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목 디스크로 잠도 못 잤다더니…두 달 만에 완치했다고?

부산갈매기88 2018. 11. 15. 07:10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동료들의 누르기 방해(?)를 받으며 고통스런 표정으로 복근 강화 훈련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친한 지인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가 전한 두 가지 소식에 연거푸 놀랐다. 첫 번째는 목 디스크로 무척 고생했다는 것이다. 목은 물론이고 어깨, 팔, 손까지 통증이 심해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였단다. 두 번째 놀란 것은 운동요법으로 두 달 여 만에 그토록 심했던 목 디스크를 완치했다는 것이다.

그는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를 찾아 개인 트레이너에게 증상을 얘기했더니 ‘결과적으로’ 족집게 운동처방을 내려 주더란다. 이제는 치료가 아닌 건강을 위해 헬스클럽에 다닌다는 그는 운동전도사로 변해 있었다. 필자의 안색을 살핀 그는 “평소 운동 안하지? 골프 말고 근력운동 말이야. 몸에 근육이 붙으니까 일할 때도 자신감이 붙는다”고 열변을 토했다.  

체력은 몸의 종합적 능력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방위체력(각종 스트레스를 견디는 능력)과 행동체력(움직임을 일으키고 지속시키며 조절하는 능력)으로 구분한다.

방위체력은 생물학적 스트레스(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 생리적 스트레스(불면, 피로, 시차 등), 심리적 스트레스(불쾌감, 긴장, 슬픔 등)를 이겨내는 능력이다. 행동체력은 익히 알고 있는 근력과 순발력,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등이다.

그런 의미에서 TV드라마 ‘미생’에서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레이션은 곱씹어 볼 만하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체력을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고 데미지를 입은 후 회복이 더딘 이유는 체력의 한계 때문이다. 체력이 약하면 피로감을 견디지 못해 승부 따윈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만들어라.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한낱 구호에 불과하다.”
 

한국 축구의 고질이었던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를 강한 체력 훈련으로 극복한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쾌거를 이뤘다. 왕년의 세계 여자골프 최강이었던 안니카 소렌스탐은 시즌 중에도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 취재 갔을 때 ‘국가대표 선수 20% 정도는 목 또는 허리 디스크가 튀어 나와 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그런 그들이 어떻게 태극마크를 달았고,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낼 수 있었을까. 튀어나온 디스크를 엄청난 훈련량으로 만든 강력한 근육으로 감싸고 있어서다.

동아일보 2018.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