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인사를 건낼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단어는 ‘건강’이다. 그만큼 건강은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강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2017년엔 어떤 건강 트렌드와 이슈가 펼쳐질까. 예상되는 트렌드·이슈와 이에 따른 건강 수칙을 알아봤다
1. 1인 가구 혼밥의 시대, 제대로 먹는 방법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트렌드가 있다. 바로 ‘혼밥(혼자 먹는 밥)’이다. 실제로 소비자 3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외식소비행태’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월평균 15회 외식을 했는데, 이 중 혼밥 횟수는 평균 6.5회였다. 외식할 때 두번 중 한 번 정도 혼밥을 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혼밥 문화의 배경으로 1인 가구의 증가를 지목한다. 2016년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사상 처음으로 전체 가구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27.2%)을 차지했다. 이와 함께 사회·경제적 불안 심리의 확대 등으로 혼밥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혼자 먹는 식사가 신체 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혼자 점심을 먹는 사람의 경우 식단을 간단히 하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쉽다. 그런데 영양 불균형은 각종 질병 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에 따르면 20~30대가 혼자 밥을 먹는 등 고립된 생활을 지속할 경우, 체내 염증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혼자 밥을 먹다보면 TV 등을 보면서 식사하기 때문에 식사 시간이 짧다. 실제로 2015년 가천대 식품영양학과 이영미 교수팀이 서울·경인 지역 대학생 89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혼자 밥을 먹는 대학생 10명 중 7명이 15분 안에 식사를 마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 몸이 음식을 섭취하고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2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음식을 너무 빨리 먹으면 위장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 따라서 피치 못하게 혼자 식사 하게 되더라도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혼밥의 시대, 건강을 지키는 식사법 3
1 — 식사 시간 20분 지키기
의식적으로 식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20분 정도로 맞춘다. 한 숟가락을 입에 넣은 뒤에는 10번 이상 씹기, TV나 스마트폰 끄고 밥먹기와 같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 하루 한 번 과일 챙겨 먹기
1인 가구는 과일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과일을 챙겨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일에는 비타민이나 무기질 등 우리 신체가 필요로 하는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등에 사과나 토마토, 오렌지 등 과일을 작게 잘라 포장한 제품 등이 있으므로, 이를 통해서라도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3 — 반찬 3가지 이상 먹기
혼자 밥을 먹다 보면 덮밥처럼 간단한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음식으로는 단백질이나 지방, 탄수화물 등 우리가 반드시 먹어야 할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기 어렵다. 덮밥 등 한 그릇 음식보다는 여러 종류의 반찬이 나오는 백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반찬은 영양분이 골고루 섞인 것으로 3가지 이상 선택하자.
2. 행복을 찾는 가장 간단한 방법 휘게(hygge)
올해의 트렌드를 예측한 각종 서적에 등장한 단어가 있다. 바로 ‘휘게(hygge)’다. 휘게는 덴마크어로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라는 뜻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의 삶의 방식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혹은 혼자서 소박하고 아늑한 시간을 보내자’는 뜻의 휘게.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휘게는 전세계적으로 불황과 저성장의 기조가 만연한 현실에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숨 쉴 곳’을 제안한다.
우리는 보통 더 좋은 것을 보고, 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휘게는 이와 정반대의 것을 추구한다.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편안함을 얻고, 타인과 공존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한다. 실제로 덴마크의 ‘행복연구소’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일반인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전날 행한 각각의 활동으로부터 느낀 행복함의 정도를 0점부터 6점(점수가 높을수록 더 큰 행복감을 느낌)으로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아이들과 놀거나, 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 음악을 듣는 등의 일상적인 상황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휘게에 대해 다룬 책 《휘게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의 저자 마이크 버킹(덴마크 행복연구소 CEO)은 “한국의 경우 최근 몇 세대에 걸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왔지만,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지 않고 삶의 질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삶의 질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와 ‘우리’에게 충실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휘게를 익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