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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일본 이삿짐 3분의1 옮기는 이삿짐 센터…맞춤형 7가지 서비스

부산갈매기88 2016. 12. 13. 09:03

日·유럽의 불사조기업
<6> 日 사카이이삿짐센터
일본 이삿짐 3분의 1 담당해 1위… 매년 성장세
모델하우스·운전연습장까지 만들어 이사 훈련

이사를 하게 되면 걱정부터 앞선다. 짐을 싸는 것도 힘들고 포장이사를 하더라도 불안하다. TV 화면이 깨지지는 않는지, 소중한 추억이 담긴 선물을 분실하진 않을까 걱정된다. 믿을 수 있는 이삿짐센터와 계약을 해야 할 텐데, 어디가 좋은지 쉽게 알기 힘들다.
일본에선 이런 고민이 덜하다. 대형 이삿짐센터 프랜차이즈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업체가 ‘이사의 사카이(引越のサカイ)’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사카이이삿짐센터(サカイ引越センター)다.

일본 전역을 달리는 사카이이삿짐센터의 이삿짐 운송 트럭. 마스코트 팬더가 그려져 있어 친근한 느낌을 준다.
일본 전역을 달리는 사카이이삿짐센터의 이삿짐 운송 트럭. 마스코트 팬더가 그려져 있어 친근한 느낌을 준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1971년 11월 창업해 올해로 45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본사는 오사카(大阪)부 사카이(堺)시에 있다. 사카이는 오사카시 남쪽에 있는 도시로, 오사카만에 면해 있다. 일찍이 무역항으로 발전해 중세부터 일본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항구였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영업을 시작해 지금은 위로는 홋카이도(北海道), 아래로는 오키나와(沖繩)까지 일본 전역으로 영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는 매출액과 이사 작업 건수 모두 일본 이삿짐센터 업계 1위다.

◆ 가격 경쟁 치열해진 이사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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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삿짐센터 업계는 인터넷 채널을 통한 계약이 늘어나면서 단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요즘 일본에선 이사를 할 때 인터넷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이삿짐센터 회사로부터 견적을 받아 고객이 선택하는 방법이 확산되고 있다.

20대 직장인 여성 A씨는 지난 2월 도쿄(東京)에서 간사이(關西)지방으로 전근하라는 명을 받았다. 이사를 해야 하자 그는 점심 때쯤 이사갈 곳 주소와 이삿짐 양을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했다. 그랬더니 그날 밤까지 10개 회사가 견적을 뽑아 제시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 회사부터 들어본 적 없는 작은 회사까지 다양했다. 이들 회사는 이메일이나 전화로 A씨에게 영업을 시작했다. “우리 회사를 이용하면 쌀을 무료로 선물해 드립니다” “우리가 제시한 가격보다 다른 회사가 더 싸다면, 그보다 더 싸게 해 드리겠습니다” 등 방법도 다양했다.

가격비교가 가능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이사 단가가 하락하는 건 필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사카이이삿짐센터의 2014년 이사 건당 평균 단가는 9만엔(약 93만원)인데, 1990년대 가장 비쌌을 때엔 12만엔(약 124만원) 수준이었다고 했다. 업계 2위 회사인 아트코퍼레이션은 평균 단가가 13만엔이지만, 가장 비쌌을 때는 18만엔에 달했다.

인터넷으로 이사 견적을 받아보기 전에는 전화로 영업을 했다. 이사를 하려는 사람은 전화로 3개 정도 회사에 상담을 했고, ‘파손시 전액보상’ ‘여성 직원이 작업’ 같은 서비스를 제시해 영업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객이 가격만을 따지는 시대가 됐다. 여기에 1인 가구나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2인 가구가 늘자 이삿짐 양이 줄었다. 짐이 줄면 이사할 때 가격도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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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업계 1위 등극
시장 환경 변화에 가족 구성원 감소라는 흐름이 겹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카이이삿짐센터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매출액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매출액 기준으로 경쟁사 일본통운(日本通運)을 제치고 이삿짐센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2015년 4월~2016년 3월) 매출액은 708억엔(약 7285억원), 경상이익은 69억엔(약 710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3.0%, 4.3% 늘었다. 올해(2016년 4월~2017년 3월) 목표는 매출액 735억엔(3.8% 증가), 경상이익 70억엔(1.5% 증가)이다. 지점수는 2005년 105개에서 올해 177개로 늘었고 직원도 같은 기간 1749명에서 5379명으로 많아졌다. 이삿짐 운반 차량은 2005년 1152대에서 올해 3636대로 증가했다.

