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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에 잘 물리는 이유는 몸속 미생물 때문?

부산갈매기88 2016. 6. 27. 15:21

똑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모기에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전혀 물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무엇이 다를까?

 

모기 (사진=셔터스톡)
모기 (사진=셔터스톡)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소아과 교수 롭 나이트는 세계적인 의료 컨퍼런스 ‘테드 메드’ 강연을 토대로 펴낸 책 《내 몸속의 우주》에서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이 따로 있는 이유를 미생물로 설명했다. 비누나 향수를 쓰지 않고 잘 씻지 않으면 우리 몸에서는 독특한 냄새가 난다. 롭 나이트 교수는 체취가 나는 이유를 “미생물들이 우리의 분비물 위에서 질펀한 파티를 벌여 훨씬 냄새가 심한 물질로 바꿔놓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모기는 사람의 체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생물은 우리 몸의 체취와 관련 있다. 롭 나이트 교수에 따르면, 미생물은 피부의 각종 화학물질을 대사 과정에 이용해, 모기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다양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만들어낸다.

다른 의견도 있다. 곤충학을 전공한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는 “사람 몸에는 미생물이 살지만, 모기가 기피하거나 선호하는 결정적인 유인 요소가 될 정도로 미생물이 나타내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땀에서 분비되는 젖산이나, 혈중 지질 농도가 모기를 유인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교수 말에 따르면, 모기는 젖산에 강하게 반응한다. 젖산은 우리가 근육활동을 할 때 특히 많이 생성되며, 땀을 흘릴 때 일부가 배출된다. 모기는 20m 밖에서도 젖산에 반응한다. 그러다보니 육체 활동을 한 뒤 땀을 흘려, 젖산이 많이 배출된 사람을 흡혈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땀을 잘 흘리지 않는 사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 모기에 잘 물린다.

모기는 지방에도 잘 반응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농도가 높은 사람은 피지나 땀 등에 미끄러운 지방도 많이 분비되는데, 여기서 독특한 체취가 나 모기가 잘 유인된다. 양영철 교수는 “혈중 지방 농도가 높은 피는 모기에게 영양식과 같다”며 “에너지가 많다보니, 본능적으로 지방 농도가 높은 피를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모기에 덜 물리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모기가 좋아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나 젖산이 섞인 땀, 지방 등의 요인을 없애는 게 좋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되도록 빨리 물로 씻어내자. 또한 모기는 유칼립투스 같은 허브 냄새를 싫어하므로 허브 오일을 손목 등에 살짝 발라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헬스조선 2016.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