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창원 천주산 번개 산행기 ◈(2015. 4. 11. 토. 맑음)

부산갈매기88 2015. 4. 17. 18:00

◎산행지: 창원 천주산(638.8m)

★산행일시: 2015. 4. 11.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22명(금호지, 솔뫼, 청파, 종현, 청림, 봄산, 유유산속, 폭우, 와니, 숙이, 여니아, 송향, 비주, 은수, 수피아, 수정, 가연, 팅커벨, 피네, 현진,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천주암 입구 주차장~굴현고개~천주봉(478m)~팔각정~만남의 광장~헬기장 1,2,3~천주산 용지봉(638.8m)~함안경계~임도 삼거리~계곡 건넘~오토 캠핑장~관리사무소~외감리 달천공원 주차장

 

◔시간대별 산행코스:

  10:50 천주암 입구 주차장

  11:00 굴현고개

  11:47 천주봉(478m)

  12:03 팔각정

  12:17 만남의 광장

  12:30 헬기장1(식사 30분)

  13:55 천주산 용지봉(638.8m)

  14:29 함안경계 갈림길 이정표

  14:40 임도 갈림길

  15:02 산중턱 갈림길

  15:10 계곡 건넘

  15:35 오토 캠핑장

  15:40 외감리 달천공원(계곡) 주차장

 

★산행 시간: 4시간 50분(중식 30분, 기타 휴식 30분)

                           <순수 산행시간: 3시간 50분>

◍산행거리: 7.9km(GPS)

◎교통편: 15인승 승합차 1대 및 SUV차량 1대

 

▶산행 tip: 이번 창원 천주산 산행은 진달래가 피는 최적기에 등정을 하여 붉은치마 저고리를 입은 여인의 자태를 실컷 구경하고 왔다. 천주산 용지봉은 소방차를 불러야 할 정도로 붉디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왜 제철에 피는 꽃을 보려고 아우성을 치는가는 현장에 가보지 않고서는 실감하지 못한다. 게다가 부산 대저생태공원의 유채꽃은 샛노란 저고리의 아이들을 만난 듯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꽃들은 벌과 나비를 불러모으지만 때로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화신(花神)이 된다. 그 꽃들이 영혼을 울리게 한다. 산행의 들머리는 천주암 주차장 입구에서 하려고 했지만, 인파가 너무 많아서 북동방향으로 500여 미터쯤 올라간 굴현고개에서 시작을 한다. 굴현고개에서 천주봉까지는 50분 채 걸리지 않는데, 깔딱고개를 30여 분간 올라가야 한다. 중턱의 전망바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길은 꼬불꼬불 아리랑쓰리랑 등로를 연상케 한다. 빤히 보이는 게 더 힘이 든다. 올려다보면 10여 분만에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의외로 된비알의 위력에 눌리고 인파에 압도되어 쉬엄쉬엄 오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깔딱고개에 여자 회원 일행이 조금 힘겨워 보인다. 그러나 후미에서 챙겨주는 남자 대원에 힘을 얻어 열심히 오른다.

 

들머리에서 천주봉(478m) 바로 아래의 중턱 전망바위까지 30분이 걸리지 않아 도착하게 된다. 일행은 전망바위에서 사진도 찍고 잠시 숨고르기를 하면서 과일도 먹어본다. 처음으로 만나는 붉은 진달래꽃 무리에 얼굴을 갖다 대 본다. 얼굴에 미소가 일어나고 웃음꽃이 피어난다. 새색시를 처음으로 맞이하는 얼굴 같기도 하다. 이어 천주봉에 올라 정상 인증샷을 타산악회와 번갈아가면서 하게 된다. 세상은 늘 정상의 한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법. 오늘도 실감을 한다. 정상 옆의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붉게 피어 있어 일행은 그 속에 얼굴을 파묻고 추억의 액자를 만들어 본다.

 

점심시간인지라 정상 능선의 여기저기에는 산꾼들이 식사를 하고 있고, 팔각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 팔각정 옆의 전망바위에서 건너편 용지봉 아래의 산허리가 벌겋게 불타오르는 진달래 군락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15분여 걸려 만남의 광장으로 내려선다. 그 중간쯤 산허리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하얀 20대의 얼굴을 드리우고 있다. 적백의 대조가 인상적이다. 조금 전만 하더라도 빨간색에 도취되었는데 갑자기 하얀색의 순백에 마음을 빼앗긴다. 자연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때묻은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욕심의 덩어리가 그 순백에 흐물거린다.

 

만남의 광장에서 1헬기장까지 가는 도중 등산로 옆에 피어있는 진달래에 홀딱 마음을 빼앗겨 15분여 걸려 올라간다. 일행들은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다고 이산가족이 되어버린다. 1헬기장 부근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기에 앞서간 선두조는 잣나무 숲 속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다. 뒤따라 간 일행들은 선두조가 마련한 옆에 자리를 펼치고 앉아 식사를 한다. 봄바람마저 살랑살랑 불어주니 마음도 한결 가볍다.

