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부산백산산악회 제 307차 정기산행: 해남 흑석산 ◈(2017. 4. 22. 토)

부산갈매기88 2017. 5. 5. 18:02

 

 

◎산행지: 해남 별매산(465m), 가학산(576m), 흑석산(650m)

★산행일시: 2017. 4. 22. 토. 맑음

 

☢산행 참석자: 부산백산산악회원 및 게스트 포함 46명 (동방, 슬로우, 솜털, 산하, 금호지, 동무, 김치, 자연지기, 사브레, 해초, 야초, 태영, 배석원, 조민희, 삼림, 한사랑, 퀵, 홍종태, 와석, 차돌이, 새콤달콤, 팅커벨, 호두, 수정, 동해, 인선, 산아, 블랙이글, 낭만고양이, 새벽길, 가을바람, 윤슬, 수피아, 에코, 은수, 스마트, 청림, 운해, 부산갈매기 외)

 

●산행 코스: 제전마을~전위봉~별매(뫼)산~망산~가학산~흑석산~깃대봉~바람재~휴양림

 

시간대별 산행:

10:58 제전마을 출발

11:49 전위봉 정상

12:13 이정표 갈림길(땅끝기맥(밤재) 0.5km/별뫼산 0.2km)

12:23 별뫼산(465m)

13:00~13:20 384봉(점심식사 20분)

14:06 망봉

15:07 가학산(576m)

15:27 만제재

15:52 흑석산 정상

16:07 깃대봉(650m)

16:23 바람재(흑석산 정상 0.6km/휴양림 1.5km/전망대 0.2km)

16:33 은굴 약수터

17:07 가학산 자연휴양림 뒤편 전망 쉼터

17:28 가학산 자연휴양림 입구

 

 

★산행 시간(후미 기준): 6시간 30분(중식 20분, 기타 휴식 21분)<순수 산행시간 5시간 51분>

♣산행거리: 9.1km(GPS)

◎교통편: 신부산고속투어버스

 

♣산행 tip: 암릉과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흑석산. 백산산악회 제 307차 산행은 별매(뫼)산, 가학산, 흑석산이었다. 산행 들머리는 강진군 성전면의 제전마을이다. 이어서 전위봉의 암릉을 오르고, 별매(뫼)산, 암봉인 가학산의 정상에서 기지개를 켠 후, 흑석산자락의 진달래꽃에 정신을 빼앗기는 가운데 그 흑석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호미동산의 빼어난 암봉에 다시 한 번 탄성을 지르게 된다. 그리고 그 흥분을 가라앉히며 바람재에서 가학산 휴양림 방향으로 하산을 하게 된다. 그러나 바람재에서 은굴을 지나 내려오는 하산길은 자갈길과 낡아빠진 목책길에 경사가 급해서 가슴을 졸이게 한다. 산행은 가학산 자연휴양림에서 끝이 난다. 6시간 30분(점심 및 휴식 시간 41분 포함) 9.1km이지만, 밧줄을 잡고 오르기도 하고, 된비알이 있어서 거리도 배나 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에너지를 두 배나 소모한 것 같았다. 고생을 한 만큼 걸어볼만한 산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위봉의 암릉에서 이런 일도~~~

