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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뇨로 잠 못 이루세요? 저녁에 물 적게 드세요

부산갈매기88 2019. 12. 6. 07:51

국내 성인 10명 중 4명은 밤에 잠을 자다가 소변을 보러 한 번 이상 깨는 야간뇨(夜間尿)를 경험한다. 야간뇨는 수면장애, 만성피로를 유발하고 노인의 경우 화장실에서 넘어져 골절 등 낙상을 입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이 증가해 고령화가 심해지는 국내에서 야간뇨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야간뇨에 대한 의료적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톡투건강’에서 이승렬 분당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야간뇨의 원인과 진단, 치료와 예방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야간뇨의 원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소변이 밤에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는 항이뇨(抗利尿)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이 분비된다. 바소프레신은 소변을 농축시켜 소변 양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호르몬 분비 기능이 떨어지면 야간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져 야간뇨를 발생시킨다. 두 번째는 방광의 소변 저장 기능이 부족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방광이 조금만 차도 소변이 마렵다고 느낀다. 방광이 예민하거나 방광 용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신질환인 당뇨병이나 신장 기능의 이상이다. 이런 환자는 하루 종일 소변을 많이 생성해 밤에도 화장실을 자주 간다.” 


“야간뇨 발생이나 횟수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늘어난다. 40대는 16% 정도지만 60대에서 46%로 급증하고 70대에서는 55%나 된다. 인구 고령화로 야간뇨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야간뇨와 야뇨증을 헷갈려 하는데 쉽게 말해 자다 깨서 화장실을 가면 야간뇨, 화장실을 못 가고 자다가 오줌을 지리면 야뇨증이다. 성장 발달이 더딘 어린이는 호르몬 분비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 야뇨증이 더 생길 수 있다.”

―야간뇨는 성별 차이가 있나. 

“남녀 차이가 없다. 다만 환자가 치료를 받는 행태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남성은 비뇨의학과 병원을 찾아 진료를 잘 받지만 여성은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비뇨의학과는 남성이 주로 찾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뇨의학과는 배뇨장애에 의한 질환이 있는 남녀 모두 진료한다. 여성도 적극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야간뇨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야간뇨를 진단할 때는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야간뇨가 있는 사람을 잘 살펴보면 저녁을 먹을 때 국이나 물 등 수분을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식사 이후 커피나 차를 마시는 생활습관이 있다. 이처럼 야간뇨에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지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환자가 스스로 배뇨를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알 수 있도록 배뇨일기를 작성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배뇨일기는 무엇인가. 

“배뇨일기는 하루에 소변보는 시간대와 양을 기록한 일지다. 3일간 연속으로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기록된 배뇨일기를 통해 야간에 소변이 얼마나 많이 만들어지는지 계산할 수 있다. 하루 전체에서 소변보는 시간 가운데 밤에 자다가 일어나 소변보는 비율이 33%를 넘으면 야간뇨가 있다고 진단을 내린다.”

―야간뇨는 쉽게 치료할 수 있나. 

“밤에 소변이 많이 만들어지는 야간다뇨(多尿)에 의한 환자는 행동요법과 약물로 치료한다. 행동요법은 저녁식사 때나 그 이후 수분 과다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요법으로도 야간뇨가 낫지 않는다면 데스모프레신이란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항이뇨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의 유사체인 데스모프레신은 야간 소변 양을 감소시킨다. 알약도 있지만 복용할 때 물을 마시게 되므로 이를 줄이기 위해 입에 넣으면 저절로 녹는 제형(劑型)도 개발됐다.” 


―야간뇨 환자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부분 여성이 소변보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비뇨의학과에 오기 전에 산부인과에 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뇨장애로 인한 질환은 비뇨의학과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야간뇨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면 비뇨의학과를 찾아 검사를 받으면 도움이 된다.” 


동아일보 2019.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