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지리 성삼재, 만복대(1,437m), 정령치, 큰고리봉(1,304m) 산행기♼(2014. 5. 24. 토)

부산갈매기88 2014. 5. 29. 18:41

◎산행지: 지리 작은 고리봉, 민복대(1,437m), 정령치(1,172m), 큰고리봉(1,304m), 세걸산,

★산행일시: 2014. 5. 24.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 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8명(운해, 와니, 금호지 부부, 와석 부부, 붉은노을, 스마트, 갈바람, 산천, 피네, 윤슬, 한사랑, 산하, 백산남친, 바람숙, 즐거운산행, 은수, 똘이, 여니야, 숙이. 배일식, 솔뫼, 혜영, 이정수, 등나무, 봄산, 유유산속, 흔적, 불루, 솔개,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성삼재-작은 고리봉(1,248m)-묘봉치(1,108m/중식)-만복대(1,437m)-정령치(1,172m)-큰고리봉(1,304m)-세걸산-세동치-전북학생수련원

 

 

★산행시간대 코스:

  성삼재 들머리        11:30

  작은 고리봉           12:00

  묘봉치                 12:35

  만복대                 13:50

  정령치                 14:40

  큰고리봉              15:15

  세걸산                 16:55

  세동치                 17:10

  전북학생수련원       17:50

  수련원 입구 주차장  18:10

 

 

◎산행시간 및 거리: 총 산행시간 6시간 40분(점심시간 35분, 기타 휴식 1시간)<순수 산행 시간 5시간>, 14.5km

 

 

▷교통편: 백산산악회 전용 대형버스

 

 

▶산행 tip: 이번 정기산행은 지리산의 서북 자락에 있는 만복대, 정령치, 고리봉, 세걸산, 세동치를 거쳐 전북학생 수련원으로 내려오는 능선산행이다. 그 대신 이 능선 산행은 생각보다 올망졸망한 능선을 오르내리는 코스가 길어서 무더운 날씨에 체력을 꽤 요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동치에서 전북학생 수련원으로 하산하는 A코스, 큰고리봉에서 고기리로 하산하는 B코스, 그리고 정령치에서 고기리로 하산하는 C코스가 있어서 각자의 능력과 형편에 따라서 산행을 하게 되었다.

 

 

부산을 출발한 버스는 성삼재에 11시 15분경 하차를 한다. 일행은 성삼재 화장실을 다녀오고, 200여 미터를 북쪽으로 이동하여 산행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몸 풀기도 해보고 단체 인증샷을 남긴다. 이정표에는 만복대까지 5.3km라고 적혀 있다. 산길은 좁다란 외길이라 하산하는 산꾼과의 교행이 힘들다. 작은 고리봉(1,248m)을 향해서 조금 비탈진 길을 오른다. 대체로 능선길은 푹신푹신한 흙이라 기분도 상쾌하다. 또한 산길 옆의 숲은 잡목으로 거의 원시림이다.

 

 

타 산악회와 뒤섞여 작은 고리봉을 향하여 올라간다. 그리고 간혹 만복대-고리봉에서 하산하는 산꾼과 마주칠 때에는 누군가 양보를 하고 비켜서지 않으면 안 된다. 작은 고리봉가기까지의 능선길은 숲으로 뒤덮여서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고 있다. 초입에서 30분을 걸어서 작은 고리봉(1,248m)에 도착하여 정상석 뒤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고 일행은 부산스럽다. 그리고 묘봉치(1,108m) 헬기장 부근까지 30여 분 비탈길을 걸어내려가 점심식사를 할 자리를 잡는다. 만복대까지 가기에는 능선을 치고 올라가야 하기에 힘이 부칠 것 같아 주저 않는다. 게다가 12시 반을 넘어가고 있어 배도 출출한 시간이다.

