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갈매기와 원앙새>

부산갈매기88 2010. 8. 4. 09:03


금슬이 좋다하여 결혼선물로 사용되는 원앙 - 사실은 그렇지 않다. 원앙 등 오리류는 수컷이 워낙 바람기가 심하여, 자신의 짝을 대동하고 나란히 헤엄을 쳐 가다가도 주위에 임자 없는(?) 암컷이 보이면 자신의 짝이 보는 앞에서조차 다른 암컷을 차지하려고 하는 것이 오리류이다.

일본에서는 결혼의 좋은 선물로 "비너스의 꽃바구니"라는 것을 선물하는데, 마치 꽃바구니의 일부처럼 예쁜 격자모양을 한 하얀색 석회물질이다. 이는 바다에 살고 있는데, 격자 틈사이로 새우가 들어가서 산다. 새우는 그 틈새로 들어가 외부로부터 보호도 받고, 흘러들어온 미생물을 먹으며 안주하며 살다가 몸이 자라면 틈에서 나오지 못하고 갇혀버린다. 마치 결혼하면 벗어날 수 없는 여자의 일생을 비유하는 듯 하다.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이 원앙을 선물하였던 저의(?)는 무엇일까.

금슬이 좋기로는 갈매기를 들 수 있다. 갈매기는 한쌍이 맺어지면 죽을 때까지 함께 하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 번식기에 짝짓기를 하면 새끼를 낳아 기르고, 때가 되어 철새로서 여행을 가서는 번식과 관계없는 시기의 생활이므로 따로따로 자유롭게 지내다가 번식기가 되어 일년 전의 장소로 돌아오면 끼룩~ 끼룩~ 대면서 자기 짝을 찾아 다시 함께 지낸다.

철새여행 중에 사고가 생겨 자기 짝을 찾지 못할 경우에는 번식기 종료직전까지 기다리다가 하는 수 없이 다른 상대를 만나 새끼를 낳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자세히 연구를 해보니 갈매기의 이혼률이 30%정도 된다는 것이다. 이혼사유는 번식기에 새끼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새끼를 잘 기르지 못하는 등 성격이 맞지 않을 경우이고, 이런 경우에도 일단 낳은 새끼를 기를 때까지는 함께 지내고, 다음번 번식기에는 갈라서서 다른 상대를 만나는, 일종의 `황혼이혼`의 형태를 띤다.

갈매기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과정에서 거의 정확히 암수가 절반씩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한마리가 둥지를 지키고 앉아 있으면 다른 한마리가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 오는 것이다. 사실 물고기를 잡아오는 것은 위험한 일이므로, 가능하면 둥지에 더 머물러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서로 좀더 둥지를 지키려고 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때 교대를 하는 과정은 매우 시끄러운데, `이젠 내가 둥지를 지키고 앉아 있을 차례니까 빨리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오라`는 대화인 것이다. 이런 공평한 역할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해에는 이혼을 하는 것이다.

‘코뿔새’가 있다. 이 새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나무구멍에 암컷과 알을 넣고는 입구를 진흙으로 봉하고 겨우 부리를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틈만 남겨놓고, 수컷은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가 이 구멍으로 넣어준다. 이러한 수컷의 봉사는 새끼가 다 자랄 때까지 계속된다. 반면 ‘티티원숭이’는 새끼를 기르는 과정에서 암컷보다 수컷의 역할이 훨씬 더 크다. 우리의 혼인제도는 과연 어느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인지.....

그동안의 형태가 코뿔새와 유사한 성격이었다면, 기본적으로는 갈매기형태를 띨 가능성이 많고, 티티원숭이와 유사한 형태도 많이 나타나고 자연스러워지는 방향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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