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민삿갓의 팔도기행] 통영-'동양의 나폴리'를 빛내는 보석 같은 섬들을 가

부산갈매기88 2010. 11. 24. 10:40
연화도

쪽빛 바다를 헤엄치는 한 마리 청룡

통영항에서 뱃길로 24km 떨어진 연화도(蓮花島)는 바다로 헤엄쳐나가는 힘찬 용틀임과 부드러운 연꽃 향을 맡을 수 있는 섬이다. 연화도는 통영의 43개 유인도 중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식수 사정이 그만큼 좋다는 증거다.

▲ 왼쪽) 연화봉 보덕암에서 바라본 네바위 풍광. 연화도 으뜸 절경이다. 오른쪽) 보덕암 해수관음상 일출.
연화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곧바로 연화봉(212m) 산행에 나선다. 여객선터미널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횟집단지를 지나 방파제 끝부분으로 돌아가면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염소 노니는 부드러운 산길을 40~50분쯤 걸으면 널따란 연화봉 정상에 닿는다. 널찍한 정상엔 아미타대불이 한려수도 쪽빛 바다를 지켜보고 있다.

정상은 연화도의 아름다움이 가장 빛나는 ‘네바위’와 ‘동머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최적의 자리다. 옅은 안개 사이로 보이는 뾰족뾰족 솟은 네 개의 바위섬들은 마치 망망대해를 헤엄쳐 나가는 용의 날카로운 발톱을 연상시킨다. 보덕암 자리와 함께 최고의 전망대라 할 수 있다.

풍수에선 연화도를 용의 형국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때 네바위는 몸을 뒤틀며 헤엄치는 용의 오른쪽 앞발이 된다. 네바위엔 아슬아슬한 벼랑 바위틈에서 자라는 ‘외돌괴 천년송’,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형상의 ‘거북바위’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연화봉 남쪽 가파른 사면엔 보덕암이 자리 잡고 있다. 바위틈에서 솟는 시원한 감로수 한 모금 들이키고 바다로 향한 나지막한 담장에 기대면 네바위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석탑으로 다시 올라와 동머리 방향으로 전진한다. 20분쯤 가면 온갖 형상을 빚어낸 만물상의 절경이 반긴다. 만물상부터는 조금 위험한 암릉이다. 위험한 곳엔 밧줄이 설치돼 있다. 이렇게 바위를 넘어 10~20분쯤 가면 동머리 바위가 눈앞에 나타난다. 동두마을로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망부석이 보인다. 산길은 여기서 끝이다.

여기서 도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연화사가 보인다. ‘연꽃의 형국’인 섬의 한가운데 자리한 연화사(蓮華寺)는 쌍계사 조실인 고산스님이 1998년에 창건한 관음도량. 향내음 그윽한 화심(花心)은 500여 년 전 연산군의 억불정책으로 피해 온 연화도사, 그리고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한 영웅인 사명대사가 수행하던 토굴 자리라 한다.

여객선터미널~연화봉~보덕암~5층석탑~대바위~망부석~돼지목~합목~연화사~여객선터미널 회귀 코스가 총 3시간쯤 걸린다. 연화봉과 보덕암만 들르는 코스는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만약 일행 중 노약자가 있거나 다음 여행지인 욕지도에서 시간을 더 벌려면 연화봉과 보덕암만 들러도 괜찮다.

배편>> 통영항→연화도=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매일 5회(06:50, 09:30, 11:00, 13:00, 15:00) 운항. 운임(편도) 일반 8,300원, 승용차 2만1,000원, 1시간 소요.

숙식>> 연화도 부둣가에 연화도리조트(055-641-7890), 우리민박(055-642-6717), 용머리민박식당(055-643-6915) 등의 숙박시설과 부둣가에 자연산 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여럿 있다. 생필품 등을 살 수 있는 가게도 있다. 또 동두마을에 번지있는민박(055-643-6945), 동머리펜션(055-648-6944) 등이 있다.

욕지도

전망이 매우 빼어난 천황봉 전망대

통영항에서 뱃길로 32km 정도 떨어진 욕지도는 연화도·상노대도·하노대도·두미도·초도 등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흩어진 39개의 섬을 아우르는 연화열도(蓮花列島)의 맏형이다. 면적 14.5㎢에 해안선의 길이는 31km에 이른다.

▲ 위) 욕지도의 최고봉인 천황봉 전망대 조망. 오른쪽 해안에 올림픽 오륜기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최초로 조성한 참다랑어 가두리 양식장이다. 아래) 삼여도 전망대. 관광객들 오른쪽 갯바위가 삼여도다.
욕지도 여행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하나는 섬을 일주하는 드라이브다. 만약 차를 갖고 들어왔다면 드라이브는 필수. 일주 드라이브는 욕지항 선착장에서 보통 시계 방향으로 돌아간다. 달리기만 한다면 한 바퀴 도는 데 40분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해안 구경을 하다보면 보통 2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욕지도 선착장에서 왼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달리면 첫 번째 고개에 이른다. 욕지도 남쪽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다. 전망대에 서면 파돗소리 들리는 해안 절벽과 그리고 갯바위가 절경을 이룬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삼여 전망대. 삼여는 해안 절벽과 붙어 있는 있는 세 개의 갯바위를 말한다. 용왕의 세 딸이 900년 묵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사모하자 용왕이 노하여 바위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한다. 욕지도 풍경을 대표하는 절경이다.

