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갈매기의 합천 의룡산(481m), 악견산(634m), 금성산(592m) 산행기 ◈(2014. 12. 27)

부산갈매기88 2014. 12. 31. 11:48

◎산행지: 합천 의룡산(481m), 악견산(634m), 금성산(592m)

★산행일시: 2014. 12. 27.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4명(청파, 금호지, 동무, 윤슬, 스마트, 보라, 얼씨구, 붉은노을, 솔뫼, 혜영, 솔개, 팅커벨, 수정, 한사랑, 흔적, 갈바람, 와석, 수희, 수니, 은수, 백합, 숙이, 청림, 산우, 종현, 군자대로, 배일식, 산들바람, 형제, 부용, 유유산속, 방랑자, 광유, 파도,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용문정~V자 홈통길~의룡산(481m)~악견산(634m)<식사 25분>~철계단~관광안내도(도로변)~합천호 관광농원~대원사~암릉전망대~금성산(592m)~새터/회양교

 

◔시간대별 산행코스:

  10:14 용문정 도착

  10:27 산행시작

  11:11 V자 협곡능선

  11:28 의룡산(481m)

  12:50 악견산(634m)<식사 25분>

  13:50 철계단

  14:09 관광안내도(도로변)

  14:16 합천호 관광농원

  14:43 대원사

  15:23 암릉 전망대

  15:35 금성산(592m)

  15:42 금성산 봉화대

  17:00 새터/회양교

 

★산행 시간: 6시간 33분(점심식사 25분, 기타 휴식 및 알바 68분)<순수 산행시간: 4시간 50분>

◍산행거리: 10.8km(GPS)

◎교통편: 백산산악회 전용버스

 

 

▶산행 tip: 이번 산행은 합천호 동남에 위치한 의룡산, 악견산, 금성산의 세 산을 완등하는 것이다. 세 산이 500~600미터 조금 넘는 산이라 외견상 보기에는 ‘이 까짓것’하고 아주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의외로 산 높이에 비해서 암릉이 많은 악산이라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세 개의 산이 독립적으로 별개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다른 산과는 아주 다르다. 통상 주봉이 있으면 그 주봉 아래에는 여러 개의 작은 산이나 등성이가 있으나 합천의 이 세 개의 산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그 주봉을 바로 치고 올라가야 하기에 다소 힘에 부치게 된다.

 

특히 정기산행에서는 운해님과 함께 했기에 부담감 없이 다녔지만, 이번 산행에는 산행대장인 운해님이 빠지는 바람에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알바를 악견산에 하산하면서 한 번, 금성산 정상 부근에서 한 번, 그리고 하산해서 음식점 찾아간다고 또 한 번 이렇게 세 번 알바를 하고나니 1시간 이상이나 더 걸리게 되었다. 그러나 셋이 오붓하게 알바를 하면서도 합천호와 그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한우 한 점을 덜 먹더라도 모처럼 오붓하고 느긋한 이 산행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다. 6시간 반의 산행을 하는 동안 사나이의 우정을 다진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왜 평소와는 다르게 A코스와 B코스를 뒤바꿔 놓았을까?

