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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절반, 내시경 검사론 정상… 증상 잘 살펴야"

부산갈매기88 2016. 11. 3. 08:29

 

[헬스 톡톡]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
年 환자 401만명, 삶의 질 저하… 약물은 가슴 쓰림 등 증상만 없애
호전돼도 환자 절반이 1년 내 재발… 야식·술·담배 끊고 신 음식 피해야

"속이 답답하고 신물이 올라오는데, 내시경 검사로는 깨끗한 사람이 많습니다. 내시경 결과가 좋으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50%가량이 내시경 검사시 문제가 없습니다."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의 말이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胃)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병이다. 음식물 외에도 위산이 함께 역류해, 가슴 쓰림·만성 기침·쉰 목소리·소화 불량·구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은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기침을 자꾸 하다 보니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가슴이 쓰리다 못해 화끈거려 활동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자가 '어디 아픈가'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아 내시경 검사를 했는데 별 문제 없다는 결과가 나올 때다. 이 교수는 "환자 10명 중 5명은 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온다"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식도점막이 튼튼해 위산에 손상을 받지 않아도 증상이 있는 사람이거나, 식도점막에 염증이 안 생길 정도의 작은 양의 위산에도 민감하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이다"고 말했다.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검사에서는 정상이지만,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 검사에서는 정상이지만, 위식도역류질환이 있어 가슴 통증·쉰 목소리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전체의 절반이나 된다”고 말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과거에는 증상만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신경성이라며 '꾀병' 취급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의료기관에서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인정하고 치료를 한다. 식도에 염증만 없을 뿐이지 증상은 일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와 똑같아 수면의 질이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

이상인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은 잘 낫지 않으며, 자꾸만 재발해 병을 달고 사는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약물로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한다. 이 교수는 "약만 먹을 게 아니고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위산억제제를 4~8주간 먹으면 80~95%의 환자가 증상이 호전되지만, 50%는 1년 내에 재발한다. 위산억제제가 병의 원인을 없애는 게 아니라, 증상을 없애는 약이라서다. 감기약이 감기 바이러스를 없애주는 게 아니라 콧물이나 기침을 억제하는 것과 같다.

이 교수는 위식도역류질환 재발을 막으려면 환자가 직접 ▲야식 끊기 ▲귤·오렌지 등 신 음식 줄이기 ▲상체를 높이 하고 자기 ▲뱃살 빼기 ▲동물성 지방 섭취 줄이기 ▲술·담배 끊기와 같은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야식을 먹으면 밥을 먹고 바로 누워서 자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소화가 다 끝나지 않은 상태라 누워 있으면 위와 식도가 평행을 이루면서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기 쉬워진다. 이상인 교수는 "불가피하게 야식을 먹는다면, 적어도 2시간은 가볍게 걷거나 앉아 있어야 한다"며 "귤·오렌지같이 신 음식은 위액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어 역류 위험을 높이므로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위의 식도조임근이 느슨한데, 똑바로 누워서 자면 위와 식도가 평행을 이뤄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베개나 이불 등을 이용해 상체쪽을 조금 높게 하고 자면 도움이 된다.

과도한 복부 지방은 위의 압력을 높여 내용물을 역류하게 만든다. 배꼽을 기준으로 복부 둘레를 쟀을 때 성인 남성은 90㎝, 성인 여성은 85㎝ 이상이면 복부 비만이다. 고기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은 식도조임근을 느슨하게 하고, 위액 분비를 활발하게 만들어 위식도역류질환을 유발한다. 술 역시 위액 분비를 활발하게 한다. 담배 속 니코틴은 위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식도조임근 기능을 저하시켜 위식도역류질환을 유발한다.


☞위식도역류질환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식도조임근의 힘이 느슨해지면서 내용물이 역류해 가슴 쓰림이나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으며, 2015년에 위식도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401만명이다.

 

<헬스조선 2016.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