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257차 정기산행: 단양 올산(858m) 산행기 ◈(2015. 4. 25. 토)

부산갈매기88 2015. 4. 30. 17:35

◎산행지: 전남 단양 올산(858m)

★산행일시: 2015. 4. 25.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3명(솔뫼, 윤슬, 흔적, 청파, 숙이, 갈바람, 해월정, 붉은 노을, 스마트, 바람그리기, 산들바람, 송향, 모니카, 청림, 피네, 방랑자, 현진, 은수, 백합, 팅커벨, 새콤달콤, 허동, 와석, 형제, 부용, 비호, 봄산, 유유산속, 태영, 수희, 동방, 민병주, 한영석, 운해, 와니,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원점회귀): 미노교~사방댐~철계단~512봉~비행접시바위(전망바위)~산부인과 바위~719봉~해골바위(손가락 바위)~히프바위~올산(858m)~763봉~삼거리 갈림길~전망바위~송전탑~민가~미노교

 

♣특이점: 암릉산행. 대부분의 산이 마사토라 특히 주의를 요함.

 

◔시간대별 산행코스:

   10:51 미노교 도착

   10:57 출발

   11:02 도꺼비 바위 아래

   11:11 사방댐

   11:26 나무계단

   12:08 비행접시바위

   12:18 떡바위(너른 바위)

   12:24 산부인과 바위

   12:55 719봉(점심식사 30분)

   14:50 해골바위

   14:54 히프바위

   15:00 올산(858m)

   15:50 전망바위

   16:50 민가/임도

   17:00 미노교

 

★산행 시간: 6시간(중식 30분, 기타 휴식 30분)

                <순수 산행시간: 5시간>

◍산행거리: 8.5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 전용버스

 

▶산행 tip: 이번 단양 올산은 아기자기한 암릉의 정취와 진달래꽃 향연을 마음껏 즐긴 산행이었다. 사방댐 개울을 지나서부터 올산 정상까지는 마사토 등산로를 따라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러면서 군데군데 전망바위나 거암이 버티고 있는 곳에는 해골모양, 히프 모양 등의 볼거리와 바위굴(산부인과 바위)을 통과하게 하는 등 몸으로 느끼는 체험의 시간을 가지게 됨으로 모두 탄성을 지르는 산행이 되었다.

 

올산에서 하산하는 과정은 무미건조하지 않게 마루금을 따라 진달래꽃들이 무리지어 있어서 발걸음을 뗄 때마다 봄이 깊숙이 우리 마음에 들어와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그 산등성이의 진달래꽃이 봄바람에 하늘거리며 우리에게 웃음을 던져줄 때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미노교에서 반 시계방향으로 도는 원점회귀 산행 내내 긴장과 봄의 향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즐겁고 행복한 6시간의 스릴 넘치는 산행이었다. 암릉만 올라 경치를 조망한다면 다소 무미건조하겠지만 최적기의 진달래꽃 향연을 같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미노교~719봉 계단과 암릉, 마사토에 종종걸음으로

부산 덕천동을 출발한 버스는 3시간여를 달려서 미노교에 도착한다. 도착을 해서 산행채비를 하고 몸을 조금 풀고 산행을 하려고 했는데, 바로 우리 뒤에 타산악회의 버스가 한 대가 붙게 된다. 그래서 암릉 산행 특성상 선두를 빼앗기게 되면 줄곧 뒤쫓아 가야 하기에 운해대장님은 임도를 따라 조금 올라가는 것으로 몸 풀기를 대신하고 우리가 먼저 앞서 가기로 결정을 한다.

