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수정산, 엄광산, 천마산 산행기◈(2014. 8. 30. 토)

부산갈매기88 2014. 9. 2. 15:31

◎산행지: 수정산, 엄광산, 천마산

★산행일시: 2014. 8. 30. 흐림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19명(금호지, 동무, 피네, 얼씨구, 수희, 은수, 청파, 혜영, 팅커벨, 태준, 봄산, 유유산속, 갈바람, 수산나, 부용, 한사랑,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산행코스: 동구 범일4동 안창마을 입구-법천사-통일교 성지-수정산-임도/갈림길-엄광산-꽃동네-서구 종단트레킹 코스-대티고개-까치고개-감천문화마을-천마산-남성한빛 아파트-알로이시오/예비군 교장 사거리-예비군 교장 입구-예비군 교장-암남공원 입구

 

◷시간대별 코스 진행:

  09:03 안창마을 입구 하차/ 들머리

  09:15 법천사

  09:25 통일교 성지(휴식 15분)

  09:50 수정산

  10:01 헬기장

  10:07 임도/갈림길 쉼터

  10:47 엄광산 동쪽 능선 돌무더기

  11:00 엄광산(504M)(휴식 10분)

  11:35 꽃마을

  11:40 꽃마을 해뜨는 집(점심식사 30분)

  13:26 대티고개

  13:40 까치고개(휴식 30분)

  14:25 감천문화마을

  15:05 천마산 정상(휴식 10분)

  15:50 알로이시오/예비군 교장 입구 사거리

  16:10 예비군 교장

  16:51 암남공원 입구

 

 

★산행 시간: 7시간 48분(점심식사 30분, 까치고개 휴식 30분, 기타 휴식 50분)<순수 산행시간 6시간>

◍산행거리: 15.5km(GPS)

 

◎교통편: 범냇골 7번 출구에서 시내버스 29번 이용

 

 

 

산행 tip: 이번 번개산행은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 입구에서 들머리를 잡아서 수정산~엄광산~꽃동네~까치고개~감천문화마을~천마산~송도 진정산 허리를 돌아서 송도 암남공원 입구까지 가는 코스이다. 산행이라기보다는 트레킹이라고 할 정도로 쉬운 코스다.

 

통일교 성지만 올라서면 능선을 따라 수정산에서 엄광산으로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면서 약간의 땀을 흘려주기만 하면 된다. 수정산(315M)과 엄광산(504M)의 표고차가 200여 미터도 안 되니까 그렇게 힘드는 코스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 구간에 있어서의 매력은 통일교 성지에서는 황령산, 서면 시가지, 부산항 대교, 그리고 영도를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엄광산에서는 남항대교, 영도, 사상 부근과 낙동강, 그리고 백약산까지 조망권에 들어온다.

 

초입에서 쉬엄쉬엄 2시간 반이면 꽃동네까지 오기에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꽃동네에서 시락국 한 그릇이면 허기를 면할 수 있고, 곁들여 막걸리 한 잔이면 온 세상은 내 것이 되듯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함께 땀 흘리며 웃음꽃을 피운 산우가 있기에 참 편한 시간이 된다. 돈이 있다고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돈이 없다고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냥 물질을 떠나 막걸리 한 사발, 시락국 한 그릇을 나눌 수 있는 산우만 있다면 오늘 이 시간이 행복한 것이다. 산우가 더욱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은 함께 땀을 흘리며 동질감을 느낄 때일 것이다.

 

꽃동네에서 대티고개까지의 1시간 15분여 동안 시약정 아래의 산허리로 나 있는 <서구 종단 트레킹>을 따라 가면 된다. 등로는 산허리를 따라 가지만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이 반복된다. 중간에 쉼터가 나오기에 간간히 숨고르기를 하면서 걸으면 된다. 대티고개가 다 되어 가면 시멘트 바닥에 방향 표시를 해 두어서 진행방향에 참고가 된다.

 

까치고개를 올라서서 2시 방향의 주차장 위쪽을 바라보면 감천문화마을로 가는 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10여 분 진행하면 감천문화마을이 나오는데, 사실 그 동안 매스컴에서 자주 소개를 하곤 했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그 마을을 잠깐 스쳐 지나가지만 변화된 마을의 모습에 엄청난 문화충격으로 다가와 꼭 한 번 정도는 시간을 내어서 와 볼만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시 오지의 슬럼가가 벽의 그림과 조형물로 시각화시킴으로 엄청나게 바뀌어 있어서 대낮에도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었다.

