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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버럭' 화내도 심장병이? "진짜일까"

부산갈매기88 2020. 4. 29. 07:14

분노하는 남성 사진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심장 질환을 예방하고 싶다면 분노와 부정적 성격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단 한 번의 분노가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심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미국심장협회 저널 '순환기(Circulation)'에 실린 논문에서 52개국 1만2461건의 심근경색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심근경색 환자의 14.4%가 흉통 등 증상 1시간 전에 분노를 느낀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분노'가 고혈압, 당뇨병 등 내적 원인과 별개로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하나의 외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극심한 감정적 흥분 상태 때문에 발생하는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라는 병도 있다. 이 질환은 심장에 이상이 없던 사람이 극심한 분노 때문에 갑자기 심장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분노가 심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몸의 교감신경을 '과활성화' 상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심장 박동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진다. 또한 혈관 안쪽 내피세포 기능이 저하되고, 혈소판 응집이 증가해 혈전(피가 뭉쳐진 덩어리)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혈관 노화로 동맥경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중장년층은 분노하면 '심근경색'이 생길 위험이 커지고, 혈관이 건강한 젊은층은 '부정맥' 위험이 커진다.


한편 매사 부정적이고 대인 관계에 소극적인 사람도 심장병 위험이 높다. 예를 들어 항상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타인과 거리를 두는 등 사회적으로 억압된 사람들이 해당된다. 실제로 심근경색 환자 중 고위험군(흡연자,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는 상당수가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사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물질이 누적돼 남들보다 혈관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심장 질환을 예방하고 싶다면 분노와 부정적 성격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화가 날 때 숫자 세기 ▲생각을 글로 적기 ▲분노 유발 대상 보지 않기 ▲'화내지 말자' 문구 써놓기 등을 추천한다. 부정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성격을 고치기 어렵다면 튀김·과자 같은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 섭취를 피하고, 주 2~3회 이상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혈관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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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