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영암 월출산(809m) 산행기◈(2014. 11. 8. 토)

부산갈매기88 2014. 11. 12. 16:24

산행지: 영암 월출산 천황봉(809m), 구정봉(705m)

◔산행일시: 2014. 11. 8,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9명(스마트, 윤슬, 청림, 햇살, 산하, 솔뫼, 혜영, 병원인, 애진봉, 천황산, 키종, 얼씨구, 청파, 라파, 산들바람, 송향, 진주, 잉카 부부, 수정, 효리, 붉은노을, 팅커벨, 수니, 현진, 와석, 흔적, 슬로우2, 은수, 태영, 와니, 팔도강산, 나눔약수터, 순남 부부, 김지영, 가평, 조우현, 부산갈매기 외)

 

산행코스: 월출산 국립공원 주차장~탐방로 입구~천황사~구름다리~사자봉~천황봉~바람재~구정봉~미왕재(억새밭)~도갑사~주차장

 

◷시간대별 코스 진행:

11:24 월출산 공원 주차장 도착

11:35 출발

11:43 탐방로 입구

11:53 천황사

12:30 구름다리

13:35 천황봉 1km 이정표 지점(식사 25분)

14:27 통천문

14:30 천황봉(휴식 15분)

15:10 돼지바위

15:21 남근석

15:28 바람재(구정치)

15:38 베틀굴

15:45 구정봉

16:16 토끼굴(?)

16:33 미왕재(억새밭)

17:30 도갑사(세수 7분)

17:37 주차장

 

★산행 시간: 6시간 02분(점식식사 25분, 기타 휴식 40분,)<순수 산행시간: 5시간>

◍산행거리: 10.07km(GPS)

 

◎교통편: 부산백산산악회 전용버스<강남고속관광버스>

            *덕천동 부민병원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센타에서 월출산 국립공원

             주차장(천황사 지구)까지 2시간 40분 소요.

 

산행 tip: 이번 월출산은 암릉미와 구름다리, 단풍을 감상한다는 3박자가 기대되는 산행이다. 월출산의 명성은 12대 국립공원 사진 공모전에서 <월출산 일출>로 대상을 수상한 산으로 사진만 보아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산이다.

 

산행코스는 탐방로 입구에서 천황사를 거쳐 구름다리로 오른 후 조망하는 1단계, 그 구름다리에서 천황봉 가기까지의 암릉미와 계곡을 조망하는 2단계, 천황봉에서 구정봉까지 가는 도중의 암릉미를 감상하고 산자락에 숨겨진 보물을 찾아보는 3단계, 그리고 구정봉에서 미왕재(억새밭)를 거쳐 도갑사에 이르는 계곡 단풍산행 등의 네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구간마다 대형 수석과 보물찾기를 하듯 볼거리를 마련해 두고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칠 수가 없다.

 

전체 종주 산행거리는 천황사 지구 주차장에서 도갑사 지구 주차장까지 10.07km, 6시간 정도 걸리게 된다. 산행 시간도 인파에 밀리지 않으면 30분 정도는 단축할 수 있지만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로 한계에 부딪힌다. 그러나 쉬엄쉬엄 오르는 만큼 눈에 비춰지는 암릉 곳곳에 숨겨진 기암괴석의 비경과 단풍은 올해 최고의 산행이었음을 자부한다. 한 번 더 가자고 하면 기꺼이 또 가고 싶은 월출산이다.

 

공원 주차장 ▻탐방로 입구 ▻천황사 ▻구름다리

공원 주차장에서 구름다리까지의 1단계 중 주차장에서 탐방로까지 15분여 길가의 은은하면서도 때로는 붉디붉은 단풍을 바라보면서 오른다. 발걸음은 쉬엄쉬엄 워밍업을 하면서 오르게 되면 서서히 가을의 서정에 젖어든다. 그리고 탐방지원센타의 탐방로 입구가 나오면 천황사까지 좁은 등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천황사를 지나면서 길은 가팔라지고 너덜길이 나오게 되어 심신에 부담감을 준다. 타지에서 온 인파가 많아서 하산을 하는 산꾼을 기다리거나 뒤에서 시간에 쫒기는 산꾼에게 길을 비켜서지 않으면 안 된다. 초입에서 구름다리까지는 55분 정도 소요된다. 산꾼이 몰리지 않으면 10여 분은 단축할 수 있건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구름다리 가까이 오면 그 아래에 팔각정이 있다. 산꾼들은 그곳에서 요기를 한다고 야단이라 자갈치 시장은 명함도 못 내민다. 북적대는 그곳에서 월출산의 명성을 실감하게 된다. 게다가 머리 위로 보이는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자리다툼을 한다고 요란스럽다. 함께 사진을 찍겠다고 지인을 부르는 소리에 귀가 따갑다. 이제 거기서 구름다리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을 살짝 오르면 주황색으로 칠해진 구름다리가 하늘에 매달려 있다. 그 구름다리의 지상고는 120미터, 길이 54미터, 폭 1미터이다. 폭이 좁다 보니 한두 명이 어깨동무를 하고 서노라면 아예 길을 막게 되어 교행이 불가능하다. 산행시간에 쫓겨 마음이 급해서 구름다리를 지나가려는 사람도 짜증은 나지만 부득이 기다려준다. 특히 구름다리가 시작되는 오른쪽 입구의 포토존에는 10여 명씩 인증샷을 한다고 진을 치고 있어서 구름다리나 그 뒤편으로 보이는 장군봉 능선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기도 쉽지가 않다.

