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방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

부산갈매기88 2013. 12. 6. 06:47

오래 전에 헨리 벤 다이크(1852-1933)라는 분이 『네 번째 동방박사』라는 책을 썼다. 동방박사는 흔히 세 명으로 알려졌고 이들이 아기 예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고 성경은 전한다. 그런데 네 번째 동방박사 또한 있었고 그의 이름은 ‘알타반’이었다고 한다. 알타반은 3명의 동방박사들이 메시아를 경배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함께 길을 따라 나섰다. 그는 아기 메시아를 경배하기 위해 전 재산을 정리하여 세 가지 보물, 즉 루비, 사파이어, 진주를 준비했다.

 

 그런데 알타반이 말을 타고 거의 베들레헴 쯤 도착했을 때 사건이 일어났다. 자기 앞에 피를 흘리며 죽어 가는 사람이 있었다. 마음이 급했던 알타반은 잠시 망설이다 그를 돕기로 하고 일행을 먼저 보냈다. 그 죽어가는 자를 치료하고 낙타에 싣고 주막을 찾았다. 주막 주인에게 그 사람을 맡기고는 자기가 준비한 세 가지 예물 중 루비를 꺼내어 주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약속한 지점에 갔지만 세 친구들은 떠났고 이미 아기 예수님도 헤롯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가시고 난 후였다. 허탈해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말발굽 소리와 비명 소리 그리고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헤롯 왕이 사내 아기들을 죽이기 위하여 보낸 사람들이었다. 알타반은 그 아기를 구하기 위해 남은 두 가지 예물 중 사파이어를 꺼내서 병사들의 대장에게 주었다.

 

 알타반은 이제 예물이 하나만 남았다. 알타반은 그 진주를 안고 아기 왕 예수님을 찾아 이집트로 갔다. 그러나 거기서도 아기 예수는 찾지 못하고 33년의 세월이 흐르고 말았다. 그는 이제 순례의 여정을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예루살렘으로 갔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예수님이 골고디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날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알타반은 깜짝 놀라 황급히 골고다 언덕으로 뛰어갔다. ‘내가 33년이나 찾아 헤맨 왕이 돌아가시다니... 내 진주를 주고서 구해야지.’ 예수님을 만나러 정신없이 달려가고 있을 때 노예로 팔려가던 한 소녀가 알타반의 다리를 끌어안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애원했다. 그는 불쌍한 마음이 들어 예수님께 바치려던 마지막 보물인 진주마저 그 소녀의 몸값으로 주어 버리고 말았다.

 

 이제 알타반에게는 아무런 예물도 없게 되었다. ‘이제 왕을 무슨 면목으로 보나!' 걱정하며 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예루살렘에 지진이 일어났다. 하늘이 어두워졌고 집들이 흔들리면서 무너져 내린 기왓장이 알타반을 덮쳤다. 70세의 노인 알타반은 피를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는 죽어가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기도했다. “하나님, 죄송합니다. 새로운 왕 메시아를 만나 경배하려 평생을 찾아 다녔지만 그분을 만나지 못한 채 이렇게 죽게 되었습니다. 그분을 경배하려 준비한 보석들마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다. “알타반! 너는 정말 훌륭한 나의 아들이다. 난 이미 너의 경배를 세 번씩이나 기쁘게 받았다. 네가 작은 자들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니라. 네가 만난 불쌍한 사람들이 바로 나였느니라.” 알타반이 그렇게 오랜 세월 찾아 헤매던 주님의 음성이었다. 그는 이 음성을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