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경북 상주 대왕봉, 백악산 산행기◈(2014. 8. 23. 토)

부산갈매기88 2014. 8. 26. 15:19

◈경북 상주 대왕봉, 백악산 산행기◈(2014. 8. 23. 토)

◎산행지: 경북 상주 대왕봉(819m), 백악산(856m)

★산행일시: 2014. 8. 23.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6명(스마트, 금호지, 동무, 솔뫼, 혜영, 붉은노을, 은수, 한사랑, 백합, 와석, 해월정, 얼씨구, 윤슬, 보라, 흔적, 청림, 잉카 부부, 형제, 부용, 조민제, 주영, 효리, 슬로우 부부, 배일식, 종현, 팅커벨, 수희, 남부군 부부, 앞마당, 알파인, 정상고집,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입석분교(11:33)-하얀집-폐가-물안이골-수안재(12:37)-부처바위(12:55)-이정표(807m)(14:00)-대왕봉(819m)(14:08)-돔형바위(암봉)(14:43)-백악산(856m)(15:23)-832-기암(강아지 바위(16:41))-옥양폭포(17:50)

 

★산행 시간(후미 기준): 6시간 17분(점심식사 30분, 기타 휴식 50분)

◍산행거리: 12.2km(이정표 상의 거리)

◎교통편: 부산백산산악회 전용 버스<강남고속관광버스>

 

 

▶산행 tip: 이번 산행은 입석분교를 출발하여 대왕봉과 백악산을 돌아 옥양폭포로 하산하는 투구모양을 그린 코스이다. 들머리에서 수안재까지의 코스는 포장도로를 20여 분 따라가다가 30여 분은 줄곧 계곡을 따라 걷기도 하고 건너기도 여러 차례 한다. 계곡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부터는 서서히 가팔라지기 시작하여 부처바위 부근에서는 절정에 이르러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허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부처바위와 침니바위를 지나 너른 능선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대왕봉으로 오른다. 그리고 돔형바위와 백악산으로 가기 위해 대왕봉을 되돌아 갈림길로 나온다. 그리고 돔형 바위를 오르려면 외줄타기를 시도해야 하고, 그 돔형의 너럭바위에서 사방을 둘러본다. 남쪽으로 백악산이 보인다.

 

백악산에서 인증샷을 하고, 그 정상 바로 앞의 너럭바위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하산을 하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암릉이 많은 코스라 육산에 비해서 산행 속도를 낼 수가 없다. 하산 거리가 백악산에서 옥양폭포까지 5.2km이기에 생각보다 조금 지루한 맛이 있다. 다만 위안이 된다면 하산하는 중간쯤에 기암(강아지 바위)를 만나게 되어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위안이 된다.

 

 

하산길은 대부분 좋은 길이라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 옥양폭포 가까이 오면 폭포의 세찬 물소리에 가슴을 마구 뛰게 한다. 얼른 내려가 알탕을 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정상 부근의 능선이 암릉으로 되어있어 회원간 삼삼오오 관심과 배려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산행이다. 그래서 산우의 우정을 더 깊어지게 하는 산행인 것이다. 여자 회원이나 게스트 분들도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전원 완주를 한 점이 백산 산행의 자랑거리다.

 

산은 언제나 오랜 세월을 기다리며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산우들은 그 진정한 모습을 찬찬히 보기도 전에 주마간산식으로 마구 달려간다. 한 주일 동안 눈알이 팽팽 돌아가도록 살았으면 산에서 좀더 여유를 가지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으련만. 그 성급함이 몸에 배인 탓으로 산에서도 마구 달려간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나마 이번 산행은 암릉 구간이 많은 악산이라 중 후미조는 한 덩어리가 되어 웃고 떠들고 한 주일의 쌓인 숙제(?)를 다 해결한 듯 하다. 제법 오래도록 자주 얼굴을 대하다 보니 산행중에 상대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알 정도는 된 것 같다. 그래서 더욱 편안해져서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 게스트 분들도 한 번에 마음이 쉽게 열리지는 않을 것이다. 함께 땀 흘리고 고생하는 가운데 과일 한 쪽이라도 나누어 먹을 때 우정이 쌓이는 것이다.

 

기러기가 날아갈 때 V자 형의 편대를 이룰 때 70% 더 멀리 날아가고, 끼룩끼룩 소리를 내며 자신의 위치를 알리며 응원해 줄 때 힘이 나듯 우리 백산인들도 앞, 중간, 후미에서 그룹을 지어서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산행을 할 때 피곤함도 잊고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기러기는 매, 독수리 등의 공격으로 한 기러기가 상처를 입으면 다른 두 기러기가 함께 도와준다고 한다. 그러듯 우리 백산인 중에서 산행 중 누군가 다치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되면 진심으로 그를 위해 기다려주고 어깨와 손을 빌려주어서 하산을 마무리 한다. 한 달 두 번의 정기산행에서나마 얼굴이라도 익혀 온 것이 함께 땀을 흘리고 어깨를 맞부딪히고 건배의 잔을 높이 들 때 더 친밀해지고, 산행에서 얼굴을 못 보게 되면 안부를 묻고 또 물어본다.

 

 

이런 연유로 우정이 깊어져 자신이 일 때문에 당분간 못나오게 되면 미리 다음 산행부터 당분간 못 나온다고 얘기를 해 준다. 백합님도 백산에 와서 일본 북알프스 산행까지 다녀왔는데, 당분간 일 때문에 산행에 동참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뒤풀이에서 귀뜸을 한다. 먼 친척보다 자주 보는 이웃사촌이기에 이야기를 해주고 가는 것이다. 그 마음이 고맙다. 백산님의 얼굴이 보고싶어 자리도 예약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달려온 이도령님. 늘 버스 안의 복도에 퍼질도 앉아서 가더라도 함께 하고픈 열의로 참석한 마음. 험한 산길 함께 걸어보니 그 진심을 알게 된다.

 

 

산에서 피보다 더 소중한 식수를 나누어 마시고, 가지고 온 과일 한쪽마저도 기꺼이 나누는 그 마음씨에 소중한 가족애 이상의 뭔가를 느낀다. 사람의 행복은 물질의 풍요로움도 중요하지만, 아주 조그마한 것이라도 남에게 나눠주고 배려할 때 정체감을 느끼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라 본다. 하산길에서 남겨놓은 막걸리 한 병을 나누어 준 종현님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걸 셋이서 달콤하게 마신 것이다. 그 사랑이 이 가을에 더 열매 맺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달려 온 백산의 나이가 초딩 5학년이다. 다음 산행은 242차 경북 군위의 아미산-방가산이다.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산이 나를 부르지만, 정작 달려가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백산 산우의 우정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에 길들어져 간다. 이번 산행을 위해서 모든 과정을 진행해 준 운해대장님과 와니님의 헌신에 감사를 드린다.

 

 

*산행지도

*산행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