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안탕산(雁荡山 옌당산)'. 중국 저장성(浙江省 절강성) 원저우시(온수시)에 있는 안탕산은 1억2,800만년 전에 백악기 때 화산분출로 형성된 곳으로, 자연이 빚은 기이한 봉우리와 거대한 병풍바위가 펼쳐져 트레킹 재미를 더해준다.
그 숨겨진 속살과 마주하다!
바위 절벽을 파낸 '잔도(棧道)'를 따라 기기묘묘 한 봉우리들이 만들어내는 방동경구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코스는 '방동-영암사 트레킹'이다. 방동입구에서 출발, 천교선도, 소용추 폭포, 와룡곡, 영암사로 이어지는 이 트레킹코스는 약 3시간여에 걸쳐 숨겨진 속살을 드러내며 마음을 훔쳐간다. 잔도를 따라 걸어가다 보면 특이하게도 절벽 동굴에 사원이 들어서 있다. 이 방동 사원에는 동굴 벽에 손오공상이 지키고 서있다.
관광객들이 많다보니 엄숙함보다는 가벼운 분위기다. 사원에서 나오니 절벽이 잔도 위도 뒤덮듯이 형성돼 있어 마치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선사한다.
실제 중간 중간 막혀있는 것을 보니, 동굴을 뚫어 낸 길임을 드러낸다. 이 길의 또다른 매력은 안탕산이 있는 소박한 마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금 더 잔도 따라 걸어가 보니 네모난 창문 모양으로 뻥 뚫려 있어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찔한 구름다리 '천교선도'도 최고 하이라이트다. 잔도와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기암기봉이 장관이다. 구름다리를 지나 노승배탑을 지나면 영암경구 입구로 이어진다. 영암경구의 입구에 들어서면 하늘 높이 치솟은 커다란 천주봉의 절경을 마주하게 된다.
▲ 아찔한 출렁다리.
▲ 거대한 절벽을 따라 놓여진 잔도를 따라 가다보면 절벽위에 아찔하게 들어선 조그마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이 건물 창문으로 걸어왔던 잔도를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감탄이 새어나온다.
천주봉 옆에는 아름다운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용추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넓은 바위가 치솟아 버티고 있는 모습이 웅장하다. 겨울에 찾은 탓에 장쾌하게 떨어지는 폭포는 만난 수 없었다. 바위 위 꼭대기 지점에서 자세히 보면 하얗게 보이는 것이 물줄기구나 싶을 정도다. 여름에는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가 장관을 이룬다고.
▲ 천주봉 옆에는 아름다운 물줄기가 떨어지는 소용추 폭포
폭포를 감상하고 절벽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면 와룡곡이 나타나는데, 와룡곡에서 보는 경관 또한 장관이다. 이 곳에서 영암사로 향하니, 웅장하고 장엄한 절벽과 봉우리의 한복판에 절이 들어서 있다.
조금 더 걷다보면 중국에서 여행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명나라 말기의 지리학자이자 여행가 '서하객(徐霞客)'의 하얀색 동상도 눈에 띈다.
▲ 잔도를 따라 걸으며 내려다 보면 조그마한 소박한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봉우리 사이에 들어선 관음봉 이색적
안탕산의 마지막코스인 '영봉 트레킹'코스는 영봉 골짜기의 거대한 병풍바위, 기암기봉, 합장봉 등의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약 1시간 여의 짧은 코스지만, 어느 곳에서도 마주하기 힘든 풍경을 선사, 강한 인상을 남긴다. 호랑이 형상 바위 등 갖가지 형상의 기묘한 바위들로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절을 굳건하게 지켜주는 듯 하다.
특히 영봉에는 낮에는 스님이 합장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합장봉'이 있다. 이 바위는 밤이 되면 서로 포옹하는 남녀처럼 보인다하여 '부부봉' 또는 '연인봉'이라고도 한다.
특이한 점은 이 합장봉 사이에 관음사가 들어서 있는 것. 높이 113m , 폭 14m, 깊이 76m의 동굴인 관음동(觀音洞)에 들어가면 정면에 있는 관음보살상 외에도 동굴 벽면에 손가락 크기의 황금색 관음보살상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관음보살상에 놓여있다고 해서 관음동으로 불린다고.
▲ 관음동
▲ 바위 틈에 자리한 관음동에서 바라본 풍경. 양쪽 바위 사이로 버섯같은 봉우리들이 눈길을 끈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놓인 이 절과 함께 그 옆에는 동굴 안에 도교사원이 나란히 들어서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 도교사원
그 외에도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대용추 트레킹'코스가 있다. 대용추 폭포는 중국 4대 폭포 중 하나로 높이가 197m이다. 아찔한 절벽에서 용담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선사한다. 특히 수량이 풍부한 여름, 197m나 되는 폭포에서 휘날리는 물보라는 시원함과 동시에 장관을 연출한다고.
▲ 연인바위. 산악투어제공
대용추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하는 기이한 봉우리들도 이색적이다. 같은 봉우리인데도 불구하고 보는 위치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 그 이름도 여럿이다.
가령, 대용추 폭포 입구에 있는 가위처럼 생긴 '가위봉(Scissors)'은 조금 더 걸어가면 딱따구리처럼 생겼다고 해 '딱따구리봉(鴷木鳥)', 곰처럼 생겨 '곰봉(Bear)', 사랑하는 연인이 마주보고 있는 듯 해 '연인바위' 등으로 불린다.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변하며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것이 산행의 묘미인 셈이다.
▲ 대용추폭포.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만날 수 있지만, 겨울에는 수량이 풍부하지 않아 아쉽게도 물줄기를 만날 수 없다. 사진 산악투어 제공
▲ 아슬하게 메달려 있는 바위
<취재협조 산악투어(www.sanaktour.com)>
조성란 기자 tournews21@naver.com
<조선일보 2015. 5.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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