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돌돔 알고가 먹읍시다

부산갈매기88 2009. 4. 30. 09:54

돌돔은 맛있기로 소문난 고급생선이다. 초밥을 만들거나 구이를 하거나 조림을 해도 그 맛이 일품이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생선이다.

 

그런데, 1999년 일본 지바의 한 음식점에서 돌돔 구이를 먹었던 손님들이 설사와 구토, 마비와 발진과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이와 같은 중독 증상은 돌돔에 들어 있던 시가테라(ciguatera) 독소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식중독을 일으킨 손님들은 돌돔 중독을 예상치 못한 것은 음식점 잘못이라고 재판을 청구했고, 음식점의 책임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예전부터 열대 및 아열대 지방의 산호초에 서식하는 물고기 중에는 ‘시가테라’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을 갖고 있는 물고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일본 지바에서 잡은 생선에서 이 독이 발견된 경우는 아주 드물다. 식중독 사건 이후 돌돔을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대폭적으로 줄었다.

 

전 세계에서 시가테라 중독을 일으키는 생선을 300종 이상이며, 주로 꼬치고기, 장미퉁돔, 큰입우럭, 곰치, 줄전갱이 등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연간 수만 명이 시가테라 중독에 걸린다.

 

원래 시카테라는 카리브 해에 서식하는 시가라 부르는 권패(卷貝: 고둥류) 때문에 발생하는 식중독을 일컫었지만, 나중에는 열대 및 아열대 해역의 산호초에 서식하는 물고기 때문에 발생하는 식중독 전체를 일컫게 되었다.

 

시가테라를 일으키는 독소에는 시가톡신이나 마이토톡신이 있다. 이들 독소는 복어 독인 테트로도톡신과 마찬가지로 물고기 스스로 생성하는 독이 아니라, 원래는 와편모조라는 플랑크톤이 만드는 독소다. 이것이 먹이 사슬에 의해 돌돔이나 장미퉁돔 등의 몸속에 축적되어 물고기의 독화(毒化)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시가테라 독소를 가진 생선을 먹으면 설사와 복통 외에 마비, 어지럼증과 같은 신경 증상이 나타나며, 특이한 것은 물에 닿았을 때 마치 드라이아이스에 닿은 듯한 냉온 감각의 이상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시가테라 독소는 가열, 냉동, 염장, 초절이나 위산에 의해서도 분해되지 않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생선에 함유된 시가테라 독소의 양은 각가 다른 데다 기본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은 양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독으로 사망한 예는 없다.

 

복어 독의 테트로도톡신과 반대로, 시가톡신은 나트륨 통로를 열어 독성을 발휘한다. 독성 또한 테트로도톡신보다 강력하다. 마이토톡신은 시간톡신보다 훨씬 강한 독성을 갖고 있으며, 현재 알려진 해양생물 독 중에서 최강의 독을 자랑한다.

 

마이톡신은 세포내의 칼슘이온 농도를 높여 평활근, 골격근, 심근을 수축시킨다. 이 물질은 천연 유기화합물 중에서 최대의 분자량을 갖고 있어 생화학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나까 마찌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