부산 덕천동에서 마지막 회원들을 실은 버스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 제전마을에 3시간여 만에 도착을 하게 된다. 들머리인 강진 제전마을에서 산행채비를 하게 된다. 서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암봉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들머리 부근에는 화장실 시설이 없는 게 아쉽다. 그 전위봉 암릉을 오르기 위해서는 마을을 지나가게 된다. 마을이 끝난 지점에서 왼쪽으로 돌면 곧바로 대나무 숲이 나온다. 그 대나무 숲의 그늘에 잠시 시원함을 느끼며 비탈길을 10여분 오르면 암릉을 만나게 된다. 바위 틈새를 요리조리 빠져 올라가게 되면 비스듬한 암반이 앞을 가로막는다. 슬랩 구간을 네 발로 기어오르면 머리 위로 집게바위가 보인다. 아래에서 볼 때에는 게의 집게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그 모습은 조금 다르다. 엄지와 검지를 곧추 세운 느낌이다. 혹자는 왕관 바위라고 거창하게 이름도 붙여 두었으나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생각만큼은 아니다. 멀리서 보는 사물과 가까이에서 보는 사물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암릉 정상부에서는 들머리인 제전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건너편 월평 저수지 뒤쪽으로 월각산이 보이고, 북쪽으로 아스라이 월출산이 손에 잡힌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도 약간 불어주니 신바람이 난다. 일행은 암릉 여기저기에서 추억의 앨범을 만드느라 부산하다. 전위봉은 산 전체가 바위산이라 남성미를 자랑하는 것 같다. 전위봉에서 별매(뫼)산으로 가려면 암벽에 매달린 밧줄을 비스듬히 타고 내려가야 한다. 그래서 자연스레 정체가 된다. 그 암벽의 밧줄을 잡고 내려가면서 포즈를 잡아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런데 밧줄이 끝난 지점 아래에 뭔가 심상찮은 모습이 잡힌다. 그 웅성거리는 소리가 암벽 줄을 잡고 있는 일행과 그 암벽 위에 있는 사람에게 전해진다. 다리를 주무르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암벽 위에 있어서 상황 판단이 안 된다.

 

일행은 하나 둘씩 그 현장에 접근을 하게 된다. 야초님이 발뒤꿈치를 다쳐서 일행이 다리를 살펴보고 있다. 도저히 걸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자 회원이 암벽에서 힘겹게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 야초님이 도와주기 위해서 먼저 착지를 한다고 뛰어내린 것이 화근이 된 모양이다. 뛰어 내릴 때 “뚝~~!!”하고 소리가 났다고 하니. 도대체 발목 부근의 뼈가 부러진 것인지, 아님 인대가 끊어진 것인지.......

 

다른 일행은 전체 진행을 위해 계획대로 산행을 하고, 그곳에 운해대장님, 태영님, 스마트님, 슬로우님이 남게 된다. 예정대로 진행을 하는 후미조들은 남겨진 그 상황에 가슴 한켠에 한 보따리의 짐을 안고 간다. 뒤 상황이 궁금해서.....

 

♣가학산 암봉이 사람 잡네여~·

전위봉 뒤쪽 안부에서 조금 올라 밤재(땅끝기맥) 갈림길에서 별매산(465m)까지 200미터 남았다고 이정표는 알려준다. 하지만, 줄곧 비탈길이라 조금 힘이 든다. 전위봉의 암릉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쉬엄쉬엄한 것이 그 비탈길에서 허걱거리게 된다. 날씨는 더워져 목이 칼칼해진다. 2백 미터 거리인데, 체감 거리는 더 멀게 느껴진다.

 

앞서간 일행이 별매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뒤돌아 본 전위봉 암봉은 대머리 까진 듯 하나 나름대로 앙버티고 있는 모습이 위엄이 있어 보인다. 그 옹골찬 모습에 끌리는 마력이 있는 것 같다. 별매(뫼)산 정상의 전망바위에 서서 전위봉 배경삼아 일행은 포즈를 잡아본다. 이곳에는 정상석이 없다. 이정목에 465m라고 써 놓았다. 그리고 그 이정목 꼭대기에 누군가 유성매직으로 [별뫼산]이라고 휘갈겨 놓았다. 지자체에서 조금만 신경을 써준다면 모두가 행복할 텐데. 이곳 빈약한 지자체의 사정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점심을 별뫼산과 망봉 사이의 384봉에서 먹게 된다. 앞서간 동방 회장님 일행이 식사를 하고 있다. 후미조들은 조금 기다려서 그 자리에 앉는다. 그나마 그곳은 장소가 조금 너른 곳이기에. 점심식사 시간은 20분 정도를 하고 곧바로 일어서게 된다. 막 식사를 끝나갈 무렵 슬로우님과 스마트님이 야초님은 운해님과 태영님에게 맡기고 합류를 하게 된다. 이후 망봉까지 40여 분 능선길을 걷게 된다. 망봉까지는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다. 간간히 세월에 떠밀려가고 있는 진달래꽃이 수줍게 피어 있다. 가고 싶지 않아도 시간이란 톱니바퀴는 사정없이 앞으로 굴러가고 있다. 그 시간의 톱니바퀴는 뒷걸음을 치는 법이 없다. 망봉의 암봉을 넘어서 이제 왼쪽으로 높이 올려다 보이는 쭈삣한 암봉에 다소 주눅이 들어 있다. 일행들은 저 뾰족한 암봉을 올라가느냐고. 옆으로 돌아갈 거라고 얼버무렸지만, 반드시 스쳐가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암봉이었으니.

