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선풍기와 조명으로 '장마철 우울'을 잡는다?

부산갈매기88 2020. 6. 29. 07:17

장마철 건강 가이드


장마철 건강 예보는 '흐림'이 되기 십상이다. 장맛비로 습도가 높아지면 병균, 곰팡이가 활개를 치고 일조량, 활동량은 크게 줄면서 전신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높은 습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몸은 혈압, 맥박, 호흡량을 늘리면서 평소보다 무리하게 된다"며 "피부 질환, 감염병이 새로 생기고, 원래 질병을 앓던 사람들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세균 활개치며 피부·감염병 늘어

장마로 인해 높아진 습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 몸을 힘들게 한다.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식중독 같은 세균성 감염병이 발생한다.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승재 교수는 "습도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곰팡이와 세균 번식 속도가 2~3배 증가한다"며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음식을 잘 익혀먹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는 등 개인위생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습도가 높아 건강이 나빠지기 쉬운 장마철에는 실내 습도를 60% 이하로 낮추고, 활동량을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습은 알레르기성 질환 위험도 높인다. 곰팡이, 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동한다. 습기 가득한 공기 속에서 곰팡이가 포자를 더 많이 퍼뜨리고, 눅눅한 환경에서 진드기는 숫자를 급격히 늘린다. 이들이 코나 입을 통해 호흡기에 들어가면 천식·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피부에 쌓이면 아토피피부염, 두드러기, 무좀을 유발한다. 김승재 교수는 "평소 알레르기성 질환 증상을 잘 관리하던 환자들도 장마철이면 병원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높은 습도 환경에서 '열 발산'이 잘 안 되는 점도 문제다.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열이 잘 날아가지 않아 호흡수·맥박·혈압이 증가하게 된다. 불쾌지수도 상승하면서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지는 등 건강을 악화한다. 김병성 교수는 "노년층, 만성질환자 등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몸에 열이 쌓이면 상태가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온도와 습도가 동시에 증가하면 숨쉬기 힘들어 호흡 곤란까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습도는 정신 건강도 해친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장마처럼 장기간 습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되면 감정에 관여하는 뇌 부위 대뇌변연계가 영향을 받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장마철에 불가피한 일조량 감소도 한몫한다. 홍진표 교수는 "일조량이 감소하면 뇌 속 멜라토닌 분비량이 증가해 우울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 심신 건강 유지법 6가지

장마철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선 실내습도를 60% 이하로 낮추고 야외활동량을 늘리는 게 기본이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장마철 건강 팁'들이 있다.


①옷장·신발장 사이사이에 신문지 끼우기=옷과 신발은 각종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이때는 수분을 잘 흡수하는 '신문지'가 도움이 된다. 옷과 신발에 신문지를 구겨 넣거나, 옷장과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②선풍기 '미풍'으로 기류 원활하게 하기=공기를 잘 흐르게 만들면 기화를 통해 습도를 낮출 수 있다. 김병성 교수는 "습도가 높아도 바람이 잘 불면 열발산을 촉진해 불쾌지수를 낮출 수 있다"며 "습도 60%의 바람 부는 환경은 습도 40% 바람 안 부는 환경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환풍기, 선풍기 등을 통해 실내에서 기류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유지하자.

③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기=장마철 피부병은 '습도를 얼마나 잘 잡는지'에 달려 있다. 집에 들어오면 젖은 옷을 즉시 갈아입고, 몸도 말려야 한다. 젖은 상태를 오래 지속할수록, 곰팡이는 피부에 무좀·완선·어루러기 등을 일으킬 시간을 번다.

④햇빛 나는 시간에 야외에서 산책하기=우울감을 개선하는 긍정호르몬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으면서 외부에서 활동하는 만큼 생성된다. 김승재 교수는 "비가 그쳐 해가 잠깐이라도 뜬다면 최대한 밖에서 활동하며 일광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⑤규칙적 취침·기상으로 생체시계 유지하기=장마철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어둡기 때문에 '생체시계'가 망가지기 쉽다. 이때 나타나는 우울증, 불면증, 식욕저하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해가 뜨지 않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최대한 활발히 움직이고, 밤에는 숙면을 취하자.

⑥낮에도 조명 밝혀 우울감 멀리하기=우리 몸은 빛을 통해 낮과 밤을 감각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장마철에 실내조명을 환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홍진표 교수는 또 "비가 오더라도 창문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가급적 많은 햇빛을 쐬야 몸에 좋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2020/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