 

미노교를 100여 미터 지나 두꺼비 바위가 보이는 곳에서 단체 인증샷을 한다. 그런 다음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10여 분 가게 된다. 사방댐 개울을 건너면서부터는 된비알이 나오고 대부분의 산은 마사토로 되어 있어 발이 미끄러지기가 쉽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나무계단이 나오고 등로에 암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편평한 암릉이라면 모르겠지만 약간 비탈진데다 마사토가 쌓여 있어서 조금 미끄럽기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비탈이고 암릉이 전개됨에 따라서 서서히 선두와 후미조의 거리가 벌어진다. 방랑자님, 모니카님, 백합님 등은 먼저 선두조를 이루어 휭 하니 사라져버리고, 그 뒤를 따라 팅커벨님과 그 일행이 함께 올라간다. 일단 553봉 갈림길 바위 전망대 부근에서 길을 잃었다. 100여 미터쯤 알바를 하고 되돌아 나온다. 이제 그곳을 조금 지나 비행접시바위 위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괜시리 다른 일행이 바위 위에 올라가 있으니 기웃거려 보기도 한다. 사실 올라가보았자 그다지 거창한 것은 없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다른 사람이 하면 꼭 뭔가 있을 거 같아서 안 보면 소외되는 느낌이기에. 먼저 오른 사람이 ‘뭐 별루야’ 해도 나도 보아야 하는 마음이 작용을 해서 후미조도 한 번씩 올라와서 바위 틈바구니에서 생고생을 한다. 그 생고생을 해도 오늘은 신바람이 난다. 자기 혼자라면 ‘에이 안 하고 말지....’ 이럴 테지만 일행이 있으니 웬지 모르게 뭐 믿는 구석이 생기는 것이다.

 

비행접시바위를 지나 5분여를 올라가게 되면 너럭바위가 나오게 된다. 이제 서서히 사방이 열리게 되어 조망도 좋지만 바위 옆에 서 있는 오랜 세월의 부침을 견디어 낸 소나무 한 그루에 일행은 더 정감을 느낀다. 그 소나무는 이 황량하고 척박한 마사토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가리는 말라비틀어져있고, 나뭇가지도 서쪽으로 난 가지만 몸둥아리에 붙어 있다. 일행들은 그 너럭바위에서 ‘하하 호호’ 웃음꽃을 피운다. 그렇게 자연이 주는 선물을 웃음으로 보답하고 있다.

 

이제 그 너럭바위를 내려가게 되면 항공모함 같은 거암이 앞에 떡 버티고 있다. 그리고 그 거암 위에는 앉은뱅이 소나무 몇 그루가 분재처럼 삶을 버텨 내고 있다. 그 바위에 올라간 봄산님과 유유산속님, 숙이님이 일행을 향해서 손을 흔들고 탄성을 지른다. 우리 일행은 그 거암의 틈새를 지나가면서 개인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 큰 바위 틈새 아래에 아주 작은 바위굴이 있는데, 배낭을 메고 지나가기에는 힘이 든다. 그래서 배낭은 먼저 던져 놓고 사람은 그 뒤를 따라가게 된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 ‘산부인과바위’란다. 초입에서 여기까지 거의 1시간 반 가량 걸린다.

 

거기서 조금 된비알을 30분 정도 치고 올라가게 되면 719봉에 도착하게 된다. 다행히 그 정상에 식사를 할 만한 장소가 있어서 식탁보를 펼친다. 그런데 앞서간 방랑자님을 포함한 선두조들은 벌써 식사를 끝내고 올산 방향을 간다고 일어선다. 선두조 뒷꼭지만 쳐다본 후 일행들은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는 719봉 주위는 온통 진달래꽃들이 발갛게 피어 있다. 행복하고 꿀맛 같은 30분의 점심식사 시간이다. 운해님이 오늘 산행코스가 험난하다고 금주령을 내렸건만 여기저기 배낭에서 토종 요거트(?)를 꺼집어 낸다. 이 천국 잔치에 빠질 수 없는 잔치주가 아니겠는가. 꽃은 피어 마음을 붉게 물들이고 나뭇가지들마다 이파리는 파릇파릇하게 연초록으로 생명을 움틔우는 가운데 새소리마저 잔치 기분을 북돋우니 어찌 한 잔의 술이 빠질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이 대자연에서 음식을 함께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최고조에 달한다. 아직 낯설어서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어깨를 맞대고 앉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다. 금강경도 식후경이라 했거늘.....