의룡산은 산행 들머리의 영문정에서 1시간 정도 오르면 되는데, 들머리는 개울을 건너가야 한다. 징검다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개울에 놓여 있는 큼직한 바위를 뛰어 넘어서 건너가야 한다. 그리고 건너편 계곡을 따라 5~6분 정도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서서히 된비알이 시작된다. 거기서 조금 오르면 야트막한 등성이가 나오고 계속 왼쪽으로 진행을 하게 되면 사지를 다 써야 하는 암벽이 여러 군데 나온다. 때로는 외줄타기도 몇 번 해야 한다. 워밍업도 제대로 하지 않고 된비알을 사지로 오르다 보니 숨이 거칠어지고 입에서는 단내가 난다. 그리고 의룡산 정상의 마지막 관문인 V자 협곡의 홈통길을 오르면 사방이 열리기 시작하고 합천호가 내려다보인다. 의룡산 바로 아래의 암릉은 용의 몸통을 타고 오르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하여 의룡산 정상 바위에서 기지개를 한 번 켜본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의룡산과 악견산을 완등하고 하산하는 A코스와 의룡산, 악견산 그리고 금성산을 완등하고 하산하는 B코스로 나뉘어 산행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외로 평소와 다른 A코스와 B코스로 분류해 두어 산우들은 A코스를 대부분 선택했다. 그래서 B코스를 갈 사람부터 먼저 출발을 했다. B코스 지원자는 방랑자님과 게스트, 백합님, 얼씨구님, 그리고 나 다섯명 뿐이었다. 당연히 B코스에 지원자가 많을 줄 알았는데, 아뿔싸 그게 아니었다. B코스를 지원하여 개울을 건너는 A코스 산우님들의 사진 몇 장을 찍고 앞서간 네 사람을 따라가니 이미 거리가 제법 난다. 게다가 의룡산으로 오르는 암벽 때문에 시간이 더 지체되어 방랑자님과 백합님은 이미 가시권에서 멀어졌고, 얼씨구님과 방랑자의 지인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부득이 두 사람과 합류하여 셋이서 운명의 산행이 시작된 것이다.

 

▶독립된 의룡산과 악견산, 암릉의 미로에서 숨박꼭질하다.

의룡산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악견산이 바로 코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의룡산에서 악견산으로 오르려면 안부까지 20여 분을 내려갔다가 또다시 서서히 악견산으로 올라야 하기에 산꾼의 산행의욕을 꺾이게 만든다.

 

악견산으로 오르는 길은 의룡산에서 내려와서 안부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올라야 한다. 방랑자님의 지인이 오르막길은 힘이 조금 부치는 듯 보인다. 의룡산까지 쭉 지켜 본 결과 지구력과 체력은 어느 정도 된다는 사실을 간파했기에 악견산으로 오르는 5부 능선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기고 한다. 거리가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기에 3~4분만 기다려 주면 합류할 수가 있다. 악견산 정상은 여기저기 암릉으로 되어있고 큰 바위에 구멍이 여기저기 나있어 숨박꼭질을 하듯 길을 찾아가야 했다. 얼씨구님과 악견산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이 방랑자님의 지인이 찾아온다. 그의 지구력에 경의를 표한다. 약한 바람이 불기에 어디 양지바른 곳에서 식사할 장소를 찾는다. 햇살이 따뜻하게 드는 곳에 셋이 앉았다. 얼씨구님이 가지고 온 솔이파리주의 향기가 입안 가득 고이는 게 밥맛을 당기게 한다. 셋이서 오붓한 번개같은 정기산행이 되었다. 합천호는 저멀리 파란 하늘 아래 파랗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산행대장이 되어야 하는 것임을.

