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지리산(백무동, 한신계곡, 세석산장, 벽소령) 산행기◈(2014. 10. 25. 토)

부산갈매기88 2014. 10. 29. 13:38

산행지: 지리산 함양 한신계곡, 세석산장, 벽소령,

◔산행일시: 2014. 10. 25.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3명(윤슬, 흔적, 청파, 금호지, 동무, 종현, 영원한부산, 붉은노을, 얼씨구, 해월정, 피네, 갈바람, 수정, 보라, 슬로우 부부, 햇띵구, 디딤돌, 까망콩, 태영, 해곤, 한사랑, 캡틴, 운해, 와니, 수희,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백무동 주차장~백무동 탐방지원 센타 ~ 첫나들이(바람) 폭포 ~ 가내소 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 세석대피소 ~ 영신봉 ~칠선봉 ~덕평봉 선비샘 ~벽소령 대피소~음정 마을

 

시간대별 코스 진행:

10:30 백무동 주차장(화장실 등 10분 휴식)

10:40 백무동 탐방지원센타

11:12 첫나들이(바람) 폭포

11:28 가내소 폭포

13:38 세석산장

13:58 세석산장 출발(중식 19분)

14:15 영신봉

15:50 덕평봉 선비샘

16:44 벽소령 대피소

18:20 음정마을

 

산행 시간: 7시간 40분(점식식사 20분, 기타 휴식 40분,)<순수 산행시간: 6시간 40분>

◍산행거리: 19.1km(GPS)

 

◎교통편: 부산백산산악회 전용버스<강남고속관광버스>

            *덕천동 부민병원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 센타에서 지리산

             주차장까지 2시간 45분 소요.

 

▶산행 tip: 이번 산행은 세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구간은 백무동 주차장에서 한신계곡을 거쳐 세석산장까지, 두 번째 구간은 세석산장에서 벽소령산장까지, 그리고 세 번째 구간은 벽소령 산장에서 임도를 따라 음정까지이다. 각 구간별 거리는 6km 이상으로 비슷한데 전체 거리는 19.1km, 산행시간은 중식 및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7시간 40분 소요되었다. 무엇보다 그 구간별로 아주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비경과 풍광을 즐길 수 있다.

 

☞1구간: 백무동 주차장~한신계곡~세석산장

첫 번째 구간인 백무동 주차장에서 세석산장가기까지의 한신계곡은 20~30대의 젊은이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첫나들이폭포, 가내소폭포, 오층폭포, 한신폭포 등으로 이어지는 힘차고 강렬한 폭포 물줄기와 소리, 그리고 그 폭포 위로 드리운 영롱한 단풍의 자태는 20~30대의 젊음을 표출하고 있다. 철제계단과 나무계단을 번갈아 지나고 개울 가로지르기를 여러 차례.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농짙은 소(沼) 위에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와 시퍼런 소를 바라보노라면 어느 새 젊은 시절의 기상이 되살아난다. 세상에서 지친 몸이 그 세찬 물줄기 소리에 에너지가 충전되어 갑자기 힘이 솟구침을 느낀다.

 

그런데 조금 아쉬운 점은 가야할 거리가 너무나 멀기에 그 아름다운 배경을 눈 속에 담고 그냥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몇장 되지 않는다.

 

세석대피소 0.7km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부터는 더욱 가파른 비탈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200미터를 더 올라가면 밧줄도 걸려 있고, 조금 힘에 부치는 코스가 된다. 세석대피소 능선길을 오르기 전에 백년을 넘게 서 있는 전나무가 오가는 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 한신계곡을 오르면서 후미대장인 붉은노을님은 수정님의 배낭을 짊어지고, 햇띵구님은 수희님의 게스트 배낭을 맡는다. 수정님이 한신계곡을 잘 오르지 못하고 뒤쳐진 이유는 아침밥을 굶고 왔다고 한다. 평소 아침을 거르고 오는 산우님들이 많은데, 아침밥은 꼭 챙겨먹고 와야 한다는 사실을.

 

☞2구간: 세석산장~벽소령산장

두 번째 구간인 세석산장에서 벽소령산장까지는 40~50대의 중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젊은 시절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자리잡은 자신의 분야에서 배를 들이밀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듯 이 구간은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기만 하면 된다. 등로는 너덜길이라 잰걸음으로 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북쪽의 지리산 천왕봉이 손에 잡힌다. 그리고 남쪽으로 노고단이 눈에 들어오고, 사방팔방의 먼 산들의 마루금이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동양화에서 많이 보던 풍경이 연출된다. 이 또한 건강한 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능선길의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 컷하고 산우들과 웃음 한 보따리도 풀어본다. 누군가 주는 과일 한 조각에 살가운 정감도 나누어 본다. 내 안의 욕심덩어리를 산등성이 저 아래로 던진다. 아래로 보이는 산자락은 제법 색동옷을 입은 새악시 차림으로 발그스름하다. 선비샘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약수를 한 사발 마셔본다. 이 산꼭대기에 이런 약수터가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도 하다. 앞서서 이곳을 개척한 선구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천년 이상을 이어져 온 길 아니던가. 그 길을 우리가 걷고 있는 것이다.