삼여 전망대를 지나면 바다모퉁이 왼쪽으로 새에덴동산 가는 길이 보인다. 새에덴동산은 암에 걸린 딸을 위해 욕지도에 들어와 혼자 손으로 흙을 반죽해서 지었다는 집.

욕지도를 유명하게 만든 명소다.

이어 ‘고래머리길’을 따르며 덕동해수욕장을 지나면 바다 한중간에 가두리양식장이 보인다.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치한 참다랑어 가두리양식장이다. 참치의 특성을 살려 지름 25m, 깊이 20m에 이르는 원형 가두리인데, 그 생김새가 마치 올림픽 오륜기를 바다에 펼친 듯 이색적이다.

이어 정겨운 이름의 대구지길~솔구지길~푸른작살길을 따르면서 해안 구경을 마무리하면 된다. 여객선터미널 가까운 동항마을엔 모밀잣밤나무(천연기념물 제343호) 군락지가 있다. 10~20m 가까이 되는 나무 100여 그루가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짙은 숲을 이뤘는데, 그 사이로 호젓한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이렇게 욕지도를 다니다보면 고구마밭과 고구마를 파는 주민들이 보인다. 고구마는 욕지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욕지도의 건조하고 염분이 많은 황토밭에서 여름 동안 뜨거운 햇살과 해풍을 견디며 토실토실 알이 찬 고구마는 달고 맛있기로 정평 나있다. 가격은 5kg짜리 한 박스가 2만원, 10kg짜리는 3만5,000원 내외.

욕지도엔 최고봉인 천황봉(392m)을 비롯해 약과봉(315m), 대기봉(355m), 망대봉(205m), 일출봉(190m) 등의 산이 있다. 각각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면 정상을 다녀올 수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천황봉이다. 전망도 좋으니 욕지도에 왔다면 꼭 올라보자.

천황봉은 중턱에 있는 태고암까지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태고암 입구에 승용차 5~1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여기서 적당한 경사의 산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주릉에 올라서게 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우뚝 솟은 천황봉이 손짓한다. 여기서 전망대까지는 10분쯤 걸린다.

정상엔 군 시설물이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그 옆에 전망대는 개방해 놓았기 때문에 조망이 가능하다. 전망대 바위엔 1689년 65대 이세선 삼도수군통제사가 직접 올라 형세를 살핀 일을 기념해 새긴 암각문이 있다.

배편>> 통영항→욕지도=통영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매일 5회(06:50, 09:30, 11:00, 13:00, 15:00) 운항. 운임(편도) 일반 9,700원, 승용차 2만6,000원, 1시간15분 소요.

연화도→욕지도=연화도선착장에서 매일 5회(07:50, 10:30, 12:00, 14:00, 16:00) 운항. 요금 3,000원, 승용차 6,300원. 연화도매표소 전화 055-641-6184
욕지·연화도→통영항=욕지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매일 5회(08:10, 11:15, 13:00, 15:00, 16:30) 운항. 통영 055-641-6181, 055-648-2927, 연화도 055-641-6184, 욕지도 055-641-6183 욕지해운 홈페이지 www.yokjishipping.co.kr
통영(삼덕항)→욕지도=통영시 산양읍 삼덕항에서 매일 4회(06:45, 10:00, 13:00, 15:30) 운항. 일반 7,600원, 중·고생 6,000원, 21세 미만 3,800원. 승용차 2만2,000원, 45분 소요.

욕지도→통영(삼덕항)=매일 4회(08:00, 11:30, 14:15, 16:45) 운항. 통영 055-643-8973, 욕지도 055-641-3734 영동해운 홈페이지 www.yokji.or.kr

숙박>> 욕지도엔 민박과 펜션 등 숙박업소가 많다. 선착장 주변에 인정여관(055-641-3516), 욕지여관(055-642-1120), 서쪽 서산리 도동마을에 섬마을민박(055-641-4253), 바다산장펜션(055-642-4715), 북쪽의 흰작살해수욕장에 흰작살펜션(017-569-6198) 등의 숙소가 있다. 욕지도펜션넷 홈페이지(www.yjpension.net)에 숙소가 잘 나와 있다.

식당>> 욕지도 선착장 주변에 수십 군데가 몰려 있다. 횟집서부터 해물칼국수, 중국집까지 다양하다. 갈매기횟집식당(055-641-0466), 송정식당(055-642-3340), 대화회식당(055-641-3116), 덕이식당(055-642-5028), 객선머리식당(055-642-5175), 창신식당(055-642-5234) 등이 있다. 욕지도 수협 근처에 있는 한양식당(055-642-5146)은 해물짬뽕으로 유명하다. 1인분 5,000원.

       <월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