 

망봉에서 하산하는 기분으로 살짝 내려갔다가 안부에서 가학산 방향으로 30여 분 치고 올라가야 한다. 가학산으로 오르기 위해서 그 아래쪽에 밧줄이 매달려 있었으니. 암벽 골짜기에 밧줄이 매어져 있어서 조금 애매모호한 상태다. 그러나 일행들은 위에서 지켜봐 주고, 아래에서 발놓을 자리를 일러주어서 쉽게 가학산 아래턱에 접근할 수가 있었다. 그 아래의 전망 쉼터가 정상인가 싶었는데, 아니올시다. 그 전망 바위쉼터에서 일행은 올라서서 한 무리가 된다. 땀 흘린 수고의 댓가를 조금 즐겨 보는 것이다. 가학산자락 암벽에 피어있는 진달래꽃의 청초한 모습에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 인생이란 누가 보든 안 보든 자신의 인생 시간표대로 살아가는 것임을. 그 암벽에 핀 진달래꽃은 결코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생명을 노래하고 있었으니. 때론 비가 온몸을 적시기도 하고, 때론 흰 눈이 몸둥이를 차갑게도 하고, 또 따스한 햇살이 온몸을 녹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어진 운명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운명을 노래한 한 떨기의 꽃으로 승화시키고 있었으니. 우리의 인생도 하늘이 맡긴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정상은 암벽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밧줄도 잡기도 하고, 암벽을 네 발로 기어올라야 하기에 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하지만, 행복은 늘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행복은 갖가지 형태의 가면을 쓰고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주머니 속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봄바람에 실려 오는 것인지도. 늘 행복은 우리 주위에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가학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팔방의 모습은 지금까지 고생한 것들을 충분히 보상해주고도 남음이 있음을. 가학산 뒤로 흑석산자락이, 그리고 오른쪽으로 호미동산의 마루금이 펼쳐지고 있다. 그 흑석산자락은 곳곳에 진달래가 불잉걸을 이루고 있다. 가학산 아래쪽은 약간 높은 기온 탓에 진달래꽃이 거의 지고 있었는데, 흑석산자락은 산에 불을 붙여 놓은 듯 발갛다. 그것을 보는 우리의 가슴도 발갛게 물들어진다. 가학산 아래의 골짜기에는 흑석산 기도원 건물이 보이고, 군데군데 하늘을 담은 저수지는 봄기운을 담고 있다.

 

♣시간이 멈춘 흑석산 ~ ~

가학산에서 흑석산까지는 40여 분이 걸리게 된다. 가학산에서 흑석산 방향으로 가려면 암벽을 이제 내려서야 하는데, 조금 오금을 저리게 한다. 흑석산자락이 불타고 있는 모습에 일행의 발걸음은 두꺼비 걸음이 된다. 그 산야 풀 한포기의 모습을 담아야 하기도 하고, 그리고 눈에 오랫동안 머물게 해야 하기에 걸음은 느려진다. 즐거움이란 혼자 보다 몇 사람이 함께 나누어야 가치가 있고, 오랫동안 가슴에 새겨지는 것 같다. 그래서 행복이란 공유하고 공존했을 때 보다 값어치가 있는 것 같다. 죄다 행복에 취해 있다. 푸근한 날씨에 마음은 공중을 날아오르는 깃털과 같이 된다.