 

30분 정도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다. 20여 분을 올라가니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는 포토존 데크가 나타난다. 전국에서 수천 명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등산로는 자갈치시장처럼 북적거린다. 그 나무데크 포토 존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대기 순번이 만만치가 않다. 단체 인증샷이 끝나게 되면 꼭 개인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잠시만요. 한 컷만’이라는 소리를 시도때도 없이 듣는다. 그래도 자연의 이치와 순리에 적응하는 느긋함이 생겨서 마음대로 하라고 여유도 가져본다. 군락지가 시작되는 곳 여기저기 일행은 진달래 무리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보고 장난도 쳐 본다.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중턱 전망대 데크에서 용지봉까지의 나무데크를 따라 조성되어 있는 진달래 군락지에서의 조망이다. 불타오르는 정열의 진달래를 바라보노라면 가슴 또한 끓어오른다. 진달래 머리 위로 펼쳐지는 산 아래의 경치와 어우러져 멋진 자연의 향연이 펼쳐진다. 나무 계단을 따라 산꾼들이 사진을 찍는다고 인산인해다. 진달래꽃보다 산꾼들의 머리숫자가 더 많은 느낌이다.

 

용지봉이 있는 정자에는 발디딜 틈도 없이 사람이 앉아서 쉬고 있고, 정상 헬기장에는 여기저기 산객들이 시가지를 조망한다고 옹기종기 서 있다. 그 남서쪽에 위치한 용지봉 정상석 주위에는 정상의 인증샷을 위해 백여 명이 웅성거리고 있다. 아 ~ 인증샷. 다녀온 발자취는 남겨야 하겠기에 제각각 목을 빼고 기다린다. 니가 먼저니 내가 먼저니.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진다. 다행히 우여곡절 끝에 우리 일행이 정상석을 차지하게 된다. 단체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는데, 웬걸 정상석 주위의 사람만 클로즈업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은 짤라 놓았다. 다시 찍으려니 다른 산악회에서 차지를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정상석 옆에 있는 무더기 진달래에 잠시 마음을 빼앗겨 본다. 일행 또한 거기의 진달래에 넋을 잃는다.

 

하산길은 용지봉 남서쪽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함안경계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가파른 산허리를 돌아 20여 분 올라가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그 임도를 따라 곧장 가게 되면 만남의 광장과 천주암을 만나게 되지만, 우리는 임도를 버리고 달천공원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간다. 그 중간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계곡을 건너 비포장도로를 따라 걸어간다. 1백여 미터를 더 내려가면 포장도로를 만나게 된다. 그래서 휘파람을 불고 엉덩이를 덩실거리며 포장도로를 내려가면서 다리 위의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한 컷씩 해 본다. 오토 캠핑장이 나오고 달천계곡 주차장에서 우리의 산행은 끝을 맺는다. 승합차를 거기까지 불렀기에.

 

◑대저 생태공원의 유채꽃을 찾아서

달천공원 주차장에서 한 대의 차에 포개어 앉아서 오전에 출발한 들머리 천주암 입구 도로까지 온다. 이제 일행은 두 대의 차량에 분승을 해서 북부산 톨게이트까지는 40분 걸려 잘 왔다. 거기서부터 대저생태공원까지 1시간이 걸려도 도로 위에 있으니 남해고속도로에서 강서체육관 부근에서 하차를 해서 대저생태공원까지 도로를 가로질러 내달렸다.

 

그렇게 해서라도 이왕 마음먹은 김에 낙동강 유채꽃을 구경하고 싶었던 것이다. 아직 해는 중천에 떠 있었으니까. 샛노랗게 펼쳐진 유채꽃밭에 나들이 온 사람들로 유채꽃 사잇길은 붐빈다. 그리고 유채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우리도 그곳에 들어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본다. 한두 시간 전만 해도 진달래 여인이 이제는 유채꽃 여인으로 둔갑한다. 모두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혼자서 웃으면 실없는 사람이지만, 함께 웃으니 전염이 되어 모두 웃음이 터진다. 모두 유채꽃과 함께 모델이 되어본다.

 

뒤풀이는 대저 할매국수집으로 가서 간단히 했다. 그곳은 뷔페식으로 호박죽, 비빔밥, 국수 등을 먹을 수 있어서 편하다. 식당 안은 너무나 많은 손님으로 북적거려서 일행은 함께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야외에서 식사를 하다가 식당 한켠에 자리를 마련해서 겨우 일행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 추억을 만드는 곳에서는 약간의 불편함과 인내를 요한다. 그렇지만 일행이 함께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고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산도 기지개를 켜면서 진달래꽃을 피우고, 낙동강변도 봄 향기 날리며 유채꽃을 피우고 있으니 어찌 우리 또한 봄날의 잔치를 보지 않을 수 있겠던가. 그 최적기에 우리 일행은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기고 노래하고 왔다. 겨우내 산다고 움츠리던 마음이 진달래와 유채꽃의 미소에 열리게 되었다. 긴장되고 억압된 마음이 미풍에 날아가고 봄꽃에 사그러진 하루였다. 그 즐거움이 함께 했기에 시너지 효과가 난 것이다. 함께 했기에 영혼의 울림이 컸다. 그래서 그것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만족하고 기뻐할 수 있는 것은 풍성한 물질에서 오는 것만은 반드시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그 풍성한 물질이 우리의 마음을 갉아먹고 허전하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럴 때 땀 흘리며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이 백산이 아닐까......

 

 

◆산행지도

*아래 산행코스와 비슷하지만 굴현고개에서 시작해서 달천공원 주차장에서 끝이 남.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