 

 

너른 장소는 햇살이 강렬하여 그늘진 곳을 찾다보니 세 팀으로 나뉘어 앉게 된다. 이미 선두조는 만복대를 향하여 달려가고 없기에 피네님과 은수님을 포함한 9명이 한 팀, 한사랑님과 게스트를 포함한 7명이 한 팀, 그리고 운해대장님과 나를 포함한 10여 명이 또 한 팀으로 떨어져서 식사를 한다. 오늘도 은수님은 명품 복분자주를 우리 팀에게 반 병 정도 가져다준다. 그것을 일행은 생탁에 부어 혼합주를 만들어 조금 부드럽게 만들어 한 순배 돌린다. 산행 들머리에서 1시간 채 못 걸었는데, 날씨가 더운 탓으로 갈증이 많이 난다.

 

 

점심 식사를 거의 끝나갈 무렵 봄산님과 유유산속님이 나타났다. 봄산님 부부는 그동안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서 8개월 동안 산행에 참석하지 못했다. 걷고 싶은데 걸을 수 없는 심정. 그 기분은 오죽 했으랴. 오늘은 백산님들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모두 그 기분을 충분히 아는 것 같다. 오늘 밝고 환한 표정의 봄산님을 보니 활짝 핀 철쭉 같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추억을 먹는 것이요. 행복하고 즐거운 벗을 더 찾아나서는 나이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시처럼 찔러대는 친구보다는 뚝배기 같은 친구를 찾아다닐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두 분을 보기에 주위의 님들도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다. 지난해 6월 15일 즐거운 산행님, 은수님, 청림님, 해곤님, 노홍철님, 붉은노을님 들 8명이 양산시 다방동을 출발하여 장군봉, 고당봉, 백양산, 삼각봉을 올라 주례 계림초등학교까지 28km, 11시간 20분을 완주한 적이 있었다. 그때 봄산님 부부는 남문에서 우리를 2시간이나 기다리고 있다 만나서 얼음과자 사먹으라고 금일봉을 우리 일행에게 주었다. 그날 유유산속님이 마라톤에 참가한 후 자투리 시간을 내어 남문까지 올라왔었다. 그런 아름다운 추억이 남아 있기에 우리 또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예사롭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봄산님 부부가 오랜만에 산행에 동참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중식을 다 먹었기에 일어나 가야하고, 봄산님 부부는 여기서 밥을 먹어야 한다. 1시가 훌쩍 넘어간 시간이라 제법 시장도 할텐데.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는 만복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묘봉치에서 조금 올라가는 처음 15여 분은 숲속 길이고 또한 덕석으로 깔려 있는 곳이 많아서 미끄럽지 않아서 좋았으나 이어지는 20여 분간은 낮은 잡목밖에 없어서 땡볕에 전신이 노출되어 푹푹 찐다. 게다가 지나온 작은 고리봉을 뒤돌아보니 옅은 운무에 휘감기어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만복대(1,438m)에 오르니 먼저 온 우리 일행들이 자리를 잡아 인증샷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다. 거기에 서니 산들의 마루금이 실루엣을 그린다. 정상에 오른다는 기분은 오른 자만이 느껴볼 수 있는 것. 뭔가 마음에 희열이 솟구친다. 무엇보다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일행이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혼자 보다는 둘이 낫고, 둘이 보다는 또 여러 명이 웃고 떠들고 장난도 쳐보는 것이 더할나위 없다.

 

 

만복대에서 정령치까지는 조금 내려가게 된다. 그렇다고 험한 길은 아니다. 정령치에 도착하기 전 내려다보니 휴게소 건물과 주차장이 보이고, 산허리를 깍아지른 아스팔트 도로가 나타났다. 나무계단을 내려가 주차장 한 모퉁이에 퍼질고 앉는다. 잠시 화장실 갈 사람은 건물 오른쪽으로 돌아서 갔다온다. 또 그곳에서는 물을 구할 수가 있다. 일행 중 누군가는 수도꼭지에 대고 머리를 감아보기도 한다. 간단히 요기도 해 본다. 또 휴게소를 배경으로 사진도 한 컷 해본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큰 고리봉으로 가려면 조금 능선을 따라 조금 올라가야 한다. 뜨거운 날씨에 비탈길을 오르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큰고리봉에 도착한 일행은 때늦은 철쭉의 향연에 사진을 찍는다고 고함을 질려대고 있다. 아니 여기저기 활짝 핀 철쭉 때문에 입가에 미소가 흐르고 괴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곳에는 철쭉이 없는데, 큰고리봉 주위에만 무리지어 피어 있다. 운해대장님은 후미의 붉은노을님과 무전기 교신을 해 본다. 후미조가 정령치에 도착했는지를.