 

이제 감정초등학교를 앞을 지나 천마산으로 오르면 영도와 남항대교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거기서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산우들의 발길을 채근하여 천마산 정상으로 향하게 되면 그 정상은 멀리 아스라이 대마도까지 손에 잡힌다. 그리고 감천항과 다대포의 아파트 숲이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가덕도까지 품에 안긴다. 또 그 가덕도 너머에는 거제도가 숨박꼭질을 하고 있다.

 

천마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난 능선길은 점점 가팔라지고 중간쯤의 바위 전망대에서 숨고르기를 하고 나면 20분 정도 아주 힘겹게 하산을 해야 한다. 임도가 나오게 되면 남성한빛 아파트쪽으로 내려가 마리아수녀원의 담벼락과 아파트 사잇길을 200여 따라서 미터 아스팔트 포장길까지 간다. 그리고 송도복음병원 방향으로 200여 미터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장군산 방향으로 100여 미터 진행하게 되면 예비군 교장으로 오르는 포장도로를 만난다. 10여 분 조금 힘겹게 올라 예비군 교장 앞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진정산자락을 돌아가면 암남공원 입구가 나온다. 그것으로 8시간에 가까운 산행은 끝이 난다. 그동안 산이 낮다고 잊고 소홀하게 대했던 것들을 재조명한 시간이 되었다.

 

뒷 이야기

피네님, 부용님과의 조우

피네님과 부용님은 개금에서 동의대 뒷산 임도 갈림길에서 만났는데, 우리 일행이 통일교 성지에서 산행을 시작한지도 20여 분도 채 안 되어 혜영님이 가지고 온 무화과 열매를 먹고 숨고르기와 시가지와 바다를 구경한다고 너무 지체하여 예상시간보다 30분 늦게 만났다. 그래서 수정산에서 가는 도중 전화벨이 울리기도 했는데, 산이라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았다. 우리 일행이 피네님과 부용님을 만나니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죽었다가 살아온 가족처럼....

 

시락국 한 그릇이면 충분혀!

오늘 점심은 싸 오지 않고 꽃동네에서 시락국 한 그릇을 사먹기로 했다. 늘 싸다닌다고 마눌님들 눈치를 보니 오늘은 점심준비에 해방을 시켜주기로 한 것이다. 피네님한테서 전날 도시락을 싸가지 말자고 전화도 왔던 터이다. 게다가 꽃동네를 지나치기에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갈 수 없기에. 게다가 그 시락국과 나오는 순두부와 반찬,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이면 일행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그 막걸리에 은수님이 손수 담궈 가지고 온 복분자 원액을 타서 마시는 복막걸리는 천하일품이다. 일행의 얼굴의 발그레져 온다. 꽃동네 <해뜨는 집>은 송도에서 거래처 손님과 자주 오곤 했다. 이 집은 가끔 순두부를 서비스해 주는데, 오늘도 한 테이블에 한 접시씩이나 주니 마음이 불러지는 것 같다.

 

벌초도 안 간 운해님

엄광산 능선으로 오르는 도중에 운해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에서 출발을 한다고. 아니 벌초도 안 갔단 말인가. 우리 일행의 꽃동네 도착시간을 12시 반 정도 예상했는데, 쉬엄쉬엄 걸어도 11시 반이 조금 지났으니..... 운해님은 우리가 걸어가는 것을 고려하여 서대신동역 가까이에서 온다고 했다. 우리가 점심식사하고 나올 것을 감안하여 서대신동역에서 꽃동네 방향으로 진행을 하였는데, 우리와 조우하지 못한 것은 운해님과 와니님은 아랫길, 우리는 산허리로 나 있는 윗길 산책로를 걷고 있었기에 결국 까치고개에서 조우를 했다. 만약 윗길의 <서구 종단 트레킹> 코스에서 매복을 했더라면 만날 수 있었을텐데. 운해님 나름대로 우리를 놀래킬 모양으로 매복작전을 폈는데 길이 엇갈려 버렸네....

 

 

까치고개에서 까치(?)를 만나다.

