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몸에 건강한 색을 입히는 슈퍼 컬러 푸드 '가지'

부산갈매기88 2013. 10. 1. 07:58

가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폭넓게 활용하는 식재료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재배해왔으나 섭취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최근 가지가 컬러 푸드로 알려지면서 단순히 음식의 시각적인 감초 구실뿐 아니라 건강을 위한 핵심 식재료로 부상하고 있다. 보랏빛으로 무장해 현대인의 새로운 웰빙 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재배해온 가지

우리나라는 경상남도, 강원도, 경기도 지역 등이 가지의 주 생산지며 현재 경기도 여주에서 가장 많은 가지를 재배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정에서 소규모로 재배해 먹었으나 1990년대 초 일본 수출로 인해 생산 규모가 커졌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 가지 소비량이 100g 정도인데 반해 일본은 2kg 정도로 섭취량이 많다.


	가지

가지는 본래 인도가 원산지이지만 동아시아에는 5~6세기, 유럽에는 13세기 이후에 전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을 거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헌에서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는데 「본초연의」에는 ‘신라에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과 비슷하고 엷은 자색에 광택이 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지금 중국에 널리 퍼졌다’라고 기록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신라시대 때 가지 재배와 생산에 관련한 내용이 있다.

가지는 예술적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자색 바탕에 붉은빛 지었으니 어찌 널 보고 늘었다 하리오. 꽃을 즐기고 열매는 먹을 수 있으니 가지보다 나은 것 또 무엇이 있으리. 밭 안에 푸르고 알알이 붉은데 날로 먹고 삶아 먹고 여러모로 좋을시고’라는 시가 담겨있다. 선조들의 그림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초충도나 책거리도, 노리개 등 그 범위도 다양하다. 신사임당은 ‘초충도8곡병: 가지와 방아깨비’에 자손 번성의 의미를 담아 가지를 그리기도 했다.

 

풍부한 안토시아닌으로 항산화 효능 강화

가지는 90% 이상이 수분이고 그 외에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골고루 있지만 그 함량이 적어 특별한 영양학적 특징이 없다고 인식했었다. 하지만 컬러 푸드로 주목 받으면서 웰빙 식재료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가지의 보라색은 플라보노이드계 색소인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나스신(자주색), 히아신(적갈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성분들은 지방질을 흡수할 뿐 아니라 혈관 속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한다. 혈중 중성 지방 농도를 낮춰 꾸준히 섭취하면 대사증후군도 예방할 수 있다. 혈액을 정화하고 동맥에 침전물 생성을 막아주기 때문에 각종 심장질환과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안토시아닌은 눈의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안구 피로회복, 백내장 예방, 노화로 인한 시력 저하에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가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암 억제 효능이다. 일본 나고야 대학과 아이찌 학원 대학은 공동 연구를 통해 가지의 추출액이 8종류의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암 억제 수치가 다른 채소들에 비해 높았던 것. 암 억제 기능은 가지 특유의 알카로이드 성분 때문이다. 이외에도 항산화 효과에 탁월한 페놀, 클로로필, 식이섬유 등이 가지에는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유방암과 대장암의 주원인인 동물성 지방을 제거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또 가지에는 이뇨 효과가 있어 몸이 잘 붓는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가 섭취하면 유용하며 가지에 내재돼 있는 스코포레틴과 스코파론은 신경 안정에 영향을 줘 근육 경련을 완화한다. 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사인 미용에도 탁월하다. 가지는 간의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지방 세포의 기능을 개선해 비만에 도움을 준다. 칼로리가 낮으면서 적당한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로도 좋다. 또 콜라겐을 안정시켜 주기 때문에 피부 탄력 유지도 가능하다.

	가지를 활용한 요리
가지를 활용한 요리

조리법에 따라 최적의 웰빙식으로 구현 가능

가지는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메뉴에 활용되고 있는 식재료다. 메인으로도 사용하지만 사이드 메뉴나 곁들임 메뉴로도 효과적이다. 맛이 담백하고 순할뿐더러 부드러운 식감으로 다양한 식재료와도 잘 어우러진다. 게다가 색상으로 시각적인 만족도 높일 수 있다.

대부분 식물성 식재료를 가열하면 영양 성분이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지가 내포하고 있는 암 예방 성분들은 열에 영향을 적게 받으므로 원하는 대로 조리해도 무방하다. 특히 가지는 스펀지 형태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어 올리브오일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조리하면 기름 속 비타민E까지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E도 항산화 효능이 있기 때문에 항암 효과가 배가된다. 서울 신림동 <풍무양꼬치>는 양갈비, 양꼬치 외에도 다양한 중국 볶음 요리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가지를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데 이곳은 사이드 메뉴로 가지볶음밥(6000원), 가지 덮밥(6000원) 등을 구성해 고객 선호도가 높다.

 

또 지방이 많은 식재료와 매치하면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를 억제한다. 그래서인지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양에서는 곁들임 메뉴로 가지를 많이 활용한다. 고기와 함께 구성하면 소화도 돕고 한층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고깃집에서 가지를 얇게 썰어서 쌈 채소로 제공하거나 장아찌, 샐러드 형태로 제공해도 효율적이다.

 

한국에서는 가지를 먹는 방법이 상당히 한정되어 있다. 찬 개념으로 조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일 터. 여러 나라의 조리법을 활용해 색다르게 구성하면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데치거나 무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태가 으깨지므로 살짝 쪄서 고객에게 제공하기 전 간장 양념을 위에 얹어 내는 등 외식업소의 특성에 맞춰 효율적인 조리법으로 재해석하면 시각과 미각, 웰빙 등 다방면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사)한국가지생산자협의회 이영묵 회장
(사)한국가지생산자협의회 이영묵 회장

INTERVIEW | (사)한국가지생산자협의회 이영묵 회장
(사)한국가지생산자협의회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품목별 전국 협의회 중 하나로 가지를 재배하는 주산지 농협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단체다. 2001년 사단법인으로 승인 받은 후 가지 생산과 수급 조절, 농가 교육, 가지 수요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가지생산협의회 이영묵 회장에게 외식업소에서의 가지 활용 TIP을 들어보았다.

“가지는 외식업소에서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입니다”

 

Q 가지의 품종은 다양한데요. 메뉴 혹은 조리법에 따라 적합한 것이 따로 있나요?
가지는 담백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다른 식재료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아 어느 요리에도 거의 다 잘 매치됩니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축양, 팽팽이(파슬리스) 두 가지 품종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축양은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으로 가늘고 긴 형태로 재배됩니다. 가지 속에 종자수가 적어 과육이 부드럽고 과피가 연하기 때문에 무침 요리에 활용하면 식감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팽팽이는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품종입니다. 수정하지 않아도 가지를 수확할 수 있는 품종으로 과색이 진한 편입니다. 과피가 단단하고 두꺼워서 저장성이 높기 때문에 장아찌나 김치를 만들기 좋은 품종입니다. 축양에 반해 과육이 쫄깃하기 때문에 전, 튀김으로 조리해도 좋습니다.

 

Q 좋은 품질의 가지를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가지는 기본적으로 흑자색을 띠면서 전체적으로 윤기가 있어 매끄러운 것이 좋습니다. 모양이 구부러지지 않고 육질이 단단한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꼭지가 신선해야 하는데요, 가지의 성장대가 꼭지로 덮인 곳에 있기 때문에 꼭지 밑에 흰 부분이 많을수록 갓 수확해 싱싱한 것입니다.

 

글·사진 제공 : 월간외식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