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자랑스러운 제자

부산갈매기88 2011. 2. 4. 11:11

▣ 자랑스러운 제자

어떤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한 어린이가 앞에 나와 무엇인가 열심히 발표하고 있었다. 그 아이 뒤의 칠판에는 ‘뿌리’라는 글씨가 크게 적혀 있었다.


“ 우리는 충청북도 청주가 고향이래요. 또 저는 전주 이씨 47대손이구요! 그리고 우리 증조 할아버지는 조선 시대 때 예조 판서를 지내셨던 분이셨대요. 저희 할아버지는 지금도 청주에서 교장 선생님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큰 무역회사 과장님이세요. 나는 훌륭한 우리 집안이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밤 아버지에게 들은 집안에 대해 자랑스럽게 발표를 끝낸 그 어린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른 어린이들이 차례대로 한 명씩 나와 자기 조상들에 대해, 그리고 자기 가족들에 대해 준비해 온 내용을 열심히 발표하였다.

 

그런데 그것을 한참 지켜보던 선생님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한 어린이가 발표를 막 끝내고 들어가고, 이어 나오는 어린이를 본 순간 선생님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조용히 걸어 나오는 그 어린이는 고아원에 사는, 부모가 없는 아이였던 것이다. 선생님은 그 아이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말았다는 자책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그 아이는 선생님의 당황스러워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나왔다. 그리고는 조금도 주저함 없이 단상 앞에 당당히 섰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아이는 놀랍게도 이렇게 얘기를 시작해 나가는 것이었다.

“우리 아버지는 하나님이에요. 우리 아버지는 많은 자녀를 가지고 계시답니다. 그래서 나에게도 아주 많은 형제들이 있어요.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이 세상의 주인이세요. 사랑도 아주 많구요… .”


똑똑하고 자랑스럽게 발표해 나가는 그 아이를 보는 선생님의 두 눈에는 어느새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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