기 프랑스 파리를 공포에 떨게 한 악명 높은 독부였다. 독의 매력에 흠뻑 빠지 그녀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은 무려 100여 명을 헤아릴 정도다.

 

나중에 브랭빌리에 후작부인이 된 마리 마들렌 도브레는 1630년에 파리 명문 귀족의 딸로 태어났다. 높은 신분과 유복한 가정생활, 그리고 아름다운 미모까지 갖춘 마리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지 못하는 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특히 성적으로는 방종하기 짝이 없어 10대 때부터 2명의 남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마리는 21세에 브랭빌리에 후작과 결혼하지만 남편은 도박과 여자에 미친 한량 같은 사람이었다. 한편 마리도 선천적인 바람둥이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마침내 젊은 군인 생트 크루아와 공공연한 연인관계를 맺게 된다. 딸의 좋지 못한 소문에 분노한 마리의 아버지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생트 크루아를 체포해 감옥에 투옥시킨다. 그런데 옥중에 생트 크루아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독살범과 알게 되고 아비산(비소 산화물)을 이용한 독약의 제조비법을 전수받는다.

 

그리고 6주일 뒤에 석방된 뒤 그는 마리의 곁으로 돌아와 눈엣가시인 그녀의 아버지를 독살하려는 계획을 꺼내 놓는다. 이에 찬성한 마리는 제조된 독의 위력을 시험하기 위해 파리 시립자선병원에 가난한 병자를 위문한다는 핑계로 찾아가 환자들에게 독이 들어간 과자를 나눠 준다.

 

이 독으로 50명 이상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으나 병원 측에서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한다. 독약의 효력을 확인한 마리와 생트 크루아는 부친을 같은 수법으로 독살한다. 점점 독약의 위력에 매료된 마리는 아버지의 유산을 몽땅 독차지하기 위해 형제자매들도 차례로 독살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화살은 자신의 남편인 브랭빌리에 후작에게로도 향한다.

 

그러나 애인인 생트 크루아는 브랭빌리에 후작의 독살에는 반대했다. 후작이 독살되면 그 다음 차례는 자신일지 모른다며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그 진상은 알 수가 없다. 그 과정에서 마리와 생트 크루아의 사이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생트 크루아는 수수께끼 같은 죽음을 맞이한다. 독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죽었다고 하지만, 마리가 독살했다는 설도 있다.

 

생트 크루아의 유품에서 마리의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되어 그녀는 체포된다. 그리고 끔찍한 고문 끝에 자신의 범행일체를 자백한다. 1676년 7월 브랭빌리에 후자부인은 파리 광장에서 참수형에 처해졌고, 그녀의 시신은 완전히 재로 변할 때까지 태워졌다.

 

 

*다나카 마치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