 

▶719봉~올산    이 땅에 공짜란 없음을 느끼게 하는 암릉

719봉에서 30분간의 식사를 하고 올산 방향으로 향한다. 거기서 채 20여 미터도 채 못가서 오금이 저리는 된비알이 시작된다. 절벽 여기저기 크다란 바위가 삐죽빼죽 고개를 내밀고 있고 급경사에는 밧줄이 걸려 있다. 일부 왼쪽으로 우회로가 있기는 하나 한꺼번에 이동해야 하기에 뒤에서는 장시간 대기를 해야 하는 관계로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누어 급경사 길을 내려가게 된다. 오른쪽의 급경사에 걸려 있는 외줄을 타고 내려간 여자 회원들이 다소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 밧줄을 타고 내려가다가 마지막 착지 지점의 암벽에 빈 공간 있어서 발을 헛디뎌 몸이 왼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어깻죽지 부근이 옆의 암벽과 부딪혔다. 어깻죽지가 쓰리고 아파온다. 아무래도 그 부분이 까진 것 같다.

 

그 암벽을 내려와 안부에서 아무래도 어깻죽지가 쓰려서 붉은 노을님에게 상처 부위를 보여 준다. 그 부위가 손바닥 반 정도로 까져서 노을님이 약을 발라준다. 땀이 난데다가 약효 때문에 상처는 제법 쓰라린다. 에고! 이 땅에 공짜란 없는 법. 좋은 경치를 구경하려면 때로는 고통과 수고가 필요한 것인가 보다. 이제 안부에서 서서히 가파른 비탈을 오르기 시작한다. 올산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산 중턱으로 오른다. 위로 올라갈수록 약한 바람이 나무이파리를 흔들어 놓고 또한 우리 몸을 훑고 지나간다. 상쾌하다. 진달래꽃은 그 나름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지만 애써 우리는 그의 자태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가야할 길은 멀고, 봐야 할 절경은 많아서 시선이 한 곳에 고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거의 8부 능선에 암벽 등로가 나타나서 조금 낑낑거리며 올라간다. 그 등성이에 올라서니 조금 전 식사를 한 719봉이 건너편에 보이고 서쪽으로 황정산(959m)자락, 동쪽으로 흰봉산(1,261m)이 올려다 보인다. 산중턱에 앞서간 피네님, 윤슬님, 해월정 등 일행이 퍼질고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며 과일도 꺼내서 먹는다. 올산 바로 아래의 너럭바위에서 쉬고 있는 일행이 손짓을 한다. 일단 바로 뒤의 전망바위에 올라가다가 한 컷을 하고 되돌아 다시 앞서간 일행을 뒤따라간다. 꽤 비탈진 너럭바위에서 위험스럽게 일행들은 사진도 찍고 장난도 치고 있다.

 

해골바위(손가락바위)가 있는 전망바위 위에 올라서서 일행은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본다. 직벽의 암벽에 해골 모양으로 속이 비어 있는 것이 어찌 보면 해골 같기도 하고, 또 검지와 중지의 본을 뜬 모양 같기도 하다. 그래서 교대로 사진을 한 컷씩 한다. 그리고 그 바위를 조금 지나서 올라가면 엉덩이 모양의 히프 바위가 나타난다. 그 히프바위 위가 바로 올산 정상이라 일행이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에 겨운 웃음소리가 정상 아래로 메아리친다. 나즈막한 검정 정상석에 일행은 깔고 앉아 보기도 하고 기대어 보기도 한다. 동물에게도 영역 표시가 있듯 사람에게 있어서 자신이 지나간 자취를 꼭 남기는 속성 때문에 한바탕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정상 ~미노교 원점회귀 하산     진달래꽃은 흐드러지게 봄을 노래하고 있더이다.

올산 정상까지 희망을 안고 올라왔기에 그 희망과 부푼 꿈이 죄다 성취되었기에 내려가는 걸음은 다소 허전할 수가 있다. 정상을 돌아 내려서려는 하산길은 가파른 급경사 길이고 딱히 볼만한 것이 없기에 대부분의 하산길은 마음은 조급해진다. 그러나 여기 하산길은 탁구공 같은 작은 고무공을 손에서 땅에 떨어뜨리면 그 반동으로 줄곧 몇 번을 솟구쳐 올라오다가 결국 힘을 잃어 땅에 구르는 것 같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산봉우리는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차 작아지다가 민가 근처의 계곡으로 쏟아져 내린다. 

