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가지산-백운산-얼음골 산행(3)

부산갈매기88 2010. 11. 9. 07:50

백운산(885m)을  가보지 않고서 영남 알프스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아니, 높다고 다 영남 알프스에 넣는 것은 부당하다.

 

그런데, 그 가지산 앞자락의 치마폭에 휘감기어 비경의 백운산이 허연  속살을 드러내 놓고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으니. 그 암벽 몸둥아리 위로 암벽 등반가들이 속살을 간지르고 있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그들을 쳐다보면 150여 미터나 될성 싶은 허엏게 펼쳐지는 절벽을 내려다보니 '아, 이대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감마저 든다. 그 암벽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소나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어쩌면 광야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들의 몸부림이 아니던가?

이 세상의 인생 나그네로 어차피 흙으로 돌아가는 순간에 다 내려놓고 갈 것을 잊고 다 쥐고 갈 것처럼 악바리처럼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먹을 수 있는 것은 하루 세끼의 입에 들어가는 것만 해결하면 될 것을.

 

그러나 우리는 자신의 힘에 부쳐 가면서 좀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힘을 쓰고 있다. 그런 욕심의 덩어리가 여기 바위에 앉아 있노라니 다 비어지는 것 같다. 그 소나무가 버티어 온 세월을 이해하게 될 것 같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고 배워가야 함을. 왜 사람들은 조금만 힘겨우면 하나님이 주신 목숨을 아무렇게 던지고 가버릴까?

 

그 암벽이 자아내는 비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일행은 벌써 하산길에 빨리 내려 오라고 재촉을 한다.

그러나 나는 그 자리에 가능하면 오래 머물고 싶었다. 그 비경을 눈에 오래도록 담아두고 싶었다. 내 디지털 카메라가 신통찮아서 그 멋진 장면을 다 담아낼 수가 없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런데, 아뿔싸! 삼양리와 호박소 이정표가 나타난 지점에서 일행은 삼양마을쪽으로 내려가고 나는 호박소가 있는 제일 농원쪽으로 내려왔으니. 휴대폰은 이미 꺼진지 오래고. 깍아지르는 비탈길을 내려와 호박소 방향의 도로에 내려섰다. 두리번 거리다 다른 일행이 호박소 부근에 있는 백련사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고 따라갔다.

 

거기서 얼음골까지 1km 정도 되는 포장도로를 따라 얼음골 버스 정류장까지 갔다. 인근 매점에 들어가 주인 아줌마에게 일행과 헤어지기 되었다고 휴대폰 충전기를 좀 달라고 했다. 아줌마는 충전기 뿐만 아니라 커피도 그냥 마시란다. 그 마음씨가 너무나 자신의 장사를 하면서도 세상 것에 떄묻지 않은 여인이었다. 그 비경 속에 사니 심성마저 천사처럼 바뀐단 말인가. 충전비와 차값으로 천 원짜리 두장을 두고 나오니, 아줌마는 가져가라고 한다. 그래도 신세를 진 마음에 부담이 담아서 남겨 두고 나왔다.

 

충전을 하면서 일행과 통화를 한 후 콜 택시를 부르니 15분 후에 택시가 도착했다. 호박소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행을 태우고 석남사까지 와서 울산 시내 버스를 타고 언양으로 나와서 언양 불고기로 저녁을 먹은 후 저녁 8시 반의 부산 노포동행에 몸을 실었다.

 

멋진 곳을 다녀 온 탓으로 계속 백운산 비경은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백운산 하산길>

 

         <용수골(호박소 계곡) 방향의 범바위>

 

 

         <백운산 능선에 내려다 본 제일농원>

         <뒤로 보이는 산이 재약산: 케이블 설치공사가 분주함>

 

 

 

 

         <철제 계단>

 

 

 

             <암벽을 타는 산사나이들>

         <철제 계단>

 

 

          <가지산 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