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 갈매기의 천성 2봉(비로봉, 855m) 상리천 계곡 산행기◈(2014. 7. 19. 토)

부산갈매기88 2014. 7. 24. 13:46

◎번개 산행지: 양산 천성 2봉(비로봉, 855m)

★산행일시: 2014. 7. 19. 토.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18명(윤슬, 흔적, 노홍철, 붉은 노을, 백합, 봄산, 유유산속, 앞마당, 옆마당(신우). 김지영, 키종, 성호, 똘이, 한사랑, 현진, 청림,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양산 덕계 50번 버스종점-등잔산(451m) 위 능선 갈림길-795봉-철쭉군락지 표지석-천성 2봉(비로봉)-짚북재-상리천-노전암-내원사 주차장

 

 

 

★시간대 별 산행:

   09:50 덕계 50번 버스종점 하차

   10:00 산행시작

   10:30 임도

   10:40 등잔산 위 능선 갈림길

   11:50 철쭉 군락지 표지석

   12:25 천성2봉(비로봉, 855m)<식사 35분>

   14:00 짚북재

   15:30 노전암 부근 물놀이(물놀이 40분)

   16:40 내원사 주차장

◎산행시간 및 거리(후미 기준): 6시간 40분(중식 35분, 물놀이 40분, 기타 휴식 30분/순수 산행시간 5시간), 12km

 

 

▷교통편: 부산 노포동에서 양산 덕계 버스종점까지 50번 시내버스

            내원사 주차장~호포까지 승용차로 이동함.

     

 

▶산행 tip: 이제 본격적인 여름 산행에 접어든다. 여름 산행은 자칫 무덥다는 이유로 게으름을 피우기가 쉽다. 그러나 진실로 몸이 아파 본 사람은 매주일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보려고 한다.

 

 

이번 산행은 덕계 50번 버스종점에서부터 서쪽의 등잔산(451m) 위쪽 능선갈림길을 오른 후 북쪽에 보이는 795봉으로 향한다. 그 봉우리에서 살짝 내려서면 철쭉군락지 표지석이 있는 임도와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795봉에서 북동방향으로 연결되는 소나무숲 등로를 따라가면 미타암 위의 원적봉과 잔치봉으로 진행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천성2봉, 짚북재, 상리천으로 하산하여 계곡에 몸을 담그면 산행은 끝이 나는 것이다. 여름 산행의 꽃은 알탕이다.

 

 

◑50번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뙤약볕은 내리 쪼이고

50번 버스 종점에서 버스에 내린 후 신명초교의 우측 비탈을 오르면 산행 들머리가 나타난다.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숲속 능선길을 택하기 위해 등잔산 능선으로 오른다. 그런데 웬걸 습도가 많아 무덥다 보니 20분도 채 가지 못해 뒤에서 쉬어가자고 전갈이 온다. 시작도 하기 전에 누군가 먹거리를 꺼낸다. 잠시 숨고르기를 해보는데 생각보다 지치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등잔산 능선을 오르기 위해서는 중턱에 있는 임도를 가로질러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임도에서 바로 등잔산 능선길로 오르는 길은 된비알이라 몸이 축 쳐진다. 본격적인 여름 산행이 되었음을 예고한다. 오랜만에 온 성호님의 몸이 많이 무거워 보인다. 그 뒤에 노홍철님이 후미대장을 자처하여 천천히 호흡을 맞추며 오른다. 정기산행의 후미대장인 붉은노을님은 오늘은 웬지 조금 자유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더위에 장사는 없는 것 같다.

 

 

등잔산 위의 능선에 오른 뒤부터는 한결 콧노래를 부르면서 능선을 치고 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정기산행 때처럼 30~40분을 쉬지 않고 한 번에 오른다는 것은 다소 무리인 것 같다. 그래서 대체로 쉬엄쉬엄 오르기로 한다. 이게 바로 번개산행의 매력이기도 하다. 백합님, 흔적님, 김지영님, 현진님 등 네 명이 선두로 올라간다. 그런데 795봉에 오를 때 뭔가 선두조가 잘못 가고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위치 확인을 위해 휴대폰으로 신호를 보내도 받지를 않는다. 잠시 후 문자가 오는데 은수고개 도착하여 천성 2봉으로 바로 가겠단다. 철쭉군락지 표지석의 우리 일행은 원적봉과 잔치봉으로 가기에는 시간이 여의치가 않다. 천성2봉에서 12시 반에 한사랑님과 조우하기로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원적봉과 잔치봉은 숙제로 남겨두기로 한다.

 

◑천성 2봉아! 내가 왔데이.!