아무튼 까치고개의 사하구 까치행복센타에서 지난번 황령산 야간산행에서 게스트로 온 이혜영님이 준비한 다과를 먹기 위해서 그곳에 들렀다.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목을 축이듯. 이 혜영님은 우리 대군에 압도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는 듯. 복숭아와 포도, 그리고 매실을 한 잔씩 했다. 마침 운해님도 대티고개 쯤에 오고 있기에 조우를 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사실 이혜영님이 뒤풀이 때 한 턱을 쏜다고 했는데, 우리 일행이 너무 많아서 기세에 눌렸나 보다.

 

 

금호지님과 동무님은 꽃동네를 지나쳐 구덕산 정상에서 천국 만찬을 하고 까치고개에서 합류를 했다. 두 분은 워낙 잰 걸음으로 달리기에 늘 선두로 달린다. 게다가 꽃동네에 자주 와서 식사를 한 관계로 오늘 두 분은 구덕산 정산에서 만찬을 즐기겠노라고. 그래서 까치고개에서 운해님 부부, 금호지님 부부를 조우를 한 것이다. 까치고개에서 행복한 까치(?)를 조우했다.

 

 

☺뒤풀이

하산 후 뒤풀이는 당초 계획대로 암남공원 주차장에서 해산물과 조개구이에 소주, 막걸리로 목을 축였다. 은수님이 총무를 맡아서 예산대로 주문한다고 고생을 했다. 하루의 피로를 마음 맞는 사람끼리 머리를 맞대고 앉아 축배의 잔을 든다. 일주일이나 2주일에 한 번씩 보는 이웃사촌. 그러기에 마음이 편안하고 허물을 덮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이 혜영님의 초딩 동창이 운영하는 조개구이집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운해님이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차선책으로 운해님이 해산물 타운을 이루고 있는 첫집으로 가서 협의를 하여 그 집으로 갔다. <고씨 할매집>에 일단 우리가 테이블을 다 차지하고 앉았다. 그 집에 들어가 5분쯤 지날 무렵 이 혜영님의 초딩 동창이 부재중 전화를 보고서 그때서야 우리를 찾아 온 것이다. 이미 모든 상황이 끝났기에 아쉬움만 남기게 되었다. 사실 이틀 전에도 이곳에 지인과 와서 바람을 쏘이러 갔다. 그때도 이 혜영님에게 초딩 동창이 하는 조개구이집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 하지만,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 오늘 이곳에 와서 다시 한 번 그녀에게 물어 보았는데, 모르기는 매 일반이었다. 공교롭게 그 조개구이집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다른 집을 선택한 것이다. 그게 인연이란 것이고, 그날의 운수라는 것이다. 또 친한 친구라면 친구가 하는 일과 상호 정도는 평소 알아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건성으로 대하는 친구가 아니라면 말이다.

 

 

암남공원 주차장 해산물타운에서 거나 하게 먹고 송도 해안 볼레길 800미터를 걸어가면서 맞은편 영도의 불빛과 정박한 배에서 밝히는 불빛에 황홀해 한다. 시원한 밤 바다의 바람이 불고, 해안 가로등은 연인들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우리에게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볼레길이다. 시내에 살면서 해안가를 밤에 이렇게 걷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 마음은 하늘에 떠가는 풍선 같다.

 

볼레길이 끝나고 송도 해수욕장 매립을 하고 있는 해변을 300여 미터 걸어나온다. 거기서부터는 모래사장이 시작된다. 마침 그대 얼씨구님이 왼쪽에 카페 베네 커피샵에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가자고 한다. 일행이 쭈삣쭈삣하는 것을 얼씨구님이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바람에 한 덩어리가 되어 들어간다. 팅커벨님은 도망가려다 붙잡히고. 거기서 얼씨구님은 팥빙수 5그릇에 커피 한 잔을 시킨다. 그리고 얼씨구님이 백산에서 신행하면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유유산속님은 숨겨둔 전 대통령의 성대묘사 "왜 내만 가지고 이래~~....."로 한바탕 웃음이 만발한 시간이 되었다. 어디에서든지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끼는 사람이 한 턱 쏘는 경향이 있다. 얼씨구님 덕분에 얼씨구 하고 신바람 나는 저녁 시간이 되었다. 송도 해수욕장의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