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마음의 눈으로 보는 세상

부산갈매기88 2010. 12. 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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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 Target(타겟)이라는 사람이 발표한 단편소설 ‘창’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어떤 작은 병실에 두 사람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한 사람은 폐암말기 환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허리 디스크로 입원을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창가에 누워있는 폐암말기 환자는 늘 기쁨이 넘치고 항상 즐거운 마음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허리 디스크로 입원한 환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폐암말기 환자가 그리도 기뻐하는지를 의아해했다.

 

그는 그 폐암말기 환자가 창밖을 보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곤, 도대체 창 밖에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폐암말기 환자가 눈을 지그시 감고는 창밖의 풍경을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호수 위에는 보트와 백조가 한가롭게 떠있고, 호숫가에는 산책을 하는 여인들과 잔디밭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인다.”고 했다.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정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허리 디스크 환자는 입을 딱 벌리고 속으로 분노했다. 누구는 창가에 있도록 특별히 배려를 해주고, 자기는 창밖을 내다볼 수 없는 병실 구석에 처박아 놓았다고 투덜거렸다. 환자를 심하게 차별하는 병원이라고 속으로 욕을 했다. 그리고 허리 디스크 환자는 폐암말기 환자가 얼른 죽어서 그 병실을 나가야 그 명당자리가 자기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다. 그 폐암 환자는 심하게 기침을 하면서 몹시 괴로워했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비상벨을 눌러서 담당 의사를 불러줄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가 얼른 죽어야 그 좋은 창가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였다. 결국, 그 폐암말기 환자는 죽어서 실려 나갔고, 허리디스크 환자는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허리디스크 환자는 너무도 기뻐서 있는 힘을 다하여 간신히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다가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아름다운 호수는커녕 회색빛 콘크리트 벽뿐이었던 것이다. 그때서야 허리 디스크 환자는 폐암말기 환자가 눈에 보이는 것을 본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무런 경치도 시원한 느낌도 전혀 없는 딱딱하고 차가운 회색빛 콘크리트 벽을 바라보면서 그 폐암말기 환자는 마음의 눈으로 눈부시게 평화롭고 아름다운 호수를 상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회색빛 콘크리트처럼 차갑고 힘들며 고통스러운 벽 앞에 서 있어도 믿음의 눈으로 보이지 않는 영생의 나라인 천국을 소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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