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식히기

소중한 부모의 은혜

부산갈매기88 2009. 5. 18. 15:27

미국의 한 대기업에서 사원을 채용하는데 이력서는 보지도 않고 면접만으로 전형을 대신하겠다고 하여 모두들 놀라게 했다.

 

유망한 대기업이라는 점을 누구나 잘 알고 있었기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무려 10만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들어 각 지사에서 개별적으로 면접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업의 새로운 경영자가 된 새 회장은 일류대학 출신들로 이루어진 인재들만 채용하는 기존의 방침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새로운 채용방식을 통해서 혁신을 이루고자 했다.

 

각 지사에서 동시에 시행된 면접은 개인당 삼십 초 정도 진행되었다. 면접에 짧게 끝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면접관의 질문은 딱 한 가지였기 때문이다. 면접관의 공통된 질문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평범하고 짧은 것이었다.

 

그 질문에 지원자의 대답은 가지각색이었다. 한 지원자는 이 기업의 회장이라고 대답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또 아직까지 존경하는 인물이 없는데, 지금부터 자신이 그 역사적 주인공이 되겠다는 재치를 보여 난데없는 박수갈채를 받는 지원자도 있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된 면접은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끝이 나고 지원자들이 제시한 대답은 전산으로 입력되어 회장에게로 보고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지금까지 학교도 한 번 가보지 않고 시골에서 농사만 짓고 살았던 시골뜨기 청년이 최종 합격자로 결정되었다.

 

모든 언론사는 이례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을 톱기사로 실었고 주인공을 찾기에 분주했다. 주인공은 시골에서 밭을 가꾸고 젖소를 기르며 혼자 살고 있는 스물세 살의 성실하고 건장한 청년이었다.

 

시골청년이야말로 합격소식을 접하고 당황하였다. 실력을 갖춘 수많은 응시생을 물리치고 자신이 뽑힐 거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언론사의 카메라의 조명이 청년에게로 집중되어 이번 면접의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서 물었다. 청년은 조금 수줍어하는 표정이었지만 거침없이 대답했다.

 

“저는 사실 고아입니다. 부모님이 누구인지 어디에 사시는지도 모른 채 지금까지 살아왔어요. 그렇지만 저한테 가장 위대하고 소중한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저를 이 세상으로 보내주신 고마우신 분들이니까요.”

 

기자들은 청년의 말에 약간 놀라서 더욱 진지하게 청년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청년은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슬픈 날보다는 기쁜 날이 더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부자는 아니지만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도 잘 압니다. 이런 모든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 준 분들이 계시다면 바로 부모님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어디에 계시는지 알지 못하고 만나보지 못했지만 한 번도 미워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부모님을 가장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졔 역사는 바로 그 두 분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니까요.”

 

누구보다 청년의 말에 깊이 감동한 사람은 그 인터뷰를 지켜보고 있던 회장이었다. 그는 조용히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청년에게 홀로 기립박수를 보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는 정말 훌륭한 청년일세, 나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지. 내가 이 나이가 되도록 알지 못한 것을 자네는 이미 깨닫고 있으니 말일세.”

 

 

한상현 <참 행복한 세상>에서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한 달이라도 아니 하루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해 봅시다.