철쭉 군락지 표지석에서 임도를 따라 가다가 은수고개 이정표가 나오는 갈림길에 앉아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이제 임도를 버리고 숲속 등로를 따라 천성 2봉으로 진행한다. 10여 분을 나아가니 흔적님에게서 폰이 온다. 천성 2봉에 도착해서 한사랑님과 같이 있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는 사이에 선두조들은 은수고개를 돌아 천성2봉에 도착을 한 것이다.

 

 

천성2봉에서 한사랑님과 반갑게 조우를 한다. 그리고 선두조와 하나가 되어 천성2봉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날린다. 예나 지금이나 그 정상에서 얼음과자를 하는 아줌마는 오늘도 열심히 ‘아이스케키’를 외치고 있다. 작년에 올 때는 조금 신이 났었다고 오늘은 얼음과자가 제대로 안 팔려서 그런지 아줌마의 목소리도 더위 먹어서 힘이 없다.

 

 

◑만나야 할 인연은 만나게 된다

천성2봉에서 인증샷이 끝난 우리 일행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 바삐 북쪽의 짚북재 방향으로 향한다. 정상석에서 막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덕석바우님이 나를 쳐다보며 반갑다고 다가온다. 그의 일행은 두 명 더 있다. 그도 정상에서 누군가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단다. 둘이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한 컷을 한다. 그는 일행이 있어서 조금 있다가 짚북재 방향으로 하산을 하겠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니 정말 반갑다. 살아 있다면 어떤 산에서든지 만날 수있는 필연인가 보다.

 

서둘러 정상에서 나무계단을 내려서 가니 일행은 점심 먹을 자리를 놓고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 아무튼 거기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성호님이 가지고 온 토종요굴트가 세 병, 그리고 누군가 소주도 한 병 가지고 왔다. 먹거리에서의 압권은 키종님이 가지고 온 야채인데, 즉석에서 양념을 버무려 내어 놓으니 모두 맛잇다고 야단들이다. 번개 산행은 부담이 없다고 누군가 한마디 한다. 그렇다. 부담감 없는 시간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 번개산행이다. 손은 먹거리를 나르기에 분주하고, 입술은 일행과 얘기하기에 또한 바쁘다. 노홍철님이 올 때면 그러하듯 마무리를 위해 오늘도 껌을 준비해왔다.

 

 

◑짚북재는 뒷북을 울리지 않는다

이제 하산길을 재촉해본다. 짚북재에서 앞마당님이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는 카톡이 온 것이다. 정상 부근에서 짚북재로 하산하는 길은 가파른 길이라 나무계단이 많고 경사진 비탈길이라 주의를 요한다. 마음은 벌써 짚북재에 가 있는 느낌이다. 하산 도중 전망바위가 나타나는 곳에서 일행은 고개를 내밀고 정족산과 공룡능선을 조망해보기도 한다. 연초록의 이파리들이 어느덧 이제는 짙어져 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늘 빌딩의 틈바구니에서 생을 짜깁기하기에 분주했었는데, 포근하게 안아주는 숲 속에서 마음을 턱 내려놓는다. 온 몸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세상과 부딪힌 열매 같기도 하다.

 

 

붉은 노을님이 짚북재에 도착할 무렵, 앞마당님이 유유산속에게 길을 물었다고 한다. 생면부지의 사람처럼. 앞마당님이 상리천에서 이미 알탕을 하고 옷이 젖은 상태에서 짚북재에 도착하였기에 유유산속님은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붉은노을님, 앞마당님, 유유산속님과 봄산님이 동시에 도착하였기에 상황은 예상치 못하고 기대치 않았던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이제 모두 얼굴을 알아 본 것이다. 그럴 즈음 우리 일행이 그 짚북재 현장에 도착을 한 것이다. 갑자기 일행이 만남의 반가움에 환호성이 터지고, 그 시간을 남기기 위해서 한 덩어리가 되는 소란스러운 시간이 된다.

 

◑상리천에서 푹 잠기다

졸지에 인원이 1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상리천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애당초 계획은 성불암 계곡으로 하산을 하려고 했었는데, 한사랑님이 내원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후 성불암 계곡으로 올라와 보았다고 한다. 알탕할 장소 물색을 위해서. 그런데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좋지만 알탕을 할만한 넓은 공간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상리천으로 하산을 하게 된 것이다.

 

알탕을 한다는 욕심에 일행의 발걸음은 빨라지기 시작한다. 작년에 했던 소에서 알탕을 하나 싶었는데, 선두조들은 노전암 부근의 소까지 내려간다. 옆마당(신우)님은 짚북재에서 식사를 생각했었는데, 거기서 우리 일행을 만나자마자 바로 하산을 하였기에 점심도 먹지를 못했단다. 그래서 중간쯤 오다가 옆마당님과 친구, 그리고 봄산님과 유유산속님, 노홍철님, 그리고 나까지 여섯명은 길가 평상에 앉아서 요기를 좀 한다. 오후 3시가 지난 시간이라 제법 출출한 시각이다.

