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방

해달라고만 말고 할수 있는 일을 먼저 하세요

부산갈매기88 2020. 8. 27. 09:38

 

도로시아 딕스라는 아주 병약한 여성이 있었다. 그녀가 29살이 되었을 때 의사가 당신은 폐병 때문에 앞으로 몇 년 못 살게 될 것이며 혹시 산다 해도 어렵게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시아는 건강 회복을 위해 영국으로 요양을 갔다. 그곳에 머물며 성경을 여러 번 읽는 중에 계속해서 하나님께 질문을 던졌다. “주님은 제가 제 인생을 어떻게 사용하기를 원하십니까?” 1841년 고향 메사추세츠 주로 돌아오자 그녀는 어떤 분으로부터 교도소에서 죄수들에게 성경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녀가 성경공부 반을 인도할 때 공부 도중 교도소 뒤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 때문에 공부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놀라 무슨 소리냐고 묻자 한 죄수가 대답했다. “선생님, 저들은 정신병자들입니다. 저들 입에 재갈을 물려야 합니다.”

 

이 말을 듣고 더 놀란 그녀는 간수에게 그 정신병자들을 한 번 만나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간수는 그들을 차마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렸지만 그녀의 끈질긴 요청 때문에 할 수 없이 허락해 주었다. 그런데 그들을 처음 본 도로시아는 너무 두렵고 놀랐다. 차가운 돌감방안에는 두 여인이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사슬에 묶여 있었다. 한 명은 75세가 넘은 노인으로 거의 옷을 걸치지 않은 상태였고 다른 한 명은 18세 정도 되는 젊은 여자였다. 그녀들은 추위 때문에 파랗게 떨면서 사정했다. ‘선생님,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간수에게 왜 저들이 저런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단지 정신병자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바로 집으로 가서 옷과 담요를 가지고 왔고 관리들에게는 따뜻하게 할 난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들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저들은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인간쓰레기일 뿐입니다.’란 말뿐이었다.

도로시아 딕스

 

충격을 받은 그녀는 다른 도시에 가서 정신병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조사해 보았다. 상황은 모두 비슷했다. 그리고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안 그녀는 결국 혼신의 힘을 다해 이 일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관계 자료들을 세심하게 수집하고 의회에 가서 그들의 실상에 대해 계속 알렸다. 결국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사회가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영향력이 다른 국가, 즉 캐나다, 영국까지 확대되었다. 그녀는 로마 교황청 바로 옆에 정신병자들이 수용된 지하 감옥이 있는 것을 보고 교황을 만나 개선을 요구했다. 결국 그들을 위한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드디어 전 세계 곳곳에 정신병자들을 위한 병원이 세워졌고 인간적인 치료와 대우가 보장되는 변화가 속속 일어났다. 29세 때 앞으로 몇 년 못 살 것이라는 말을 들은 한 여인이 80세가 넘게 살면서 용감하게 정신병자를 위한 사회변혁의 선봉에 서서 세상을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이 연약한 여성은 19세기 미국의 위대한 사회 개혁가가 되었던 것은 ‘주님, 제 인생을 어떻게 사용하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은 데서 출발한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엇을 달라고만 할 뿐 하나님께 “내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지” 진지하게 묻지않습니다. 주님께 ‘묻느냐, 묻지 않느냐’ 단순하게 보이는 이 선택은 우리 인생에 지대한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가진 것이 부족해서 못사는 것이 아니라 주신 것을 가지고 일하지 않기 때문에 못 사는 것입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 곧 아직 생명이 있음을 인지하고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다음에 해야지, 누군가가 하겠지 미루지 말고 변화를 위한 첫 발걸음을 떼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질 것이 두려워 걷기를 포기한다면 영원히 걸을 수 없습니다.

 

한겨레신문 2020/8/26  문병하 목사(양주덕정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