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지방간 고위험군에서 벗어나려면 여자는 2.5잔 이내, 남자는 몇 잔?

부산갈매기88 2016. 12. 23. 07:01

알코올성 지방간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 첫 신호
살찐 사람, 간경화 등 진행 빨라… "아예 술자리 참석 피하라"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음으로 나타나는 첫 번째 간질환이고, 술을 줄이지 않고 계속해서 과음하면 간염·간경화 등 심각한 간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심재준 교수는 "알코올성 지방간은 과음하는 사람의 80~90% 정도가 앓는 흔한 질병이다"며 "그런데도 대부분 별다른 불편감을 못 느껴 계속해서 과음을 해 병을 키우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남성 하루 5잔, 여성 2.5잔 이상… '알코올성 지방간' 의심

과음이 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하는 이유는,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면서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중성지방은 간에 잘 축적되는 성질이 있어 정상 간보다 많은 지방을 간에 쌓이게 한다. 일반적으로 정상 간의 경우에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미만인데, 이를 넘어가면 지방간으로 진단된다. 지방간을 유발할 정도의 위험 음주 수준은 1일 알코올 섭취량 기준으로 남성은 40g 이상이고, 여성은 20g 이상이다. 소주 한 잔(50㎖)에 알코올이 약 8g 정도 들어있으므로, 하루에 남성은 5잔, 여성은 2.5잔 이하를 마셔야 한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서연석 교수는 "알코올성 지방간은 그 자체로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간염이나 간경화를 거쳐 간암까지 진행할 수 있어 조기에 발견해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과음하는 사람 중에도 나쁜 음주 습관이나 비만·여성·영양결핍 등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가진사람은 자주 검진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매일 남성은 하루 5잔 이상, 여성은 2.5잔 이상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사진은 환자에게 복부초음파를 시행하는 모습.
매일 남성은 하루 5잔 이상, 여성은 2.5잔 이상 마시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사진은 환자에게 복부초음파를 시행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 요인

▷매일 술 마시는 습관=과음을 하는 사람 중에서도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알코올성 지방간이 유발될 위험이 더 높다. 체내에 알코올이 들어오면, 간은 이를 해독하면서 세포의 손상을 받는데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되기 전에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이 더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시간에 폭음하는 습관도 간을 더 쉽게 손상시킨다. 서연석 교수는 "폭음을 해 단시간에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 간에서 분비되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해지고, 대사작용을 하기 위한 시간도 줄면서 간을 손상시킨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시간 내 남성의 경우 소주 5잔, 여성의 경우 소주 4잔 이상을 마시는 음주습관은 위험할 수 있다.

 

▷비만=비만한 사람이 과음까지 하면 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조용균 교수팀은 종합검진센터에서 검사를 받은 20~64세의 성인남녀 29281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알코올성 지방간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이들 중 총 4889명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견됐는데, 이를 체질량지수(BMI)로 분석해보니 체질량지수 23 이상의 과체중일 경우에 남성은 2배 이상, 여성은 11배 이상 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성이 커졌다. 특히 BMI 25 이상의 비만 여성은 최대 13배까지 알코올성 지방간의 위험성이 커졌다. 조용균 교수는 "비만하면 지방 대사에 장애가 생기면서 지방이 더 잘 모이게 되고, 이로 인해 지방간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살찐 사람에게 생긴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염이나 간경화 등 심각한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발전하는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여성=여성은 남성보다 짧은 시간과 소량의 음주로도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길 수 있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의 알코올 혈중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위나 간에서 알코올을 처리·해독하기 위해 분비되는 알코올 탈수소효소와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어 알코올이 체내에 더 오랫동안 남아 영향을 미친다.

 

▷영양결핍=평소에 제때 식사를 하지 않거나 음주 중에 안주를 잘 챙겨 먹지 않아 체내 단백질이나 미네랄, 비타민 등이 결핍된 경우에도 알코올성 지방간이 더 쉽게 생긴다. 조용균 교수는 "단백질이나 미네랄·비타민 등 미량 영양소가 결핍되도 체내에서 알코올이 대사되는 속도가 느려진다"며 "알코올의 독성 효과가 장시간 작용하면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지방간, 술 끊어야

알코올성 지방간만 발견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술을 줄이거나 끊는 등 생활습관을 관리하면 대부분 정상 간을 회복할 수 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는 "술을 끊겠다는 생각이나 술자리에서 술을 참겠다는 생각은 금주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술자리 자체를 피하는 등 적극적으로 금주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헬스조선 2016.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