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영알(영남 알프스) 2구간 번개 산행기 ◈(2017. 2. 18. 토)

부산갈매기88 2017. 2. 24. 16:49

 

◎산행지: 영남 알프스 2구간 육화산(675m), 흰덤봉(682m), 구들삐산(668m)

◉산행 일시: 2017. 2. 18. 토

 

☢산행 참석자: 백산산악회원 14명(은수, 호두, 동방, 스마트, 블랙이글, 일식, joon, 에포케, 수정, 현진, 나무, PINE, 군자대로, 부산갈매기)

●산행 코스: 오치령~고추봉~육화산~657봉~612봉~흰덤봉~구들삐산~712봉~672봉~인재

 

◔시간대별 산행:

10:12 오치령(오치고개) 도착

10:23 오치령 출발

10:39 산불감시초소

11:22 고추봉

11:32 육화산/오치령/구만산 갈림길 이정표

11:48 육화산

12:08 육화산/오치령/구만산 갈림길 이정표

12:23 657봉

12:38 612봉 아래 안부(식사 34분)

13:17 612봉

14:03 흰덤봉

14:14 구만산 2.1km 이정표

14:28 구들삐산

15:19 구만산/가인계곡 갈림길

15:46 672봉 전망바위

16:04 인재

    

★산행 시간 및 거리: 5시간 41분(중식 34분, 기타 휴식 12분) 11.1km(GPS)

                                  <<순수 산행시간 4시 55분>>

◎교통편: 승합차 대절

     

●산행 tip:

2017 2월 4일의 영알 1구간 오치령~보담산 코스에 이어서 이번 산행은 영알 2구간 오치령~육화산~흰덤봉~인재까지 5시간 40여 분, 11km의 능선 산행이다. 오치령까지는 시간 절약을 위해 승합차로 접근을 한다. 청도 매전면 내2리 마을회관에서부터 15분여 비탈길을 차로 올라가야 한다.

 

오치령 삼거리 노송 한 그루가 있는 곳에서 하차한다. 북동 사면의 비탈길을 오르면 바로 위쪽이 개인 사과밭이다. 그 밭뙈기 사잇길을 지나 된비알을 10분 오르면 그 위쪽에 개활지가 전개된다. 산불방지초소가 있고, 산불 감시원 1명이 망루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과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산을 안내하기도 한다. 멀리 동남쪽에는 정각산((860m), 그리고 동쪽에는 실혜산(828m)의 마루금이 보인다. 초소 옆에서 물 한모금도 마시고, 과일을 나누어 먹기도 하여 에너지를 보충한다.

  

♣우째 이런 일이?

이제 육화산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능선길이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길이라 잡풀과 나뭇가지들이 뒤엉켜 있어서 걷기가 여의치 않다. 앞에 가는 일행이 나뭇가지를 스쳐가다 그것이 후림불이 되어 뒷사람의 몸이나 얼굴을 때리기도 한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조금 진행을 하려는데, 앞서 가던 군자대로님이 되돌아온다. 집에서 모친이 쓰러졌다는 전갈이 온 것이다. 노인네를 모시고 사는 사람들은 늘 걱정이다. 집에서 전화를 오게 되면 가슴이 철렁해진다. 이런 일이 혹시 무슨 일이 생길까봐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연락이 왔으니. 들머리에서 매전면 내리마을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는 승합차를 얼른 부른다. 길이 좁은 낭떠러지 길이라 차를 돌리기도 쉽지가 않을 터인데.....

  

♣고추봉에는 고추가 있는 거여?

산불감시초소에서 40여 분을 능선을 따라가 조망할 수 있는 고추봉에 도착한다. 왜 고추봉이라 이름 지었을까? 봉우리가 고추모양인가? 아닌 것 같은데. 그 고추봉 뒤편으로 낙화산자락이 보인다. 그리고 그 낙화산 아래의 골짜기에 고즈넉한 암자 한 채 보인다. 보기만 해도 평화스럽게 느껴져 하룻밤 묵고 가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겨울산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낙엽이 땅으로 회귀하면서 나무들은 틈새를 만들어 주어 듬성듬성 경치를 볼 수 있어서 좋다. 탁 트인 조망이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산속 여기저기의 경치를 나뭇가지 사이로 보아도 참 좋다. 인생 또한 완전무결하다면 신이겠지만, 뭔가 성긴 자국을 남기면서 사는 것이다. 열려진 창문 틈새로 보이는 세상이 달리 보이듯, 능선의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산세와 마루금의 경치는 조금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여섯 개의 꽃(육화산)을 찾아서

고추봉에서 10여 분 능선을 따라 가다 왼쪽의 육화산으로 꺾어 진행한다. 야트막한 산허리를 걷다가 동문사라는 이정표가 나오는 지점에서 4분 정도 비탈길을 치고 올라가야 한다. 처음으로 울산에서 온 산악회원 7~8명을 만난다. 자기네들도 산꾼을 처음 만난다고 한다. 나지막한 육화산(674,9m) 정상석 앞에서 개인 및 단체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함께 웃을 수 있는 것도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서 좋다. 그 웃음은 자신의 몸속에 박혀있는 고통의 돌 하나를 빼내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화가 복이 되는 시간이다. 자연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화산으로 분출하듯, 인생 또한 에너지를 적절히 분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요즘 사회 전반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묻지마 사건] 등은 마음의 에너지를 적절히 뿜어내지 못해서 폭발하는 현상이 아닐까.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라고 예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정신이 온전치 못해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볼 때 정신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인 것 같다.

