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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턴 존, 공연 중단케 한 '보행 폐렴'… 어떤 질환일까?

부산갈매기88 2020. 2. 19. 08:02

걸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보행'이라 이름 붙어

공연장에서 두 팔 벌리고 있는 엘턴 존
보행 폐렴은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원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사진=엘턴 존 트위터 캡처

영국의 전설적인 가수 엘턴 존(Elton John)이 건강 악화로 공연을 중단했다. 16일(현지 시각) 뉴질랜드 오클랜드 마운트 스마트 스타디움에서는 그의 은퇴 전 마지막 월드 투어 공연이 진행됐다. 이날 부르기로 한 25곡 중 16번째 곡 '대니얼'을 부르려던 그는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며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피아노에 기댄 채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젓던 그는 진행 요원의 부축을 받아 공연장에서 퇴장했다. 엘턴 존은 '보행(步行) 폐렴'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어떤 질환일까? ​


◇일상 지장 크지 않아 '보행'이라 이름 붙어

엘턴 존은 공연 초반 '보행 폐렴' 진단을 받았으나 공연을 취소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행 폐렴은 ▲흉통(가슴 통증) ▲인후통 ▲발열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반 폐렴보다 증상이 약해 보통은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아 '보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걸어 다닐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단, 증상이 약하더라도 제때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거나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수 있다.


◇폐렴구균이 아닌 다른 원인균에 의해 발생

대개 일반적인 폐렴은 '폐렴구균'에 의해 발생한다. 반면 보행 폐렴은 다른 균에 의해 발생하며, 이 때문에 '비정형 폐렴'이라 불린다. 병원에서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비정형 폐렴을 진단한다. 비정형 폐렴은 주로 '마이코플라즈마'라는 균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한 마이코플라스마 관련 항체를 검사해 진단을 내린다.

엘턴 존 공연 사진
보행 폐렴은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원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사진=엘턴 존 트위터 캡처

◇마이코플라스마 때문이라면 항생제 사용 ​

비정형 폐렴을 중 가장 흔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생제가 사용된다. 국제감염학회지에 실린 고려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에는 3세대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과 '마크롤라이드'를 함께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것도 비정형 폐렴으로 분류하는데, 바이러스가 원인이라면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는 낮다. 바이러스성 폐렴에는 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이뤄진다.


◇폐렴백신으로 예방 불가능, 위생수칙 준수해야

한편 폐렴백신을 맞았더라도 비정형 폐렴은 예방할 수 없다. 폐렴백신은 폐렴구균의 감염만을 예방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비정형 폐렴의 일종이다. 폐렴구균이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에 감염돼 발병하기 때문이다. 비정형 폐렴 예방법은 다른 모든 감염성 질환 예방법과 같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손 씻기다. 특히 바이러스성 폐렴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외출 시 반드시 손을 씻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등과 손톱 밑 등을 꼼꼼히 씻는 게 중요하다


출처 : 조선일보 202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