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태종대/절영해안로/송도 트레킹 후기 2020/3/07(토)

부산갈매기88 2020. 3. 9. 09:24

 

봄비가 우리의 갈길을 시샘하듯 오락가락 내리다 그치기를 여러 차례. 어쩌면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가는 길을 중도에 그치게 만들기 딱 좋은 가랑비였다. 매사에 연약한 사람들은 늘 안되는 방향으로 일을 만들지만, 이 가랑비 정도는 우리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태종대 버스에 내리자마자 슬슬 뿌리기 시작하는 이슬비.

우산과 비옷을 입고 감지해변으로 출발을 했다. 먼저 간 한사랑님에게서 감지해변에서 중리로 넘어가는 인도가 도로공사로 막혔다고 전화가 왔다. 그러나 우리는 일단 태종대 감지해변으로 향했다. 지난해 그곳으로 트레킹을 한 바 있던 슬로우님의 코멘트로 철책선 옆으로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쉽게 철챡선 옆으로 우회애서 인도를 따라 걸을 수가 있었다.


중리의 해녀촌은 아담하게 새로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그곳을 지나 조금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절영 해안로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우리의 기개에 꺽이어 이슬비는 멈추어 주어서 우리는 하하 호호 하면서 행복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생의 기회는 도전하는 자의 몫이다. 이 세상은 도전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져 왔다. 나약한 인간들은 늘 그들의 힘에 눌리어 살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백산인들은 늘 기개가 넘치고, 살아 꿈틀거리는 모습이 더욱 좋다.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묻어나오는 정이 있어서 좋다. 그 속에서 번지는 웃음소리가 있어서 더 좋다. 그 웃음은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 나올 수는 없다. 낯이 익을 때 웃음이 있고, 사랑이 있고 배려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유연함 속에서 자연을 노래하고 삶을 구가한다. 그리하여 한 주일 살아갈 영과 육의 자양분을 축척한다. 그 에너지는 한 주일 분량을 넉넉히 살아갈 수 있도록 조제되어지고 가슴에 채워진다.


영도 엉터리 식당에서 뒤풀이를 하면서 12명의 산우들은 안면에 홍조를 띄우며 깔깔거렸다. 모두 나이를 잊어버렸다. 오래동안 한 집안에서 살아온 가족처럼 한 덩어리가 되었다. 거기에 소주와 맥주, 막걸리가 한 순배 돌아가니 세상은 우리 것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웃고 즐겨도 시간은 두 시간도 채 되지 못했다. 헤어짐의 아쉬움이 남아 남포동의 유명한 커피숍에서 커피와 자몽차로 마무리를 했다.


야외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도 없다. 괜히 마음의 부담만 안고 집밖으로 나오길 겁내는 집지킴이가 되지 않기를 당부한다. 자연이 여러분을 안아 주게 되면 모든 것이 치유된다. 집안에서의 하루살이는 10년을 팍 늙게 할지도 모른다. 믿음으로 늘 세상을 도전해주기를 바란다.


12명이 태종대 버스 정류장~감지해변~절영해안로~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까지 3시간 반, 8.5km를 가볍게 걸었다.  동행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태종대 감지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