 

용케도 구름다리 위에서 자리를 마련해서 일행들과 사진을 몇 컷 해본다. 다리 상판은 울렁거리고 조금 흔들린다. 인증샷이 끝난 사람들은 재빨리 다리를 건너서 다리 건너편으로 간다. 거기서 병풍처럼 둘러쳐진 뒤편의 장군봉의 암릉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날려본다. 그곳에서 천황봉으로 가려는 수십명의 인파가 철계단을 오르기 위해서 지정거리니 꾸물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철계단은 암벽에 직각에 가깝게 착 달라붙어 있어서 만만치가 않다.

 

▶구름다리 ▻사자봉 ▻천황봉

구름다리 건너편의 철계단으로 이어진 산이 매봉이다. 그 직벽에 가까운 철계단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조금 올랐다 싶으면 옆으로 돌아가고 또 철계단을 올라 한숨을 돌리려 하면 또 다시 좁다란 철계단이 앞에 턱하니 나타난다. 그러기를 몇 번 철계단을 오르게 되면 전망바위에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 저멀리 동쪽으로 제암산이 보이고 남쪽 멀리 아스라이 두륜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건너편의 장군봉 능선이 더 큰 위용을 드러내며 살짝 눈 위로 올려다 보인다. 그리고 바로 매봉 뒤편의 사자봉의 깍아지른 암벽에 가슴이 짓눌리게 된다. 발 아래 멀리 떨어진 곳의 사자저수지도 눈에 들어온다. 그 전망바위에서 누군가 과일을 꺼낸다. 점심시간인지라 허기가 진다. 그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힘이 소진되어버린 것이다. 맥이 풀어진 상태다.

 

이제 그 매봉의 암릉을 넘어서 계곡을 내려선다. 오른쪽은 사자봉 암벽이 막혀있어서 너덜길을 내려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0여 미터를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다시 300여 미터를 올라가야 산허리에 닿을 수 있다. 그러면 천황봉 1.0km가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온다. 일행은 점심시간이 지난 1시 반이 넘었기에 점심을 먹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등로 조금 내려선 곳의 빈터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는다. 5분 후 후미에서 붉은노을님과 일행 8명이 내려와 배낭을 푼다.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네 군데 분산하여 앉아서 식사를 한다. 선두로 앞서간 얼씨구님과 그 일행은 10분 후 정상에 도착해서 식사를 한다고 무전이 온다. 대략 선두조와는 20여 분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25분 정도 식사를 한 후 등로를 따라 천황봉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계곡 아래의 산자락은 울긋불긋하고 은은한 모양의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마루금에는 뾰족뾰족한 성곽의 모양이 있는가 하면 어떤 바위는 큰 책을 올려놓은 모양도 있다. 또 어떤 암릉 위에는 동양화에 나오는 그림처럼 소나무가 우뚝 솟아있는 것도 있다. 조물주가 만든 작품이 이처럼 심오하고 황홀하여 넋을 잃고 잠시 등로를 이탈하여 전망바위에서 감회에 젖는다. 세상의 인위적인 멋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풍화되고 깎이고 다듬어져 바위와 나무가 최상의 가치를 부여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서쪽으로 천황봉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암릉 위에 사람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적은 숫자가 아니다. 또 천황봉으로 오르는 등로에는 순례자의 행렬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것이 보인다. 왜 그토록 땀 흘리며 고통을 참아가며 오를까? 그 고통에 비해서 기쁨과 행복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일까? 아니 인위적인 세상이 주지 못하는 대자연의 숨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기암괴석의 수석이 던지는 무언의 소리를 듣고 마음으로 느끼기 위해서인가. 등로는 좁아서 천황봉에서 하산하는 인파와 교행이 불가능한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잠시 지정거린다. 그러나 누구 하나 짜증내는 사람이 없다. 어느덧 자연에 순화된 탓일까.

