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맛집

발기부전은 만성질환의 신호탄!

부산갈매기88 2011. 6. 15. 09:04

의사로서 진료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몸의 이상 신호를 발견한 즉시 병원을 찾았으면 쉽게 치료될 수 있는 질환을 증상을 무시하거나 꾹 참고 견디다 병을 키워서 왔을 때이다. 치료도 힘들어지거니와 진료비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비뇨기과 질환 중 발기부전은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볍게 여기는 것은 금물이다.

지난해 필자의 병원을 찾았던 40대 중반의 A씨는 언젠가부터 부부관계 중 발기 상태를 끝까지 유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지만,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때문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 부인이 잠자리를 피하는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게 되면서 문제가 커졌다. 그제서야 필자의 병원을 찾아온 A씨는 진찰 결과 당뇨의 영향으로 발기부전 증상이 함께 온 경우였다. 실제로 A씨처럼 발기부전 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뜻밖에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꽤 많아, 발기부전을 '만성질환의 신호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은 당뇨병 환자의 50%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정상인에 비해 발병률이 2~5배 정도 높다. 당뇨는 서서히 생식기의 신경과 혈관을 망가뜨려 발기부전을 일으키는데, 실제로 당뇨환자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가 많고 증세도 더 심각하다. 또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환자도 음경동맥과 정맥에 노폐물이 끼면서 혈관이 탄력을 잃기 때문에 발기부전이 생기기 쉽다. 혈관 직경 이론으로 살펴보면 음경의 혈관 사이즈가 가장 작기 때문에 음경 혈관에 문제가 생겨 발기부전이 나타났을 때에는, 향후 관상동맥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심각한 질환이 올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즉,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발기부전이 그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마치 빙산의 일각과 같이 발기부전은 혈관질환의 전구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발기부전이 다른 만성질환의 초병역할을 하게 되는 것어며, 그렇기 때문에 발기부전은 치료가 꼭 필요한 심각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A씨는 다행히 당뇨병 초기였고, 당뇨병 치료와 병행하여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의 하나인 비아그라를 복용하도록 했다. 비아그라는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구용 발기부전치료제의 대표적인 약물로,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당뇨병, 고혈압등 동반질환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받아 다른 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가장 적합한 치료약물이다. 또한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비아그라를 복용한 후에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에 대한 환자의 약물 순응도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다.

A씨를 4~5개월간 꾸준히 치료한 결과, 당뇨 증세 호전과 함께 발기부전도 개선되었다. 만약 A씨가 발기부전 치료를 망설여증상을 방치했다면, 만성 발기부전으로의 진행뿐 아니라 당뇨병 역시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발기부전을 단순히 성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증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몸에 생긴 심각한 이상을 나타낼 수 있는 징후로 이해하고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균 수명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건강하고 아름다운 노후를 보내는 것에 대한 중요성 역시 날로 커지고있다. 노후의 건강은 젊어서의 꾸준한 관리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심코 지나친 증상이 큰 후회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몸에 이상이 생겼다면 당장 큰 불편함이 없더라도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도록 하자.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기고자=조규선 서울탑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