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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떨리는 '안면경련'…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부산갈매기88 2020. 4. 28. 06:59

미세혈관감압술 내시경 비교 그림

안면경련을 치료하는 미세혈관 감압술 '현미경'과 '내시경' 치료 비교./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쪽 얼굴이 '실룩샐룩' 움직이면 어떨까? 이는 '안면경련'의 대표적 증상인데, 환자 대부분이 대인관계에 큰 어려움을 호소할 뿐 아니라 방치하면 부작용이 커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경련, 50대 환자 가장 많아

​안면경련은 뇌에서 안면의 근육으로 연결된 ‘안면신경’이란 구조물에 비정상적인 신경 흥분이 발생해 얼굴 근육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하는 질환이다. ​안면신경의 뿌리 부분에 혈관이 압박된 상태에서 혈관이 박동할 때마다 신경 자극이 가해져 발생하며, 대부분 단순 혈관 압박 때문에 안면경련이 발생하지만 매우 드물게 뇌혈관 기형, 뇌동맥류, 뇌종양 등의 발생으로 안면경련이 일어나기도 한다.​​


안면경련의 인구 10만 명당 유병률은 남성이 7.4명, 여성이 14.5명이며 주로 40~50대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안면경련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0대가 2만3085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40대가 뒤를 이었다. 중년에서 증상이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안면을 압박하는 혈관이 길어지고 두터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뇌의 위축으로 인해 신경과 혈관 사이의 해부학적 구조가 변경되고 지속적인 신경 자극으로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이 손상되는 것도 원인이다. ​


방치하면 얼굴 비대칭 될 수도

안면경련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천천히 발생한다. 초기에는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아래 눈꺼풀에서 시작되어 위 눈꺼풀로 퍼지고 증상이 진행될수록 한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이 한 쪽으로 올라가 씰룩거리며 일그러진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눈, 볼, 입, 턱, 목 주위 등 같은 쪽의 다른 얼굴 근육에까지 증상이 퍼지며 경련이 일어나는 횟수도 잦아지고 지속 시간도 길어진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고학철 교수​는 "증상을 방치하면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편 근육이 비대칭으로 발달해 얼굴 모양도 비대칭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솜 넣어 신경 자극 차단해 치료

안면경련 치료를 위해서는 안면신경의 혈관 압박을 풀어주는 미세혈관 감압술이 필요하다. 고학철 교수는 "미세혈관 감압술은 1970년대부터 안면경련 치료의 절대 표준으로 정립될 정도로 확실한 치료방법"이라고 말했다. 수술 방법은 귀 뒷부분에 약 7cm 피부를 절개한 후 수술 현미경, 내시경을 이용해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확인하고 분리한 후 솜(Teflon)을 안면신경 뿌리 부위와 혈관 사이에 껴 넣어 다시 혈관이 안면신경을 자극하는 접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청신경, 안면신경, 소뇌 손상, 청력 저하, 안면마비,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경험이 풍부한 신경외과 의사가 수술을 집도해야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면 신경이 충분히 감압되었음에도 신경이 압박되던 위치에 따라 일시적인 안면경련 재발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고학철 교수는 “1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6명이 일시적인 안면경련 재발을 경험했다"며 "하지만 대부분 3개월 이내에 점차적으로 해결되어 경험이 풍부한 외과의에 의해 충분히 신경 감압을 받았으면 재발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약물은 일시적 증상 완화 정도

약물치료만으로 완치는 어렵다. 그러나 스트레스나 정신적 불안감 등을 감소 시켜 발작 횟수를 줄일 수 있다. 고학철 교수는 "보통 신경안정제, 혈관확장제, 항콜린 작용 약제, 국소마취제, 항경련제 등이 투여되지만 만족할만한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약간의 증상 완화 효과는 얻을 수 있으나 온몸의 기력 쇠퇴, 어지럼증,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으며 대부분 일시적 효과를 보이다 다시 증상이 나타나므로, 완치를 위해서는 미세혈관 감압술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