사카이이삿짐센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이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이 회사는 2015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71만331건의 이사를 맡았다. 하루에 총 1946건의 이사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회사 측은 일본 국내 이사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이삿짐센터이기도 하지만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일단 마스코트가 귀여운 팬더다. 팬더는 이삿짐을 나르는 트럭은 물론 이삿짐을 포장하는 박스에도 그려져 있다. ‘이사의 사카이’의 이삿짐 트럭은 유아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를 만드는 토미카가 미니카로도 제작했다. 그러나 사카이이삿짐센터가 성공한 비결은 다양한 고객 만족에 있다. 팬더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성공비결 1. 숙달된 직원의 안전하고 신속한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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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는 신경 쓸 일이 많다. 가구를 놓다가 우그러지거나, 그릇이 깨지고, 탁자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사카이이삿짐센터가 한번 이사를 한 고객에게서 호평을 듣는 것은 직원들이 이사에 숙달돼 있고 전문성을 갖춘 덕분이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넓은 서양식 방이나 다다미가 깔린 일본 전통식 방, 가구를 옮기기 어려운 방 등 실제 주택을 본뜬 연구 센터에서 직원들이 연습한다. 또 오직 ‘이사’를 위해서 독자적으로 설계한 운전연습장도 있다. 이삿짐 차량이 교통사고가 나서 도착이 지연되면 고객이 시간에 맞춰 집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 운전연습장에선 좁은 골목길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위험한 교차로, S자 커브 등의 코스에서 직원을 훈련시킨다.

고객이 빠르고 편리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인터넷 채널이 활성화돼 있는 것도 사카이이삿짐센터의 강점이다. 이 회사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업계에서 가장 빠른 1996년에 만들었다.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매출액은 648억엔이었는데, 이 중 인터넷에서 견적을 받아 계약으로 이어진 실적은 187억엔이었다. 전년보다 9.3%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의 인터넷 이사 견적 상담은 다른 회사보다 응답이 빠르고 가격 협상도 할 수 있는 등 영업이 적극적인 편이다.


사카이이삿짐센터 직원이 전용 행거 케이스에 셔츠를 걸고 있다.
사카이이삿짐센터 직원이 전용 행거 케이스에 셔츠를 걸고 있다.

성공비결 2. 일관 이사 시스템 구축
사카이이삿짐센터가 품질 높은 이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관련 기업을 자회사로 만들어 이사 관련 업무를 일괄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5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신세기서비스는 상품 및 이사 소모품을 판매하고 에누케이패키지는 포장 자재를 만든다. 두 회사는 제품을 사카이이삿짐센터에 납품한다. 에레콘은 전기공사 서비스 업체로 이사 시 전기 관련 업무를 외주받는다. 일본트랜스유로는 유럽에서 일본 기업 주재원 전근이나 재배치를 지원하는 업체다.

사카이이삿짐센터의 다른 자회사 제이랜드는 이사하면서 필요 없게 된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재생해 재판매하는 리사이클숍이다. 이사할 때는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 옷장 같은 가구를 새로 장만하곤 한다. 이럴 때 불필요하게 된 제품을 처분하고 싶을 때 버리지 않고 리사이클숍에 판매하면 된다. 꼭 이사하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가구를 팔고 싶거나 중고 가구를 사고 싶으면 이곳에 방문하면 된다.

◆ 성공비결 3. 이사 연관 기업과 제휴 체결
사카이이삿짐센터는 이사와 관련된 기업과 제휴를 체결해 부수적인 수익을 올린다.
청소용역업체 ‘다스킨(DUSKIN)’은 사카이이삿짐센터와 2008년 제휴했다. 다스킨은 사카이이삿짐센터에 고객을 소개해주고 사카이이삿짐센터는 고객에게 다스킨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다른 이삿짐센터 업체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부유층이나 자녀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가정이 목표 고객이다.

지난 10월에는 고요(洸陽)전기와 제휴했다. 일본에선 올해 4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전력 판매가 자율화돼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러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고베시에 본사가 있는 고요전기는 홋카이도와 오키나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일본 전역에서 전력을 판매한다. 심야에 전기를 사용할수록 가격이 저렴해지는 시간대별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고, 수퍼마켓 헤이와도(平和堂)에서 계약을 체결하면 요금 1%를 포인트로 돌려주기도 한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영업 담당자가 태블릿PC로 새집에 이사하는 고객에게 고요전기의 전력 요금제를 안내하고, 현장에서 바로 접수를 받는다. 아직 새로운 전력 판매 회사는 시장점유율이 낮지만, 이사하면서 직원이 고객과 직접 만나 설명할 수 있어 신규 계약이 늘어날 것으로 두 회사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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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비결 4. 맞춤형으로 세분화된 이사 프로그램
가족 중 어린 자녀가 있거나 할아버지·할머니가 있으면 이사를 미리 준비하기 힘들다. 반면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으면 남는 시간에 이사를 미리 준비하고 돈을 아낄 수 있다. 사카이이삿짐센터는 이사해야 하는 가정을 위해 상황에 맞춰 7가지 코스를 준비해 놓고 있다.
‘편안한 코스 프리미엄’은 가장 비싼 코스다. 사카이이삿짐센터와 다스킨이 협력해 이삿짐을 싸고 푸는 것과 새집 청소까지 한번에 제공한다. 이삿짐을 새 집에 배치한 후 다스킨 직원이 집 안을 청소한다. 이사 후 3개월 이내에 다시 다스킨 직원이 방문해 살면서 더러워진 곳이나 신경 쓰이는 곳을 우선적으로 청소하고, 6개월 이내에 다시 방문해 지난 번과 다른 곳을 청소한다. 회사 측은 가족 중 임신부가 있거나 고령자가 있어 이사 부담이 큰 경우, 또는 이사한 첫날부터 깨끗하게 정돈된 집에서 살고 싶은 고객에게 이 코스를 추천한다.