 

흰덤봉과 인재 방향으로 가려면 육화산에서 육화산/구만산/오치령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야 한다. 거기서 완만한 비탈길을 15분 오르면 657봉에 다다른다. 앞서간 그 울산 산악회원들이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약간 바람소리가 세차다. 으스스해지는 것이 거기서 식사를 하기에는 여의치가 않다. 그래서 10여 분 612봉 아래의 안부까지 진행을 한다. 안부 또한 골바람이 지나가기에 식사하기가 좋지 않다. 안부에서 612봉으로 200여 미터 진행을 한 숲속에 자리를 잡는다. 한결 아늑해서 좋다. 꿀맛 같은 점심시간이다. 어묵탕도 있어서 산중의 식사는 거하다. 뜨끈한 국물이 있기에 몸이 데워져 마음마저 녹는다.

 

♣흰덤봉?

30여 분의 식사시간은 끝이 나고, 612봉까지 된비알을 15분여 오른다. 마음은 상쾌하지만 몸은 무겁다. 612봉에서 잠시 일행들과 어깨높이를 맞추며 시간의 궤적을 그린다. 완만한 비탈길을 10여분 내려가면 구만산 갈림길(구만산 1.2km/흰덤봉 1.4km/육화산 3.2km)이 나온다.

 

이제 흰덤봉으로 오른다. 흰덤봉 정상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 오름길에 단애가 얼굴을 들이민다. 예사롭지가 않음을 보여준다. 왜 흰덤봉일까? [덤]이라는 말은 경상도 방언으로 바위라는 뜻이다. 흰덤봉, 그러니까 흰 바위봉우리이라는 말이다. 산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면 깎아지른 절벽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흰덤봉이다. 이파리가 떨어진 나무들은 싸~싸~하는 바람소리를 내지만, 잎이 무성한 소나무들은 그 바람을 다 받아들이고 있어 잠잠하다. 산 중턱에서 일행은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 후미를 배려한 기다림이다. 빨리 오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행복을 나누려 하는 것이다. 잠시 쉴 때마다 누군가의 배낭에서 요술 보따리처럼 나오는 먹거리가 있기에 또한 즐겁다. 산 중턱에서 15분을 오르면 흰덤봉(682m) 정상이다.

 

흰덤봉(682m)정상에는 정상석이 없다. 돌무더기를 모아 놓고 약간 큰 돌에다 누군가가 흰덤봉이라 찌찍 거려 놓았다. 영알 환종주 코스의 중요한 통과지점인데 지자체에서는 조금더 신경을 써 준다면 좋지 않을까. 환경보존이라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 조그마한 정상석 하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산행코스의 전체적인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웬 구들삐?

흰덤봉에서 25분여를 진행하면 구들삐산(668m)에 이른다. 이름도 특이하다. 정상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이름을 판자 위에 적어서 매달아 놓고 갔다. 그렇게 무명봉과 같은 산인데 누군지 모르지만 구들삐산이라 이름지어 놓았다. [구들삐]라는 말은 경상도 방언으로 [구들]이라는 말이다. 이 고장 사람들이 지어 놓았기에 구들이라 하지 않고 구들삐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구들삐산. 산세가 방의 구들처럼 생겼나 보다.

  

이제 712봉으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712봉은 앞에 커다란 코끼리 같은 것이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다. 제법 된비알이다. 15분여를 지그재그로 올라야 한다. 정상에서는 구만산자락이 보인다. 이제 뭔가 다 온 느낌이다. 712봉 정상에서 잠시 발걸음을 내려 놓지 않을 수 없다. 멀리 북족으로 운문댐이 보인다.

 

♣너무 앞서 가면 알바를 하는 거여~~

구만산과 인재 갈림길이 나오는데, 정확한 이정표가 없다. 곧바로 오르면 구만산이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인재로 가는 능선길이다. 앞서간 일행이 구만산 능선길로 진행을 하여 불러 세운다. 게다가 동방님은 더 멀리 진행을 하였으니. 갈림길에서 잠시 대기를 한다.