 

통천문에서는 앞서간 일행이 인증샷을 하고 있다. 태영님이 열심히 일행에게 샷터를 눌러댄다. 이 문이 하늘로 통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서 선조들은 통천문이라고 지었지 않았을까. 통천문을 지나 산허리를 돌아가도 아직 이정표는 천황봉이 100미터나 남았다고 한다. 나무계단을 오르는 우리에게 지친 탓인지 100미터는 몇 배나 되는 거리로 느껴졌다. 드디어 너럭바위가 나타나고 백여 명의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천황봉 정상석 주위에는 인증샷으로 중공군 인해전술 못지 않다. 너럭바위는 너무나 크고 넓어서 족히 300여 명은 운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행히 앞서간 우리 일행이 있어서 단체 인증샷 순서를 빨리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인 인증샷 한 컷을 하기에는 수월치가 않았다. 일행은 정상 부근에서 하늘과 멀리 떨어진 산을 배경으로 천상의 기쁨을 사진에 담는다. 또 어떤 이는 정상석이 워낙 붐비어 월출산소사지 표지석 앞에서 인증샷을 하기도 한다.

 

정상 주위는 소란스러워도 아름다운 비경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 주일 동안 억눌렸던 마음속의 무거움이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다. 대자연의 서사시가 가슴에 들어앉는다. 일행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밝은 미소와 환희의 웃음소리가 산꼭대기에서 흩어진다. 삼삼오오 너럭바위에 주저앉아 카메라 앞에서 날개 없는 천사가 되어본다. 이 순간을 위해 그렇게 달려오지 않았던가. 건강해야 기쁨도 더 크고, 감동도 몇 배나 더 되는 것 같다. 새파란 하늘에 쌓인 스트레스를 다 날려 보낸다.

 

▶천황봉 ▻바람재 ▻구정봉

천황봉에서 건너 보이는 구정봉으로 가려면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한다. 다행히 중간 중간에 전망바위가 있어서 일행들은 삼삼오오 의기투합하여 그 현장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아래로 펼쳐지는 뾰족한 암릉미에 발걸음이 쉽게 옮겨지지가 않는다. 일행은 발걸음을 떼면서 카메라는 손에서 놓치를 못한다. 그리고 눈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행여 수석같은 바위 하나라도 놓칠세라 신경을 곤두세운다.

 

천황봉에서 20여 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돼지바위가 주둥이를 하늘로 쳐들고 있다. 거기서 10여 분 나무계단을 올라서서 암벽을 돌게 되면 남근석이 나온다. 그 남근석은 동쪽 300~400미터 떨어진 건너편의 베틀굴(음굴, 금수굴)과 마주 보고 있어서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단다. 그리고 거기서 6~7분을 가면 바람재 이정표가 나온다. 바람재 암릉 위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구정봉 아래의 장군바위가 투구를 쓴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버티고 있다. 이제 베틀굴 방향으로 나아간다. 베틀굴 안은 영락없이 여자의 성기 안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게다가 굴 안에서 칙칙하게 물이 흘러나온다. 베틀굴은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해 이 지역의 아낙네들이 굴로 피신하여 베를 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베틀굴에서 구정봉으로 가기 위해서 굴 위의 비탈진 암벽을 걸어올라 간다. 그렇게 비탈진 편은 아니지만 외줄이 하나 걸려 있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오른쪽 방향 표시를 따라 30여 미터를 가면 구정봉으로 오르는 굴이 나온다. 굴 길이는 5미터 남짓으로 한 사람밖에 지나갈 수가 없다. 그래서 하산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기를 해야 한다. 일행들은 모두 날씬한지 배낭을 메고 그 굴을 수월하게 통과한다.

 

그 굴을 지나 쇠지지대를 잡고 구정봉의 암릉 위에 오르면 여기저기 크고 작은 물구덩이를 보게 된다. 9개의 물구덩이가 파여져 있다고 해서 구정봉(九井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30~40여 명은 앉을만한 너럭바위에 포탄을 맞은 것처럼 바위에 구멍이 숭숭 패여 있고 그 안에는 물이 3분의 1만큼 고여 있다. 구정봉 정상에서 일행은 너댓 명씩 어깨를 맞대어 추억의 시간을 남긴다. 지나온 천황봉이 올려다 보이고, 남쪽 방향으로 향로봉이 보인다. 이제 암릉의 멋진 모습은 뒤로 남기고 가야 할 시간이다.