 

노전암 부근의 계곡 물웅덩이에 도착하니 선두조들은 열심히 물놀이에 여념이 없다. 물장구도 치기도 하고, 물속에 집어넣기도 하고 또 수영을 해보기도 한다. 붉은노을님이 물웅덩이에서 물소의 뿔처럼 휘저어대니 흔적님과 일행은 쩔쩔 맨다. 그 소의 깊이를 알려보려고 한사랑님이 물속에 들어가 손을 위로 올려보니 손끝이 거의 수면과 같다. 냇물은 처음에 차갑게 느껴졌으나 몸에 적응이 되니 그렇게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후딱 반시간이 지나가버린다. 여자대원은 주섬주섬 옷을 챙겨가지고 노전암 부근으로 내려가고, 남자들은 거기서 옷을 대충 갈아 입는다.

 

◑뒤풀이가 번개 산행의 진상

시원하게 알탕을 했건만 30여 분 정도를 또 다시 내원사입구 주차장까지 걸어 내려오니 땀범벅이 된다. 하산을 하면서 성불암 계곡물이 상리천 계곡물과 합수하는 지점의 다리로 가서 나무 데크를 따라 걸어내려 온다.

 

내원사 입구 주차장에서 청림님을 만나게 된다. 성불암에서 오늘 정신을 가다듬은 청림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성불암에서 조우할 수 있었는데, 계곡물이 많치 않아서 일찍이 조우하지를 못한 것이다. 승용차는 한사랑님, 청림님, 앞마당님이 가져왔기에 3대에 분승하여 양산역으로 간다. 양산역 맞은편에서 20여 분을 찾아다녔건만 대부분 저녁에 영업을 하고, 또 장사가 안 되어 문 닫은 집이 많아서 포기를 한다. 그래서 봄산님이 추천하는 호포역 부근의 개미집으로 차 두 대에 14명이 분승하여 달려간다. 청림님이 가면서 백합님, 흔적님, 윤슬님을 태우고 가버렸기에 14명이 차 두 대에 분승을 한 것이다.

 

 

개미집은 주차하기가 좋고 공간이 넓어서 좋다. 밖이 시원할 것 같은데,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싶어서 방안으로 들어간다. 네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수다도 떨고 하루의 피로를 잊으며 건배도 해 본다. 유유산속님이 작년에 담궈 가지고 온 매실주도 피로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는 것 같다. 산이 있기에 달려가 자연에 순응을 하면서도 정복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오는 시간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산우님과의 촉촉한 대화가 그리운 시간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은 늘 정이라는 끈적함이 따라다닌다. 그래서 잠시 잠깐 보는 산우님이 이웃사촌보다 더 좋은 느낌을 갖게 만들어준다. 또 맞대어 부딪히는 잔이 더 우정을 돈독하게 해준다. 산행에 뒤풀이가 없다면 그건 소(앙코)가 없는 찐빵일 것이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50번 버스 종점에서 하차 신명초교 위 산행 들머리에서

 

▼습도와 무더위에 쉬이 지쳐버리네요. 에구 목이 타구만~~

▼등잔산 위의 능선을 오르다 앉기 좋은 소나무에 걸터 앉아 여인네들의 우정을 위하여~~

▼795봉 바로 아래의 바위를 배경으로 똘이님이 한 컷. 내 이뻐지유~~~

▼생이별을 한 네 사람(흔적님,백합님,김지영님,현진님)을 빼고 미소띄우며 한 방~~

▼천성2봉에서의 여전사들

▼에구 더버라, 밀지들 마이소예~~

▼엉겹결에 여인네들 옆에 한 번 서 봤지롱...

▼붉은노을님 표정함 보소. 억수로 더븐감소이~~

▼올라올 때는 정말 다 죽어가더만 정상에서의 표정은 완죠니~ 180도 달라여. 성호님~~

▼백산의 여인네들 너무 잘 뭉치네요. 배도 고픈데 밥 묵고 하입시더.....

▼아~~글씨, 정상에서 덕석바우님을 만날 줄이야. 덕석바우님 백산에 자주 좀 오이소예.

▼더워서 입안이 깔꺼롭수. 그래도 맛있겠지요?

▼짚북재로 가는 도중.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공룡능선과 정족산

▼짚북재에서의 조우

  나 앞마당은 멋진 사람이랑께요.

 아이고 더버라~~물 다 묵었다아이가~~

 이 순간을 영원히. 짚북재는 증인이 되어라.

계곡에 한 바탕 놀고 갑시데이~~

산행은 끝이 나고

호포의 개미집에서 한바탕 웃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