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숙변제거, 노화방지, 천연항암제… 고구마와 당근의 효능

부산갈매기88 2013. 7. 11. 07:31

'건강음식 스토리텔러' 김오곤 소장의 Healthy Story

땅의 기운을 온전히 내포한 뿌리채소

근채류는 뿌리채소로 땅 밑에서 자라는 부분을 식용으로 이용하는 식물이다. 1690년 부유했다고 알려진 오를레앙 공작의 성(聖) 금요일 만찬이 근채류로 만들어진 음식으로만 차려졌다고 하며 이것이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만찬 중 하나라고 한다.

뿌리채소는 뿌리 또는 땅속줄기를 먹는 채소로 우리가 흔히 밑반찬으로 접하는 무, 우엉, 마늘, 연근, 더덕 등이 대표적이다. 동면에 들어가기 전 단백질과 지방분을 섭취해 몸에 저장하는 동물들처럼 영양분을 뿌리와 뿌리줄기에 저장한다. 땅속 기운을 충분히 흡수하면서 느리게 자란 제철 뿌리채소는 녹말, 당, 미네랄,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축적되어 있어 영양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높은 온도, 다량의 습기를 지닌 지역일수록 뿌리가 잘 자라고 유용하다.

대부분 자연 상태 그대로 먹기 때문에 ‘몸에 이로운 거친 음식’이라고도 한다. 뿌리만의 독특한 향과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지만 무엇보다 구하기도 쉽고 더위에 지쳐 바닥난 체력을 보강할 수 있어 매력적인 식재료다.

식이 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며 생활에 활력을 주는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게다가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각종 영양소를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근채류 중 대표적인 식재료인 고구마에 당근을 더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고구마, 칼륨과 식물성 섬유소 다량 함유해

고구마는 미국의 소비자 단체인 공익과학센터(CSPI)에서 ‘최고의 음식 10가지’에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효능을 지닌 식재료다. 장수촌으로 유명한 일본 가고시마 지역에서도 장수의 비결 중 하나로 고구마를 꼽기도 했다.

	고구마
고구마

고구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으로 칼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압과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피로 누적을 막아준다. 칼륨은 인체에 남아 있는 나트륨을 소변과 함께 배출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조절해 고혈압 등의 성인병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준다.

또 고구마가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가 풍부한 식물성 섬유소 때문이다. 섬유소는 변비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준다. 장의 운동을 유도해 노폐물이 인체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한다. 용적을 크게 해 빨리 배출되도록 돕는다. 특히 가열 요리에도 안전한 ‘야라핀’ 성분이 변을 무르게 만들어 배변 효과를 좋게 만든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의 균형도 도와 나쁜 성질의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고구마는 천연 회춘 식재료로 불리기도 한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할 뿐 아니라 피부 미용에 좋은 비타민C와 노화 방지에 탁월한 토코페롤을 다량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을 가해도 50~70%는 파괴되지 않는 비타민C가 고구마 하나면 하루 섭취량이 충족될 정도로 풍부하다. 이는 멜라닌 색소를 억제해 기미, 주근깨 개선과 피부에 생기를 더해줘 미백 효과도 있다.

고구마의 다양한 효능 중 천연 항암제의 구실을 빼놓을 수 없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계 화합물 클로로겐산, 항산화 비타민인 베타카로틴 등이 함유되어 있어 항암 효과가 있다. 특히 베타카로틴은 위암과 폐암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데 색이 짙을수록 그 효과가 더 크다. 한의학에서도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고구마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적으로도 비타민B군과 카로틴, 미네랄 등이 많아 허약 체질을 개선하기 좋다.

노화방지, 항암 효과에 도움을 주는 당근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하는 고구마와 맞수인 것은 당근이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조리하면 암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다. 더할 나위 없는 암 예방 뿌리채소의 궁합인 것.

	당근
당근

「동의보감」에 당근은 ‘숙변을 제거하고 거친 피부를 곱게 만들며 머리를 검게 한다’고 나와 있다. 당근의 기능으로 해독과 항노화, 항암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보통 식재료의 색이 진할수록 면역 성분이 풍부한데 당근의 주홍빛은 베타카로틴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이 몸으로 흡수되면 비타민A로 바뀌는데 시력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예방해줄뿐더러 피로를 풀어주고 혈압도 낮춰준다. 간을 정화하고 몸 안에 독소를 제거해 암을 예방한다. 베타카로틴은 세포 노화 유발 물질을 제때 소멸시켜 노화 과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노화 방지 효과도 있다.

당근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지용성이므로 기름에 볶아서 섭취하면 흡수율을 더 높일 수 있다. 베타카로틴도 당근의 껍질에 더 많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 조리 시 함께 이용하면 좋다. 당근의 카로틴 성분은 신진대사를 도우며 세포가 산화되는 것을 방지해 노화를 더디게 하고 세포 재생력을 좋게 하는 등 꾸준히 섭취하면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된다. 피부가 거칠고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생긴 여드름 등의 피부 트러블 자국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당근은 철분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C와 빈혈로 부족하기 쉬운 무기질 성분을 다량으로 섭취할 수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대사기능에 이상이 있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면역력도 함께 저하되기 쉬운데 당근은 독소를 없애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이런 당근의 기운은 몸의 하복부를 보온해 변비에도 도움을 많이 준다.

이렇듯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미네랄, 베타카로틴 등을 다량으로 내재하고 있는 당근과 고구마는 암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 몸을 정화하는 영양 덩어리다. 고구마와 당근은 대표 뿌리채소이므로 면역 건강을 위한 상생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근채류는 쉽게 얻을 수 있고 조리법도 어렵지 않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 당근과 고구마를 지치기 쉬운 현대인의 효과적인 면역 상생 음식으로 적극 추천한다.

글 김오곤 건강음식 스토리텔러(
korea3175@hanmail.net)/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