 

▶구정봉 ►미왕재(억새밭) ▻도갑사

구정봉에서 도갑사까지 이정표는 4.1km를 가리키고 있다. 이제 벅찬 감동을 안고 하산할 일만 남는다. 뭔가 숙제를 다 풀고 가는 홀가분한 느낌이다. 구정봉에서 20여 분을 가는 도중 암벽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개구멍을 오른쪽에서 만나게 된다. 앞에서 거창한 것을 보고 나니 그것은 별로 감동이 없다.

 

거기서 7~8분을 가니 외길이라 올라오는 대여섯 명의 산꾼이 있어서 2~3분 대기를 한다. 그들은 오늘 어딘가 비박을 할 셈인가 보다. 배낭의 크기가 예사롭지가 않다. 산허리를 따라 억새가 있는 미왕재로 진행한다. 앞서간 일행이 미왕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막 빗방울이 뿌리고 있어서 후미대장인 붉은노을님은 얼른 하산하자고 여자 회원들에게 재촉을 한다. 미왕재 갈림길에서 도갑사까지는 2.7km라고 이정표는 알려주고 있다.

 

미왕재 시작점은 나무계단 위에 타이어를 자른 고무판으로 되어 있어서 걷기에 다소 부담이 적다. 조금 내려가니 계곡 옆이라 너덜길이다. 그런데 마지막 단풍이 우리의 앞길에 붉은 치마를 입고 기다리고 있었으니 감동이 물결이다. 단풍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수줍은 새악시 치마 모양 붉게 타고 있다. 빗방울이야 떨어지든 말든 서정적인 분위기에 젖는다. 주위는 조금씩 어두워져 온다.

 

도갑사 500미터를 남겨두고 붉은노을님과 청파님과 함께 개울가로 가서 머리를 감아본다. 개울에는 떠나가는 가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개울물은 이제 시럽다. 머리의 신 냄새를 제거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고 날아갈 것 같다. 앞서간 일행들도 개울을 건너기 전에 개울에서 세수를 하고 일어선다. 도갑사 뒤편에 막 들어서려는데 붉은 단풍이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다가 반겨준다. 그 앞에서 일행은 사진을 몇 컷 해 본다. 역사가 있는 도갑사를 시간이 허락치 않아 마당을 가로질러 석조에서 물 한 바가지를 퍼서 마신다. 그래도 그 석조는 330여 년이 되었다고 하니 여러 세대를 거쳐 왔지만 변함이 없다. 단지 변했다면 그 물맛이 변하고 인심이 바뀐 게 아니었을까.

 

◈산행 후기에 덧붙여

월출산 산행은 운해대장님이 일신상의 이유로 진행을 못하게 되어 3주 전에 진행요청을 받았다. 산행공지를 한 후 사흘 만에 만차가 되어버렸고, 대기자도 4~5번까지 갔다. 정말 명산은 모두 아는가 보다. 100대 명산 12위에 올라있는 월출산. 과연 그 이름값을 한다는 것을 실감했다. 소금강이라고 불릴 만큼의 이름값은 하고 있다는 사실을. 월출산까지 장거리라 버스 통로에 앉아서 가는 것이 무리인데도 김지영님과 가평님은 통로에 앉아서 갈 각오로 왔다고 한다. 쉽지 않은 용기였지만 청림님과 스마트님이 자리 양보도 해주고 배려를 해 주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월출산 산행을 잘 다녀왔다.

 

다른 산악회에서 볼 수 없는 끈끈한 가족애 같은 게 백산에서는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도 있다. 특히 청파님과 함께 첫 산행을 한 라파님의 체력도 보통이 아니어서 일부 남자회원이 따라붙어려다 허탕을 쳤다는 소문도 있으니 새로운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암릉 산행이기에 쉬엄쉬엄하면서 힐링 산행에 주안점을 둔 산행이었다. 그러기에 대자연의 비경을 나름대로 느끼고 가슴에 품은 산행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무엇보다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 모두 즐기는 산행을 하였다는 점에 만족스럽다. 가능하면 함께 느끼고 감동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점이 백산의 자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음 정기산행은 고흥 팔영산의 아홉 봉우리가 기대된다. 그 벅찬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또 한 주일을 살아가는 것이다. 채우지 않은 저수지는 고갈되어 더 이상 쓸모가 없듯이 희망과 꿈, 에너지가 고갈되어서는 매일의 삶이 신경질적이고 짜증스러운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족이나 주위분들에게 밝은 미소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는 점이다. 그 정상적인 몸 상태를 돌려놓는데 등산이 한 몫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기를.....

 

 

◈산행지도: 지형만 참조(코스는 다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