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고둥 독: 모르핀보다 탁월한 진통제

부산갈매기88 2009. 4. 29. 08:02

고둥의 독은 같은 조개독이라도 이매패의 독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매패의 독은 조개 자체 내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플랑크톤 때문에 만들어지지만 고둥은 스스로 독을 만든다.

 

고둥의 껍데기는 그 형태와 문양이 독특하고 아름다워서 전 세계적으로 고둥의 껍데기만 모으는 수집가가 있을 정도다. 어떤 것은 투기 대상이 되어서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수중 다이버들 사이에서 고둥은 아름답지만 매우 위험한 생물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고둥 독은 조개독 중에서도 최강의 독성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고둥에는 긴 작살과 같은 치설이(입 속에 있는 줄 모양의 혀)라는 기관이 있다. 육식동물인 고둥은 자고 있는 물고기를 치설로 찔러서 독을 주입한 후 마비시켜 그대로 삼킨다.

 

고둥의 독은 여러 가지 독으로 이루어진 코노톡신이라는 신경 독의 일종이다. 이 독은 신경세포의 이론 통로를 차단하기 때문에 감각을 마비시키거나 경련을 일으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최근 고둥의 독인 코노톡신이 지코노타이드라는 이름의 진통제로 의약품 허가를 받았다. 코노톡신은 통증을 느끼는 통각신경을 마비시켜 모르핀보다 탁월한 진통효과를 얻을 수 있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코노톡신은 모르핀보다 진통 효과가 1만 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져, 이미 미국에서는 진행성 암이나 헤르페스(집합성의 작은 수포를 특징으로 하는 급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통증을 누그러뜨리는 데 코노톡신을 이용하고 있다.

 

코노톡신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약으로도 다스릴 수 없었던 환상지증후군(수술이나 사로고 갑자기 손발이 절단되었을 경우, 없어진 손발이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일)이나 신경성 통증에 효과적이며, 중독성이 없어 내성이 잘 생기지 안는다는 것이다.

 

고둥의 아종은 500종이 넘으며, 한 종이 약 200가지의 독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앞으로도 고둥 독의 의학적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듯하다.

 

 

다나까 마찌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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