양지바른 곳에서 식사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섰다. 식사 하기 전에 얼핏 합천호 관광농원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 아니 <댐/ 운동장>방향이라는 이정표를 보았다. 일단 점심을 먹고 코스에 대한 지도를 보자고 셋이서 의논이 되었다. 그러나 식사를 하고 일어서면서 합천호 수문입구의 합천호 관광농원 방향으로 무심결에 하산을 하게 되었다. 그게 바로 알바를 하게 된 동기요, 고생길로 접어든 시작점이다. 내 자신이 산행대장이 되었어야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탓을 어찌하랴. 누군가 해 주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걸치면 되었지만, 오늘은 그게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따라가는 것 하고, 자신이 주체가 되는 것 하고는 천양지차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10여 분 내려가다 보니 아뿔싸 이 방향이 아니라는 느낌이 온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산을 내려왔기에 되돌아가기에는 의욕이 꺾였다. 제법 가파른 비탈길을 하산해서 합천호 관광농원을 지나 합천호 수문 입구의 삼거리 길에소 운해님을 만났다. 운해님은 합천호 부근에 갔다가 택시를 타고 되돌아 왔다고 했다. 운해님은 붉은노을님에게 무전을 해서 위치를 묻고 있었다. 우리 일행 셋은 대원사 방향으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도로변에 30여 미터 올라간 지점에 대원사가 위치해 있었다. 어느 산을 가나 비슷한 이름의 사찰이 있듯이 이곳 이름도 대원사라고 한다. 아담한 사찰이었지만 입구에는 폭스바겐 차가 한 대 세워져 있었다. 외관상 보기에 다른 사찰에 비해서 조금 여유가 있는 듯 보였다. 이제 임도를 따라 쭉 올라간다. 10여 분쯤 올라가니 왼쪽으로 난 등산로가 나왔다. 줄곧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등로였다. 맨 뒤에 오는 방랑자님의 지인은 끈기있게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8부 능선쯤에서 그를 생각하여 한 번 쉬었다. 셋이서 동고동락을 함께 하며 우정을 다지고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은 보통의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나이의 우정은 힘이 들 때 빛이 나는 것이다. 과일이라도 한쪽씩 나눌 수 있고, 물 한 모금이라도 같이 마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우정은 살아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대자연 속에서 마음이 열리고 내 안의 욕심의 찌꺼기가 밖으로 튀어나온다면 오늘 이 순간 이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등로 오른쪽에 금성산의 암릉이 보이긴 했지만, 우리가 올라가는 계곡은 맥이 빠지게 길었다. 산 등성이에 올라서기 전에 마지막 철계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능선에 올라서니 북쪽에 큼직한 고인돌처럼 들어올려진 바위가 있었다. 그리고 그 왼쪽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합천호의 풍광은 땀을 흘리며 올라온 고통을 완전히 한 방에 해소시켜 주었다. 셋이서 번갈아 가며 사진 속에 우정의 시간을 남겼다.

 

▶금성산의 외로운 산불지기 ►짝퉁 시그널에 멍들다.

그 전망바위에서 금성산 정상까지는 100여 미터 정도였으나 능선을 따라 철계단도 나오는 코스였다. 금성산 정상석은 편평한 평지에 세워져 있고, 암봉이 있는 정상은 별도로 철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암봉에 올라서니 사방이 열리어 서쪽으로 황매산, 감악산이 보이고, 동쪽으로 허굴산이 보였다.

 

그 암봉에 올라가는데 산불초소 안에서 인기척을 내더니 산불지기가 밖으로 나왔다. 외로이 홀로 산을 지키고 있었다. 중차대한 일을 하고 있지만 홀로 있다는 생각에 뭔가 허전함과 외로움이 느껴진다. 그 암봉에는 그 옛날 봉화대 역할을 했다는 기록도 있었다. 운해님에게서 우리의 위치가 어딘지 무전이 날라온다. 금성산 정상부에서 회양이라는 이정표를 따라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 20여 미터를 가다가 되돌아 올라가서 암봉 바로 아래의 철책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간다. 그런데, 거기가 전부 바위투성이라 길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타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리본을 따라 하산을 한다. 그러나 내려가면서도 얼씨구님이 이 길이 맞느냐고 물어온다. 정말 바위투성이의 너덜지대라 이 바위 저 바위 위로 발걸음을 겨우 떼어서 내려간다.

