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가뭄-폭염에 목초지 사라져… 젊은이들 일자리 찾아 도시로 이주
FAO ‘710만명 긴급 식량지원 필요”, 世銀 “2050년 1억4000만명 될 것”
“시리아 내전-이라크 폭동도 기후 탓”, 유엔총장 “기후변화 대책 마련 시급”

서아프리카 우기의 막바지인 9월은 봄에 심었던 농작물을 거둬들이느라 정신없을 때지만 몇 년 새 일손은 놀고 있다. 살인적인 더위와 가뭄으로 모리타니의 땅이 가축들의 앙상한 갈비뼈처럼 갈라져버린 탓이다. 가축은 죽고 목초지가 줄어들자 시골에는 노인과 아이들만 남고 젊은 목축업자들은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다. 예측 불가능하고 극단적으로 변한 ‘날씨’가 이들을 반강제적으로 난민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다.
○ 사하라사막 인근 ‘기후 난민’ 급증

‘가뭄과 해수면 상승, 극단적 기상 현상 탓에 삶의 터전을 잃거나 이민을 강요받는 사람은 2050년까지 1억4000만 명에 달할 것이다.’
그 대표적 예가 8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내전으로 난민 수백만 명이 발생한 시리아라고 국제 비영리단체 환경정의재단 등은 지적한다. 2011년 내전으로 이어진 정치적 불안과 민심 폭발의 발단은 2007∼2010년 기상 관측 사상 최악으로 기록된 가뭄이었다는 설명이다.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던 농촌 주민들이 도시로 밀려들었고, 정부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소득 및 자원 배분 불균형 같은 사회적 긴장을 키웠다. 여기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폭압, 중동 국가에서 폭발한 ‘아랍의 봄’ 시위 등과 결합해 반정부 봉기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동아일보 2018.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