‘편안한 A코스’는 식기와 가구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포장이사 서비스다. 포장 전문 직원이 식기류와 작은 도구 포장을 담당하고 나중에 새집에서 풀어준다. ‘편안한 B코스’는 살던 집의 모든 것을 사카이이삿짐센터 직원이 포장하고, 새집에서 짐을 풀 때 작은 물건은 집 주인이 배치하는 코스다. ‘편안한 C코스’는 식기류와 대형 가전을 포장하고 새집에서 풀어 놓을 때 사카이이삿짐센터가 도와주는 코스다. 대부분의 이삿짐을 고객 본인이 포장하는 만큼 이사 비용이 적어져 돈을 아끼고 싶은 경우 선택하면 된다.

‘절약 코스’는 대형 가구의 포장과 배치만 도와주는 코스다. 시간 여유가 있고 체력에 자신이 있는 경우, 짐이 적은 경우, 사생활을 보호하고 싶은 경우에 권한다. ‘합승 코스’는 극단적으로 비용을 줄인 이사 서비스다. 특별히 이사일을 정하지 않아도 되고 짐이 적은 경우 이사하는 방향이 비슷한 다른 고객과 함께 짐을 실어 나르는 코스다. 지방의 본가로 돌아가는 이사여서 이삿짐 도착에 여유가 있는 고객이 여기에 해당된다. ‘재건축 코스’는 살던 집을 다시 짓는 등의 이유로 이삿짐을 어디다가 오랫동안 두어야 할 때 사카이힛코시센터가 보관해 주는 서비스다.

◆ 플러스포인트
다시마 겐이치로 창업자
물려받은 중고차 2대로 이삿짐센터 신화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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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 겐이치로(田島憲一郎) 회장은 1971년 오사카부 사카이시에서 34세의 나이로 사카이이삿짐센터를 창업했다. 처음엔 아버지 다시마 신이치로(田島新一郎)가 세운 ‘신카이(新海)상운’ 영업소에서 지역 거래처를 확보해 화물자동차운송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기업 화물을 실어 나르는 이 사업은 경쟁이 치열했다. 다시마 회장은 대부분 개인인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이사’에 주목했고, 이삿짐센터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 ‘아이이삿짐센터’를 1979년 세웠다. 1989년 자회사였던 야시마(八洲)운송과 합병하면서 상호를 ‘사카이이삿짐센터’로 변경했다.

다시마 회장이 아버지의 회사에서 독립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에는 가진 게 없었다. 일본 경제매체 주간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그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부서질 것 같은 중고차 2대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중고차는 매일 고장 났고 밤에 차를 고치고 낮에는 주변 기업을 방문해 영업했다. 당시 법인 상대 운송업은 대금의 절반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약속어음으로 받았다. 그래서 항상 자금난에 시달렸지만, 아버지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 보증은 서준다고 했지만 은행은 자금을 대출해주지 않았다. 다시마 회장은 대출을 받으러 간 은행에서 응접실이 아닌 창구에서 상담한 일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자금난을 겪던 다시마 회장은 1974년 기업 화물을 운송하지 않는 토·일요일에 이사 사업을 하기로 했다. 이삿짐센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홍보할 돈이 없어 합판을 사와 페인트를 칠해 간판을 만들었다. 이 간판을 새벽 3시에 일어나 주택가 근처 전신주에 걸었다. 허가 받지 않은 간판이므로 철거되면 다시 걸었다. 이렇게 홍보를 하자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사카부의 센보쿠(泉北) 지역에 뉴타운이 건설됐지만, 경쟁 이삿짐센터가 적었다. 다시마 회장은 다른 업체와 달리 진심을 다해 이삿짐을 날랐고,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고객이 계속 생겨났다. 이사는 기업 시장과 달리 현금이 손에 들어오는 사업이어서 더 좋았다. 그는 이사 전문 업체 ‘아이힛코시센터’를 설립했다. 현재의 사카이힛코시센터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자 다시마 회장은 전국 확장을 꾀했다. 먼저 오사카 인근 고베(神戶)·교토(京都)에 1984년 지점을 냈고 1986년에는 도쿄 옆 요코하마로 진출했다. 그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이사는 이사의 사카이’라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가 성공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당시 일본에서 이사 사업은 대표적인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이어서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이 높지 않았다. 고객 불만도 많았다. 다시마 회장은 1984년 고객만족도 조사 활동을 시작해 고객에게서 직원의 서비스를 평가받았다. 덕분에 직원의 윤리 의식도 높아졌고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이어졌다.

출처: 조선비즈 2016. 12. 13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12/12/2016121201902.html#csidx7329b839bd3396d9c922c107ec86a2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