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키조개

부산갈매기88 2011. 6. 7.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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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물 테마여행] <12> 키조개
시골에서 자란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이라면 어렸을 때 오줌을 싸서 키(箕)를 둘러쓰고 남의 집에 소금을 얻으러 갔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키조개는 곡식에서 돌이나 쭉정이 같은 것을 골라내는 도구인 키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키조개는 연근해의 수심 20~50m의 사니질(沙泥質·모래와 진흙이 섞인 토질)에
서식하고 있다. 전남 장흥군 득량만과 충남 보령시 연안 등이 주산지다.

키조개는 길이 20~30㎝ 정도의 대형 패류로 키조개의 패각근(貝殼筋·두 짝의 껍데기를 닫게 하는 힘살)은 조개관자(貫子), 패주(貝柱), 육주(肉柱) 등의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우리말 '패주'의 일본말인 '가이바시라'라고 하면 알아듣는 사람이 더 많다.

키조개는 6월 하순부터 8월 상순 사이에 산란을 하는데 이 시기의 성숙한 난소는 적갈색을 띠고 정소는 연한 황백색을 띤다. 산란기인 7~8월은 키조개 자원보호를
위하여 조업을 금지하고 있다.



달고 산뜻한 '아연 보고'

5~6월
잠수부 직접 채취



키조개는 늦은 봄인 5~6월에 잠수기 어업으로 채취한다. 일명 '머구리'로 불리는 잠수부는 개펄 속에 묻혀 끝이 보일 듯 말 듯한 키조개를 기막히게 갈고리로 '딱딱' 찍어 올린다. 해마다
서해안에 식인상어가 출현해 키조개를 캐는 잠수부들을 괴롭히는 것도 봄철에서 여름철로 넘어가는 이 무렵이다.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키조개를 '키홍합'이라 소개하고 '큰 놈은 지름이 대여섯 치 정도이고 모양이 키(箕)와 같아서 평평하고 넓으며 두껍지 않다. 돌에 붙어 있으나 곧잘 떨어져 헤엄쳐 간다. 맛이 달고 산뜻하다'고 했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키조개를 강장 식품으로 애용해 왔는데, 키조개의 이러한 효능이 수산과학원 연구에 의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키조개 패주는 아연이 1백g당 12.8㎎이나 함유돼 있는 아연의 보고(寶庫)이다.

아연은 섹스미네랄, 미각미네랄, 성장미네랄, 당뇨미네랄, 스트레스미네랄 등의 별명으로도 불리는데 특히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성장기의
어린이와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충분한 양의 아연을 섭취해야 한다. 아연이 많은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키조개 말고도 생굴이 있다. 이두석·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

 

부산일보 | 12면 | 입력시간: 2011-06-06 [1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