  

구만산과 가인계곡으로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앞서간 일행이 가인계곡으로 하산을 하여 또다시 불러올린다. 우리 인생도 자칫하면 옆길도 새듯 산행시 갈림길은 일행과 이야기를 하는 사이 옆길로 빠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갈림길에서 약간 능선을 오르다가 672봉의 마지막 된비알을 만난다. 이제 하산길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10여분 거꾸로 치고 올라가게 되니 모두 아우성이다. ‘이제는 무슨 말을 해도 못 믿겠다.’고. 마음을 푹 놓고 있다가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센 오르막길을 오르니 정신이 아득해지나 보다. 나뭇가지도 지나가는 길손 때문에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추워서 옷을 껴입는다고 부산하다. 정상 부근에서 한 숨을 돌린다.

 

그 땀방울의 댓가는 672봉의 전망바위에서 모든 것이 보상된다. 뒤편으로 단애의 사자바위와 문바위가 전개되고 시원스러운 마루금이 올려다 보인다. 그리고 왼쪽 골짜기 사이에 자리 잡은 기도원 건물도 눈에 들어온다. 경사진 전망바위에 함께 모여 마지막 인증샷을 찍는다. 허공으로 흩어지는 웃음이 바람을 타고 골짜기로 사라진다. 독사진까지 찍고 가지 않을 수가 없기에 지정거려진다. 그 경치를 눈에만 담아 올 수가 없기에.

 

♣산행은 끝나야 끝이 나는 거여~~

그 전망바위에서 인재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가파른데다 낙엽이 수북하여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이제 인재 임도에 닿게 되어 5시간 40여 분 11.1km의 실질적인 산행은 끝이 난다. 승합차를 여기까지 오도록 이야기해 두었는데, 청도 매전면에 임마누엘 기도원이 한 곳 더 있었으니. 이곳은 한국임마뉴엘 기도원, 또 다른 곳은 축복임마누엘 기도원. 에고~~ 승합차 기사는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다른 곳에서 헤매고 있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이 동편마을까지 30여 분 걸어 내려간다.

  

♣뒤풀이 [두레농원]

뒤풀이를 위해 청도 운문댐 옆의 [두레농원]으로 향한다. 40분 정도 차로 달려가야 한다. 석양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가운데 운문댐 옆을 지나간다. 시골길은 늘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것 같다. 도시의 집들은 대체로 정형화되어 직각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 메모 반듯하여 마음을 찌르는 듯하다. 시골길 옆에 나부끼는 억새, 흔들리는 나뭇가지, 파란 하늘이 우리를 온화하게 만든다.

 

두레농원은 우리 오기를 기다려 모든 것이 셋팅되어 있다. 비닐 하우스 안 난로 안에는 고구마가 익어가고. 한 차례 손님들이 지나갔다고 한다. 또 올해는 날씨가 추워서 미나리 작황이 좋지 않아 미나리의 양이 조금 적다고 한다. 그래도 이렇게 함께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겨우내 자란 미나리의 녹색잎을 보는 것만으로도 활력이 넘친다. 이 삭막한 겨울의 끝자락에 파릇파릇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환해진다. 각 테이블마다 고기 굽는 경쟁이 벌어진다. 동방회장님의 건배 제의가 있어 함께 잔을 높이 든다. 수정님이 가지고 온 와인이 더 깊은 흥을 돋우게 하였으니, 달짝지근한 와인이 누구라도 마시기에 좋은 것 같다.

 

이제 난로불은 더욱 하우스 안에 훈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마무리는 난로안의 숟가락 크기의 군고구마다. 하나씩 맛을 본다. 그리고 일행은 그곳에서 재배한 표고버섯 한 봉지씩을 산다. 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이제 그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밖은 어둠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차 안은 화기애애하다. 산다는 것은 나만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행복함으로 가족이 행복하고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나비효과 같은 것이 아닐까. 행복은 넘침과 부족함 사이에 있는 간이역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영알의 감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영알 3구간을 기대하시라.

 

 

산행지도

 

 

♣산행사진

▲▼오치령에서

 

▲오치령 노거수 아래에서

▲뒤돌아 본 오치령

▲▼개인 사과농장 통과

 

▲농장 문 통과: 고맙게도 열어 두었네요

▲▼산불감시초소

 

 

 

 

 

 

 

 

▲▼고추봉에서

 

 

▲고추봉 능선에서 나무님, 뒤편이 육화산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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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산/육화산/오치령 갈림길

▲▼657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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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만산 갈림길

▲흰덤봉

▲흰덤봉을 오르며

 

▲흰덤봉에서 동방 회장님

 

 

 

 

 

 

▲이게 행복이여~~

▲▼구들삐산

 

 

 

▲712봉으로 가는 도중 전망쉼터에서

 

 

▲712봉에서 나무님

▲웬 눈싸움?

▲구만산/가인계곡 갈림길

 

 

▲▼672봉 전망바위에서

 

 

 

 

 

 

 

 

 

 

 

 

▲인재 임도에서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하산 중

▲산허리가 잘려나간 중앙광산

▲동편마을까지 걸어가는 중

▲두레농원에 도착해서

 

 

 

 

▲맛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