 

☞3구간: 벽소령산장~음정마을

세 번째 구간인 벽소령산장에서 음정마을까지는 60~70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탄탄하게 달려온 인생길처럼 벽소령산장에서 200미터를 내려가 임도가 나오면 그 길을 쭉 따라 휘파람을 불면서 가기만 하면 된다. 그 임도를 음정마을 1.8km 남긴 이정표가 나오면 바로 그 아래 하산길로 내려서면 된다. 비포장의 임도를 따라왔는데, 갑자기 푹신푹신한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고생한 모든 것이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게다가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하는 시점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우리를 반기고 서 있으니 기분이 황홀해진다. 조금 더 진행하면 목책계단이 나오는데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지기도 한다. 이제 땅거미가 진다. 음정마을 주차장에 도착하게 되면 7시간 40분의 인생 대도전은 끝이 난다.

 

♨산행후기

이번 산행은 하프 마라톤과 같은 거리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 힘겹고 외로운 산행이 될 수 있는 것을 함께 격려해주고 용기를 주고 옆에서 배낭까지 챙겨준다. 또 점심에 먹은 음식이 체하여 흐느적거릴 때 옆에서 사혈침과 소화제로 회복시켜준 우정. 모두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즐겁게 완주를 했다. 그래서 이번에 온 게스트가 백산의 산행은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로 좋았다고 말한다. 자기 혼자서 빨리 달려 1등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산행은 1등 선두가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혼자 내달려 혼자 즐긴다면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즐거움보다 못할 것이다. 대자연이 내뿜은 향기, 울긋불긋한 단풍, 계곡의 세찬 물소리, 시원하게 스치는 바람, 산우의 손길로 전해지는 정감, 그리고 주위의 산들이 내 가슴에 들어와 안길 때 진정 그 속에 평안함과 행복이 깃드는 것을 느끼는 하루가 된다. 행복은 자신의 입은 옷의 주머니에 숨어 있다고 한다. 오늘 그 주머니를 뒤집은 하루가 되었다. 건강은 돈으로 살 수가 없는 법.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얻고 왔다.

 

금호지님이 한신계곡 끝자락에서 다리에 쥐가 내릴 때 옆에서 다리를 주물러 주던 종현님, 영신봉을 지나 내 배가 체했다고 했더니 사혈침을 가지고 와 사혈을 해주던 백산의 주치의(?) 피네님, 그리고 소화제 한 알을 준 윤슬님, 수희님의 게스트 배낭을 거들어 준 햇띵구님, 수정님의 배낭을 한신계곡에 통째로 받아서 메고 온 붉은노을님. 한 장의 사진이라도 더 좋은 것으로 기록으로 남기려는 금호지님. 산행 때마다 전코스를 진두지휘하며 앞뒤로 내달리는 운해대장님, 그 산우님의 사랑과 정열이 있기에 백산이 더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그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백산이여 영원하라~~!

 

 

♣산행지도: 지형만 참조바람(코스는 다름)

 

♣산행사진

 

 

◇ 한신계곡:「깊고 넓은 계곡」의 의미로 한신계곡이며 다른 하나는 한여름에도 몸에 한기를 느낀다 해서 한신계곡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리산 북부의 깊고 넓은 한신계곡은 함양군 마천면 백무동에서 세석고원까지의 10Km 한신계곡은 영롱한 구슬이 구르듯 맑고 고운 물줄기의 폭포수의 계곡이다.

 

▼ 첫나들이 폭포: 20여개의 물줄기를 자랑하는 이 폭포는 바람폭포로도 불리고 있다. 한신계곡의 옥수가 처음으로 사바세상에 나와 흐르는 폭포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제다리 아래로 쏟아지고 있는데 다리 위에서 보다 아래서 위로 보는 폭포수가 장관이다.

 

 

▼가내소 폭포전설: 먼 옛날 한 도인이 이곳에서 수행한지 12년이 되던 어느날 마지막 수행으로 가내소 양쪽에 밧줄을 묶고 눈을 가린채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지리산 마고할매의 셋째딸인 지리산녀가 심술을 부려 도인을 유혹하였고, 도인은 그만 유혹에 넘어가 물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도인은 '에이~ 나의 도는 실패했다. 나는 이만 가네'하고 이곳을 떠났다 하여 '가내소'라고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벽소령에서 달밤이면 푸른 숲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너무나 희고 맑아서 오히려 푸르게 보인다 하여 ‘碧霄嶺’으로 부르게 됐다고 한다. 벽소령의 달은 지리산 10경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