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나타낼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

부산갈매기88 2009. 4. 30. 10:35

마을 광장으로 나온 사람들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모여들었다. 광장 한 가운데에는 단두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단두대 앞에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소녀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처형당할 운명이었다. 드디어 소녀가 단두대에 목을 넣었다. 소녀의 억울한 죽음을 아는 마을 사람들은 슬픔을 이기지 못해 여기저기서 흐느꼈다.

 

단두대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소녀의 짧은 비명이 광장을 메아리쳤다. 사람들은 차마 단두대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였다. 그 사람들 속에 소녀의 어머니도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서 억울하게 처형을 당하는 딸의 모습을 지켜 본 어머니의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때 마을 사람들과 함께 광장에 있던 화가가 소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의 비통한 표정을 화폭에 담고 있었다. 어찌나 생생하던지 그 그림을 본 사람들은 더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그림에는 슬픔에 휩싸인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의 그림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 중 유독 한 사람의 얼굴만 가려져 있었다.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화가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누굽니까? 그리고 왜 얼굴이 가려져 있습니까?”

 

그러자 화가가 침통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러분의 슬픔은 내일이면 잊을 수가 있는 것이기에 그릴 수 있었지만, 소녀의 어머니 얼굴은 영혼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슬픔 그 자체였기에 감히 그릴 수가 없었습니다.

 

 

한상현 <참 행복한 세상>에서

 

 

*이제 어버이날이 다가옵니다. 어머니의 사랑에 감사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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