 

15분 여 정도 하산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완만한 능선이 나왔다. 거기서부터 알바의 두 번째 시작이다. 타 산악회가 무더기로 달아놓은 리본이 합천호가 보이는 등성이에 매달려 있었다. 산세로 보아서 분명히 능선을 따라 길이 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가운데, 부산의 모 산악회에서 매달아 놓은 리본이 그 능선길에 있었다. 그래서 그 리본을 따라 진행을 해본다. 그런데, 5분여 내려가니 등로는 없어지고 모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리본은 엉뚱하게도 낙엽이 많이 깔리고 70도 이상이나 되는 비탈길로 인도되어 있었다. 그 비탈길을 앞서서 방랑자님 지인이 내려간다. 같이 내려가다가 아무래도 뭔가 아니라는 예감이 번쩍 든다. 그래서 멈추어 왼쪽 건너편의 등성이로 올라서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타 산악회에서 리본을 많이 매달아 놓은 그 부근 아래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곳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등산로를 찾기 위해서 GPS를 가동시키기 위해 폰을 보니 웬걸 배터리마저 돌아가셨다. 물을 마시며 숨고르기를 하여 GPS를 켜니 등로는 타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방향이 맞았다.

 

거기서 5분도 채 가지 않아 비탈이 70도 이상이나 되어 잠시 멈추고 무릎 보호대를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계속해서 운해님에게서 무전이 온다. 4시가 넘은 시간이라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식당 안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점차 하산길은 완만해지고 밤나무단지가 나타났다. 거기서 그 임도대로 따라 가야 하는데, 급한 김에 곧바로 직선으로 가로질러 하산했다. 아뿔싸 요게 세 번째 알바의 구실이 되었다. 급하면 돌아가라는 했던가. 도로에 내려서면 오른쪽 회양교 방향으로 가야 했는데, 우리는 왼쪽으로 5~6분 진행하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서 부랴부랴 GPS를 가동시키기 시작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GPS를 가동시켰으나 시골이라 수신이 제대로 안 되어 시간이 걸린다. 또 다시 운해님에게서 무전이 온다. 이제는 회양교 부근이라 했더니 식당 승합차를 가지고 나타났다. 웬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다. 이렇게 해서 오늘 셋이서 땀 흘리며 자연속에서 우정을 다진 시간은 끝이 났다.

 

▶한우숯불구이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합천군수도 안 부러워!!!

식당에 도착하니 방랑자님이 멋쩍은 얼굴을 들이밀고, 여러 산우님들이 반겨주었다. 또 방안에 들어서니 꼴찌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소리가 요란하다.세 사람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알바를 해가면서 산행을 했지만, 이런 기회는 다시없을 것이다. 아마 앞으로 영영 없을 것 같다. 버스 출발시간이 35분여 남았기에 그래도 여유가 있다. 윤슬님이 사랑을 담아 손수 구워주는 한우고기를 셋이서 한 점씩 입안에 넣어본다. 그리고 방랑자님의 <죄송주>를 받아 마신다. 방안에 있는 산우님들은 모두 발가스름한 얼굴을 하고 웃음이 피어나고 있다. 꼴찌 옆에 앉아 은수님, 팅커벨님, 종현님 등 막걸리를 따라 주면서 격려를 해준다. 어째 합천군수가 부럽지 않은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과 오늘은 오랜 시간 함께 하지 못했지만, 합천호의 비경과 함께 땀 흘리는 가운데 사나이의 진심을 쏟아낸 하루였다.

 

때론 인생살이가 힘들 때도 있고 주위의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을 수가 있지만 산행을 통해서 그 모든 것이 치유되는 것 같다. 늘 그 자리에서 포근하게 품어주는 산과 나무, 그리고 함께 하는 산우님에게서 감동을 받는다. 우정은 땀방울의 보석 속에 감추어 있고, 그 보석은 함께 했을 때 영롱하게 빛을 발한다. 함께하는 마음의 즐거움과 행복감에 백산님들은 머리를 또 맞댄다. 한우의 맛보다 백산님들의 웃음이 더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이번 산행에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지난 한 해 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에게도 깊이 감사드린다. 운해대장님이 빨리 건강을 되찾아 백산을 잘 이끌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새해 새 소망으로 뭉쳐 보자!!!

 

산행지도: 지형만 참조바람(코스 일부 다름)

*산행사진

▲사진 출처: 금호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