 

볼거리가 없어서 힘이 약해질 때마다 진달래꽃은 하산길 양옆에서 하늘거리며 용기를 준다. 분홍색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양옆에서 무리지어 손을 흔들어대니 힘이 생긴다. 일행은 그 꽃속에 파묻혀보기도 한다. 얼굴이 분홍색으로 물든다. 정말 하산길은 끝없이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기에 조금은 끈기를 요한다. 봉우리 자체가 올망졸망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산길은 마사토가 조금 적다는 점이다. 올산에서 중간 중턱쯤에 위치한 전망바위에 올라 일행은 휴식을 취하면서 추억의 한 페이지도 남긴다. 사람들은 높은 곳에 오르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사회생활이 되었든 직장생활이 되었든. 그리고 또 산행이 되었든. 환경이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것 같다.

 

그 전망바위에서 더 머무르고 싶어도 있을 수가 없다. 타 산악회원들이 와서 목을 빼고 있기에. 거기서 서쪽으로 난 전망바위 아래로 내려서려는데 제법 난이도가 있는 비탈길이다. 바닥은 마사토의 급경사 길이라 엉금엉금 걸으며 앞 사람이 내려가기를 기다린다. 거기를 지나가면 또 아래에는 나무사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봄산님과 유유산속님, 그리고 와석님과 함께 맨 꼴찌로 하산길을 재촉하다가 계곡의 민가가 있는 계곡으로 내려선다. 앞에 가는 일행은 제각각 흩어져버렸기에 도대체 어느 길이 똑바른 등산로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우선 발 밑에 보이는 민가를 향한다. 다행히 희미한 비탈길을 따라 계곡을 내려선다고 조금 고생이 되었지만 민가가 있는 계곡으로 빨리 올 수가 있었다. 계곡에 도착하니 벌써 피네님과 한사랑님이 족탕을 다 끝내고 있다.

 

우리 후미조들은 계곡에서 머리도 감고 다리도 계곡물에 담궈 본다. 물은 아직 제법 차갑다. 고생한 무릎을 위해 찬물 찜질도 해본다. 마음과 몸이 깨끗해진 느낌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길가에 늘어서 있는 꽃들을 찾아 날아다니는 벌 때문에 조금 곤욕을 치를 뻔 한다. 미노교 부근에서 알탕까지 한 일행은 벌써 차에 올라 있다. 올해 첫 단체 알탕을 한 셈인가 보다. 순천 조계산에서 청림님이 테이프를 끊긴 했지만.....

 

멋진 암릉과 진달래꽃의 매무새에 하루를 황홀하게 보내게 되어 일행은 대만족인 듯 하다. 얼굴이 환하다. 밋밋한 육산보다는 빡빡한 암릉미 속에서 긴장을 하고 스릴 넘치는 도전심으로 산행을 완주했다는 성취감과 행복감이 가슴에 살아나기에. 이런 일을 혼자 하라고 하면 그렇게 신바람도 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과 의지가 맞는 일행과 의기투합할 때에 희망의 쌍곡선을 그리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것은 노동이다. 그러나 함께 하는 것은 즐거운 스포츠다. 이번 산행도 한 차로 먼 곳까지 함께 달려갔다 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하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기에. 서로의 끈끈한 정(情)테크로 한 덩어리가 된 힐링산행이었다. 바람과 같은 스쳐지나가는 마주침이 아니라 진정한 만남은 영혼의 교감과 영혼의 진동이 있기에 행복 또한 증폭되는 것이다. 물과 기름같이 동화되지 않으면 산과 하나가 될 수 없고, 자연의 메시지를 보고 들을 수도 없는 것이다. 아무리 진달래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고 한들 진정 마음에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황량한 사막 위에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산이 좋다. 사람이 좋다. 백산이 좋다.' 행복하려면 함께 어울려야 한다. 그래야 봄바람, 신바람, 콧바람 나는 산행을 할 수 있기에......

 

*산행지도

*산행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