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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주치의 '서범석'의 건강한 산행]생활에 불편 주는 어깨 통증 원인부터 찾아야

부산갈매기88 2020. 2. 3. 08:22

적극적인 치료와 꾸준한 운동으로 어깨 건강 찾을 수 있어

어깨는 팔의 상완골과 어깨뼈가 만나서 이루는 관절이다. 이 관절은 관절막(또는 관절낭)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관절막의 내부로 다시 활액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어깨 관절(견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넓은 운동 범위로 움직일 수 있는 반면에 매우 불안정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절막은 어깨관절 주변의 근육에서 시작되는 회전근개라는 두꺼운 인대에 의해 보강되고 기능이 강화된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인 동결견(오십견, 유착성 관절막염)은 어깨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공통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관절에 유착을 야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관절막에 만성염증이 생기고 이로 인해 관절막이 두꺼워지고 섬유화되는 현상이 생기므로 동결견을 유착성 관절막염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이다.

동결견은 어깨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통증에 이어 점진적인 수동 및 능동적 관절 운동 범위의 감소가 나타난다. 전체 인구의 2~5%가 동결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20%에 가까운 유병률을 보인다. 호발 연령은 40~60대이다.

동결견의 원인 및 분류는 특별한 원인이나 유발인자가 없는 경우를 일차성 동결견이라고 한다. 동결견이 유발될 수 있는 특정질환이나 상황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이차성 동결견이라 하며, 이는 다시 원인에 따라 3가지로 세분된다.

먼저 내인성 요인은 어깨의 회전근개건염이나 회전근개의 파열, 상완 이두건염, 석회성건염 등 어깨관절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질환에 의해 동결견이 발생했을 때이다. 이런 경우는 원인의 구분 및 각각의 치료가 중요하다.

외인성 요인은 유방수술, 심장/호흡기 질환, 흉부종양수술, 경추부 디스크 같은 신경병증 등 어깨관절 이외의 질환에 의해 동결견이 유발되는 경우다. 어깨 주변의 상완골이나 쇄골골절도 외인적 요인에 포함된다.

전신적 질환에 의한 원인으로도 유발될 수 있다. 당뇨병,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저하증, 부신피질 기능저하증 등이다. 갑상선 병변환자에서 동결견의 발생은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원인을 잘 살펴서 동결견과 감별해야 할 질환이 많다. 특히 어깨관절의 내인성 원인인 회전근개 문제나 석회성건염, 어깨관절의 관절염, 경추부 디스크나 협착증에 의한 신경질환과는 유사한 임상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2~3가지 원인이 겹치기도 하므로 각각의 구분이 중요하다.
동결견은 관절막 안쪽의 활액막의 염증을 시작으로 하여 관절막(관절낭)의 전반적인 염증성 비후 및 섬유화로 진행되어 관절이 굳어지게 되고 운동 범위가 줄어들고 통증이 생기게 된다. 어깨 통증은 수주~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점진적으로 나타나며 밤에 통증의 악화를 흔히 호소한다. 관절 운동 범위 및 기능 감소로 어깨관절을 움직여야 할 수 있는 옷 갈아입기, 머리 빗기 또는 일상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 즉, 동결견으로 인해 어깨관절운동이 제한된 가동범위 내에서 어깨관절을 움직이면 별로 통증은 없으나 그 이상 움직이면 통증이 유발된다.

수년 전 40대 후반 시절, 매일 지하철로 출퇴근하던 필자의 친구(의사)가 언제부터인지 어깨가 아프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키가 좀 큰 친구는 지하철 손잡이를 잡을 때 필요한 정도까지만 어깨관절을 움직이고, 그 이상은 움직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다 보니 동결견이 온 것으로 판단되었다. ‘의사도 경우에 따라서는 별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긴장이완 상태에서 어깨관절을 순간적으로 굴곡시켜 동결견을 풀어 주고, 운동을 가르쳐 준 적이 있다. 굴곡 시 통증으로 소리를 지르긴 했지만.

동결견 치료 시 중요한 것은 통증 감소와 관절의 가동범위의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치료인데, 최소한의 치료를 받은 환자의 90%에서 어깨관절 기능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인다. 즉 비수술적치료인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에 만족할 만한 결과와 좋은 예후를 보인다. 다만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처음부터 심한 증상과 관절의 운동제한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더 좋은 결과를 보이며, 좀더 빠른 통증 감소와 정상생활의 복귀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약물치료 및 운동치료, 물리치료로 통증을 감소시키고 관절 주위 근육은 강화하고 관절의 운동성을 회복시켜 일상생활의 빠른 복귀가 주목적이다. 운동은 종류별로 3~4가지를 1세트로 하며 5~10세트씩 충분히 좋아질 때까지 매일 3~5회씩 반복해서 실시한다.

팔은 앞으로 쭉 뻗어 서서히 올려 팔의 이두근 부분이 귀에 닿을 때까지 하는 운동이 기본이다. 그 외에 어깨관절을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운동을 추가로 더해서 한다. 어깨 통증이 있다면, 통증 감소 및 운동 치료의 편의를 돕기 위해 주사치료도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로 개선되지 않은 경우 수면 상태에서 의사가 직접 어깨관절을 정상적인 운동 범위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도수조작술을 할 수도 있다.

동결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정이 필요한 최소한의 기간 동안만 어깨관절의 안정을 취한 후 조기 운동을 시행해야 한다. 트레킹이나 산에 오를 때 목·어깨·등 부분의 상체 운동에 등한시하기 쉬우므로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 산에 오르고, 중간 중간에 ‘만세자세‘ 등의 어깨관절 운동을 하여 상체·하체가 골고루 운동이 되고 심폐기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한다.

조선일보 202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