 

 

여기서 B조로 빠질 사람은 고기리로 하산을 하게 된다. 피네님도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했지만, 옆에 누군가가 조금 더 가면 샛길이 나온다고 꼬드기는 바람에 합류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중간에 샛길은 없었다. 세걸산까지는 높지는 않지만 여러 개의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바람에 진이 빠져버릴 지경이다. 세걸산 중간 중간에 명품 소나무들이 있고, 풍경이 조금 좋아보이는 곳이 있기는 했지만, 모두 앞서서 가버리니 마음에 여유가 없다. 게다가 세걸산에 다 와 가니 이제 생수통은 바닥이 나고, 입은 바짝 말라온다.

 

 

내 뒤의 후미에서 따라오는 숙이님의 게스트인 배일식님은 다리에 부담감이 가는지 조금씩 쉬었다 오기도 한다. 나중에 들어보니 평소 3~4시간 정도의 산행을 했었는데, 오늘 A조에 휩쓸리어 오다보니 조금 무리가 되었다고 한다. 세걸산에서 마지막으로 요기를 한다. 남은 물도 나누어 마신다. 거기서 세동치까지는 10여 분 거리이고, 하산 코스라 힘든 것은 없다. 세동치로 가는 도중 야영을 하는 타 산악회원이 우리에게 떠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생수를 한 잔씩 나누어 주었는데, 피 같은 생수를 나누어 줄 수 있는 아량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세동치에서 전북학생수련원까지는 1.8KM라고 이정표에 되어 있었지만, 실제 수련원에 다 와서는 600여 미터를 또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이정표에 탄식소리가 나게 만들었다. 세동치에서 하산하는 도중에는 잣나무 숲이라 쭉쭉 뻗은 잣나무가 우리를 반기고 있다. 그런데 잣나무는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지 않고, 옆으로만 많이 뻗어 가다보니 센 바람에 훌라당 넘어가기 일쑤여서 여기저기 쓰러진 잣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세동치에서 하산하는 길에 배일식님은 계속 다리에 쥐가 나서 조금씩 몸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내려가야 했다. 그 덕분에 숙이님의 게스트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앞서간 운해님과 피네님을 비롯한 일행은 냇가에서 알탕을 마치고 나와 있었다. 후미로 간 나와 배일식님은 간단히 족탕만 하고 일어서야 했다.

 

 

수련원 입구의 주차장으로 가니 봄산님 부부와 여러 백산의 님들이 반긴다. 또 다시 이렇게 만날 수 있음에 기쁘고 감사하고. 그런데 와석님 마나님께서 손목을 접질러서 부어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짠 해 왔다. 아무쪼록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을 끝낼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행복의 풍선을 많이 불었다. 또 세상사는 동안 응어리진 마음도 산이 품어 주어서 다 녹아내렸다. 산은 늘 우리에게 열정적인 도전을 요구한다. 또 그것을 뛰어넘으라고. 보고싶은 사람과의 만남도 있었기에 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게다가 뒤풀이는 생초에 있는 메기탕집으로 했으니. 땀 흘린 뒤의 얼큰함이 우리를 압도했다. 시간이 허락하면 참석하는 번개같은 이도령님의 걸쭉한 입담과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에 게스트로 온 님들도 기분이 썩 좋아서 웃음꽃을 피운다. 야간 근무에 잠도 두 시간 밖에 못 잤다고 하면서도 함께 하니 삶의 에너지가 넘치나 보다. 뭐, 세상사는 게 별거든가.요로꼬롬 사는 게지.....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