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비즈니스

최고의 '위기관리 CEO'제프 킨들러 美 화이자 회장

부산갈매기88 2010. 5. 27. 08:38

*경청을 통해 위기를 관리하는 최고의 '위기관리 CEO'제프 킨들러 美 화이자 회장

 

"경영조직은 잘게 쪼갤수록 위기에 강해진다"

 

"그는 내가 본 그 누구보다 '현실적인(down-to-earth)' 리더다. 그는 냉정한 상황 파악을 위해 항상 듣고, 또 듣는다" (제임스 캔탈루포, 맥도날드 전 회장)

 

그의 전직 보스들은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2006년 7월 28일, 세계 최대 제약회사 화이자(Pfizer)를 이끌게 된 제프 킨들러(Kindler) 회장. 그의 뒤엔 '리스크(risk) 관리 리더', '경청(傾聽)형 리더'와 같은 수식어들이 늘 따라 다닌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GE 부사장과 맥도날드 계열사의 CEO를 거치며 특유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특히 잭 웰치(Welch) 전 회장은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2분에 한 번꼴로 그의 방문을 두드릴 정도로 그를 신임했다.

 

1994년, GE가 다이아몬드 가공업체 드비어스(De Beers)와 담합, 세계시장에서 공업용 다이아몬드 가격을 조작했다는 내용의 소송이 제기됐다.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은 그는 검찰 측에서 제시한 증거와 증언에 조목조목 반박했고, 6주 뒤 판사는 검찰 측 주장을 기각했다. GE로선 엄청난 승리였고, 그는 41세의 나이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또 청소년 저임금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맥도날드로 자리를 옮긴 후엔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법률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이미지 업그레이드 전략을 지휘했다.

 

2007년 한 해 48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세계 최대 제약기업 화이자가, 제약 업계 경험이라곤 4년 동안 화이자에서 선임 부사장과 총괄 고문으로 활동한 게 전부인 그를 수장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년간 화이자제약을 이끌어온 온 행크 매킨넬(McKinnell)을 이을 차기 회장으로 그의 이름을 발표했을 때 업계는 깜짝 놀랐다. 그는 유력한 회장 후보였던 30년 토박이 임원들을 밀어내고 자리에 올랐다. 과학자, 연구원, 마케팅 책임자가 아닌 법률가 출신 회장은 처음이었다. 주주들이 150년 화이자 제약 역사에 '변화'를 선포한 것이다.

 

◆위기에 소리 없이 강하다

그가 회장 자리에 오를 2006년 당시 화이자는 내리막 길에 서 있었다. 전 회장인 매킨넬이 퇴직금으로만 8300만 달러를 챙길 것이란 사실에 주주들은 분노했고, 주가도 4년 전에 비해 40% 떨어진 상태였다. 회사 밖에선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과 토종 제약사들 간에 복제약(generic medicine) 특허 침해 소송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한편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제품 특허가 만료되면서 '저가(低價) 약(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인도에 뿌리를 둔 신흥 제약 기업들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었다.

 

화이자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 리더가 절실하던 때였다. 스탠리 이킨베리(Ikenberry) 일리노이주립대 전 총장이자 현 화이자 이사회 대표는 그를 회장으로 선임한 이유로 "킨들러는 위기의 순간 재빠르게 의사 결정 시간을 줄이고 조용히 사람들의 실행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비전을 갖춘 리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왼쪽 주머니속 '동전 10개'의 마법

그는 최근 금융 위기를 어떤 리더십으로 돌파하고 있을까. 킨들러 회장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항상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놓아야 합니다. 어려울 때든 좋을 때든 소비자들의 목소리만큼 확실한 지표가 없어요. 리더는 어려운 때일수록 최대한 소비자들과 가깝게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야 합니다. 여기에 해답이 있어요."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회사 외부 접점에 서 있는 내부 구성원들, 다시 말하면 '바운더리 스패너(boundary spanner)'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리더에게 고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 새로운 트렌드를 전하는 '현장의 전사(戰士)'들이다.

 

그는 틈만 나면 듣는다고 했다. 그는 매일 10개의 1센트 동전을 왼쪽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다. 한 명의 직원과 대화하고 그의 고민이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었다는 생각이 들면, 왼쪽 주머니에 있던 동전 하나를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다. 매일 하루를 보낸 후 왼쪽에 있는 10개의 동전이 모두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가면, 스스로 자신에게 '100점'이라는 점수를 준다고 했다. 그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매일 나에게 이런 숙제를 내는 이유는 CEO로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직원들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썼다. 위기를 돌파하는 것도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것도 모두 사람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나의 역할은 오로지 적합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에 '잡아 놓는(holding)'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항상 ‘하나님이 인간에게 두 개의 귀와 하나의 입을 준 이유가 반드시 있다는 말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말하는 2배 이상을 들어야 합니다. 솔직히 바쁘게 돌아가는 일터에서는 와글와글 떠드느라 듣는 게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조언자들이 어떤 말을 하는지 듣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화이자에서는 내부 구성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큰 신경을 씁니다. 이때의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양방향이어야만 합니다.”

 

 

<위클리비즈>와 이지훈의 <혼창통>에서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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