 

가래재에서 왼쪽으로 가면 호미동산이고,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흑석산이다. 우측 흑석산으로 진행하는데 길 양옆으로 진달래꽃 터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일행의 발걸음은 점차 느려진다. 이 봄에 진달래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지나갈 줄 알았는데, 봄의 숙제를 풀고 가는 것 같다. 일행들은 하나둘씩 진달래와 친구가 된다. 진달래가 일행을 붙들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앞서간 일행들은 깃대봉에서 고함을 지르며 부른다. 20~30분의 거리 차이는 있는 것 같다. 흑석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호미동산의 풍광은 너무 멋지다. 바리깡으로 옆머리를 밀고 머리 위쪽만 남겨놓은 듯한 호미동산. 호미동산자락의 마루금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아쉽다. 시간이 없는 게.

 

흑석산 정상에서 깃대봉까지 거리는 10여 분으로 능선길옆의 진달래꽃 또한 키 높이로 흐드러지게 피어서 붉은 가슴을 노래하고 있다. 누가 그 유혹의 노래에 잰 걸음으로 가겠는가. 앞에서 무전으로 빨리 오라는 전갈이 온다. 그러나 이 시간과 기회는 이것이 마지막이기에 쉽게 진달래 여인의 치마폭을 감히 뿌리칠 용기가 나지 않는다. 바로 앞에서 함께 가는 새벽길님도 카메라 샤터를 누르기에 분주하며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한다. 겨우 깃대봉에서 10여 명의 일행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빠르게 하산을 제 시간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행복한 순간을 그냥 놓칠 수가 없다. 후미조 죄다 그러한 기분인 것 같다.

깃대봉에서 바람재까지 능선길이 조금 가파른 곳이 있었지만, 바람재에서 가학산 휴양림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갈길이고 낡고 오래된 목책길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 억센 비탈길이라 다소 힘들어 하는 여성 회원도 있다. 그러나 후미에서 후미대장의 역할을 다해 준 스마트님 덕분에 모두 가학산 휴양림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지만,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깔끔한 뒤풀이

가학산 휴양림에서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선두조들은 휴양림의 꽃 속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부산하다. 이처럼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낸 적은 많지 않을 것이다. 뒤풀이는 강진군 병영면에 있는 남도 음식 명가 <수인관>에서 했다. 윤슬님이 지인의 소개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수인관>으로 정했다. 남도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수인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거기서 기다리고 있던 야초님, 윤해님, 태영님과 조우하게 된다. 음식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맛있고 저렴해서 좋았다.

 

낮에 야초님과 함께 운해님과 태영님이 병원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본 결과 발뒤꿈치의 뼈가 골절되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에서 정밀 검사를 해야 하지만, 1차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었다. 모두 염려했지만, 더 나쁜 결과가 아니어서 좋았다. 늘 산행은 완벽한 준비, 몸 풀기, 철저한 산행코스 점검, 일행과 함께하는 마음자세 등이 필요치 않나 생각을 한다. 산에서 산행을 잘 하는 산꾼일수록 산에 대한 겸손한 자세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늘 가족처럼 뭉치고 땀 흘리며 수고해주는 회원님들이 있기에 백산은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한 번 백산 식구는 영원한 백산 가족임을 잊지 말기를......

 

어려운 상황일 때 진정한 우정은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실감한 하루였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새벽길님/인선님

 

 

 

 

 

 

 

 

 

 

 

 

 

 

 

 

 

 

 

 

 

 

 

 

 

 

 

 

 

▲우리는 함께함이 행복이었더라~~

 

 

▲뒤돌아 본 전위봉

 

 

 

▲별매(뫼)산 정상▼

 

 

 

 

 

 

 

 

 

 

 

 

 

 

 

 

 

 

 

▲가학산 정상▼

 

 

 

 

▲가학산 아래 전망바위 쉼터에서

 

 

 

 

 

▲가학산 정상에서 솜털님

 

 

 

▲가학산 정상에서 차돌이님

▲가학산 정상에서 바라본 흑석기도원 골짜기 전경

 

 

 

 

 

 

▲뒤돌아 본 가학산자락

▲가래재에서

 

▲호미동산

 

 

 

 

 

 

 

 

 

 

 

 

 

 

 

 

 

▲흑석산 정상에서/ 왼쪽에 보이는 정상이 호미동산

 

 

 

 

 

 

 

 

 

 

 

 

 

 

 

 

 

 

 

 

▲바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